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수요 소진·경쟁 격화에 판매 둔화
신차 라인업 확대해 시장 재공략 나서
가격 넘어 '안전·서비스' 개선이 과제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첫 한국 출시작 '아토3'가 판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안전성 논란까지 겹치며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모습이다.
이에 BYD는 중형 SUV '씨라이언7'과 소형 해치백 '돌핀' 투입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 씨라이언7은 데뷔와 동시에 호응을 얻고 있고, '1000만원대 전기차'로 알려진 돌핀은 가격 메리트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더불어 적극적인 서비스센터 확충을 통해 신뢰 회복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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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아토3. [사진=이찬우 기자] |
21일 완성차 업계 통계에 따르면 아토3는 지난달 145대 등록에 그쳤다. 1월 출시 후 4월 543대로 정점을 찍은 뒤 6월 214대, 9월 145대로 내려앉았다. 6개월(4~9월) 누적은 1899대로, 같은 기간 경쟁차종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2434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업계에선 출시 초기 대기수요가 소진된 데다 캐스퍼 일렉트릭(3900대)·코나 일렉트릭 등 유사 가격대 모델과의 경쟁이 심화된 점을 하락 요인으로 꼽는다.
안전성 논란도 부담이다. 아토3는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종합 별 4개를 받았지만, 사고 예방 안전성은 42.7%로 별 2개에 머물렀다. 긴급 조향 보조, 페달 오조작 방지, 차량·사물 간 통신(V2X) 등 일부 기능 미탑재와 차로 유지 지원 장치 기준 미충족이 지적됐다.
기존에도 '중국산'이란 이유로 부정적 프레임이 씌워져 있는데, 치명적인 안전성 논란까지 더해지며 BYD의 하락세가 가속화된 것이다.
이에 BYD는 적극적인 신차 공세로 다시 한국시장을 공략한다. 대형급 SUV 포지셔닝의 씨라이언7은 9월 국내 데뷔 한 달 만에 800대 중후반 등록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고급스러운 내·외관과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대 구매 가능성이 소비자 관심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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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의 순수 전기 중형 SUV 'BYD 씨라이언7' [사진=BYD코리아] |
이어 출시가 임박한 돌핀은 환경부 인증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 복합 354㎞(상온), 저온 282㎞, 상온 도심 최대 388㎞를 확보했다.
중국 현지 가격 9만9800위안(약 1990만원)~12만9800위안(약 2590만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도 정부·지자체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가 1000만원대 중후반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한국형 신뢰' 회복이다. 우선 ADAS(첨단운전자보조) 항목 보강을 통한 안전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차로유지보조(LKA), 조향보조, 오조작 방지, 지능형 속도 제한 등 국내 평가 항목을 충족하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옵션 재편이 요구된다. 연식변경이나 KNCAP 재평가를 통해 개선 신호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A/S 품질 강화다. BYD코리아는 현재 전시장 19곳, 서비스센터 14곳을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각각 30곳, 25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숫자 확대보다 사고·고장 리드타임, 대차 지원, 부품 가용성, OTA(무선 업데이트) 안정성 등 체감 품질 개선이 시장 신뢰의 핵심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실속형 소비자가 늘면서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라며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의 서비스가 확보된다면 BYD의 영향력은 더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