5대 범죄 26.5% 감소할 때 사기범죄 77.4% 늘었다
건강검진·차량출고 통보 등…사칭 수법 다변화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최근 10년간 5대 범죄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사기범죄는 급증하며 수법 또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5대 범죄(살인·강도·절도·폭력·성폭력) 발생 건수는 2014년 약 57만 9850건에서 2024년 42만 5760건으로 약 26.5% 감소했다. 반면 사기범죄는 같은 기간 23만 8409건에서 42만 1421건으로 약 77.4%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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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에 구금돼 있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들은 로맨스스캠, 보이스피싱 등 국제 범죄 조직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 사은품 배송·건강검진 사칭…일상 파고드는 보이스피싱
조직 사기범죄의 핵심으로 꼽히는 보이스피싱도 수법이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 검사, 금융감독원, 경찰 등을 사칭하던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이제 카드 배송원, 법원·검찰 등기우편, 시청 공무원, 국세청 사은품 배송 등 일상적 상황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다.
경찰청 피싱범죄 수사계에 따르면 지난 9월에는 '사은품 배송' 수법이 특이 피싱 사례로 꼽혔다. 사기범들은 캐피탈 회사를 사칭해 "사은품으로 세탁기를 설치하러 왔다"고 전화를 건다. 피해자가 신청한 적이 없다고 답하면 고객센터 번호를 알려주며 2차 통화를 유도한다.
가짜 고객센터에서는 '휴대전화 보안검사'가 필요하다며 원격제어 앱 설치를 요구한다. 이후 고객센터에서는 피해자에게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며 경찰관에게 연결해 주겠다고 한다.
경찰관을 사칭한 범인은 "명의가 도용돼 통장이 개설됐고 수억 원이 인출됐다. 다수 피해자로부터 고소가 접수됐다"며 피해자를 공범으로 몰아 역시 사칭한 검사와 통화를 강요한다.
검사 역할을 맡은 사기범은 "극비수사 중이니 절대 발설하지 말라"며 경찰 지시에 무조건 따르라고 협박한다. 이후 자산 검수를 명목으로 보유 재산을 하나의 주거래 계좌로 모으게 한 뒤 '금융감독원 국가안전 계좌'라고 속인 계좌로 이체하도록 유도해 자금을 편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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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스피싱 이미지 [사진=뉴스핌DB] |
◆ '카톡 계정 빌려주면 돈 준다'…개인정보 탈취형 신종 범죄
메신저 앱을 통한 개인정보 탈취 사례도 늘고 있다. 카카오톡 계정을 대여해주면 금전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계정 정보 및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다. 피해자가 대여해준 계정은 피싱(낚시하듯 사기치는 방식)에 이용된다.
건강보험공단을 사칭하는 스미싱 사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스미싱 사기 범죄는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신종 금융사기를 말한다.
범인은 '건강검진 결과 통보' 문자를 발송한 후 첨부된 링크를 통해 악성 앱을 설치하거나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을 쓴다. 건강보험공단은 건강검진 결과를 안내하는 문자를 발송하지 않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노린 것이다.
자동차 판매점을 사칭한 사기범죄도 등장했다. 피해자 명의로 계약된 차량이 출고됐다거나 차량 할부금이 미납됐다며 허위의 캐피탈 연락처를 통해 개인정보 탈취를 시도한다. 카드 배송 피싱과 유사하게 차량 계약 사실이 없다고 하면 '고객센터로 전화해 보라'며 2차 통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항공사를 사칭해 발권 업무를 재택으로 할 수 있다고 제안한 뒤 피싱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사례, 체험단을 사칭해 물품 배송을 약속하며 피싱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사례, 메신저로 친구 요청 후 2~3일간 대화하며 전화번호·사진·주소 등을 수집하는 사례도 경찰에 보고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자들은 평소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상황으로 접근해 경계를 늦추게 한다"며 "이들의 새로운 접근방식과 보이스피싱 수법을 숙지해야 피해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이유로든 문자 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주소(URL) 링크는 함부로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며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경찰 112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hogiz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