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재계약 실패 후 토론토로 넘어가 선발·불펜 맹활약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무대에 오른 토론토 선수단 가운데, KBO 출신이 있다. 바로 지난해 KIA에서 활약했던 좌완 투수 에릭 라워(등록명 라우어)다.
라우어는 지난해 시즌 중 KIA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긴급 영입돼 한국 무대에 데뷔했다. KBO리그에서는 정규시즌 7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하며 짧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압도적인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으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5이닝 9삼진 2실점으로 투혼을 펼치며 KIA의 통합 우승 여정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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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로이터=뉴스핌] 지난 9월 26일(한국시간)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라우어가 역투하고 있다. 2025.09.26 wcn05002@newspim.com |
시즌 종료 후 KIA는 외국인 재계약을 검토하면서 한때 라우어를 후보로 올려놓기도 했다. 특히 제임스 네일이 미국행을 고민하던 시기, 구단은 라우어를 2순위 영입 대상으로 고려했다. 하지만 네일이 KIA 잔류를 선택하면서 라우어와의 재계약은 무산됐다.
사실 라우어는 이미 탄탄한 빅리그 커리어를 보유한 선수다. 그는 2016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샌디에이고에 지명, 2018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밀워키 소속으로 2022년 한 시즌 동안 29경기 11승 7패, 평균자책점 3.69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로테이션을 완주했다.
하지만 어깨 부상 여파로 이듬해부터 주춤했고, 결국 2024년에는 KBO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한 시즌을 마친 뒤, 라우어는 다시 MLB 복귀를 위해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며 재도약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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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발 투수 시절 라우어. [사진 = KIA] |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4월 30일 빅리그 콜업 이후, 초반에는 주로 롱릴리프 역할로 나섰지만 점차 안정적인 피칭으로 신뢰를 얻었다. 그리고 6월 12일 세인트루이스전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정식 합류, 이후 꾸준히 좋은 피칭을 이어가며 자리를 굳혔다. 라우어는 정규시즌 28경기에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토론토의 핵심 좌완으로 자리매김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는 팀의 불펜 카드로 활약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2차전에서는 0.1이닝 3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ALDS 4차전에서 1.2이닝 무실점, 이어 시애틀과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2차전에서도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안정된 구위를 회복했다.
이제 그의 다음 무대는 월드시리즈다.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LA 다저스와의 WS 시리즈에서도 라우어는 토론토 불펜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