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5일 오전 내내 현장검증 두고 '공방'
법사위, 20분간 대법정·소법정 등 현장검증 후 국감 재개
[서울=뉴스핌] 김현구 배정원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15일 대법원 현장검증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현장검증을 강행했고,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정감사 파행을 선언하고 국회로 복귀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대법원에서 국감을 열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전체회의를 마친 뒤 "2025도4697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 과정에서 재판관 및 연구관들의 기록 열람, 검토, 시점에 대한 투명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위원장은 대법원에 지난 3월 26일부터 5월 1일 사이 대법관들의 사건 기록 접근 기록 및 방식, 전산시스템 접속 로그 전체, 전자기록 열람 이력 전체, 5월 1일 이후 전산시스템 로고 변경 및 삭제 내역 등 제출을 요구했다. 사건번호 2025도4697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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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관련 서류 제출 요구의 건' 처리에 재판 개입이라 주장하며 항의하고 있다. 2025.10.15 photo@newspim.com |
◆ 민주 "정당한 입법부 권한 행사" vs 국힘 "압수수색과 다름없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시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 법사위 간사로 내정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 국감은 압수수색과 다름없다"라며 "조희대 대법원장 망신주기이자 국회에서 이 대통령 재판 뒤집기, 무죄 만들기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도 "재판이 중지돼 있는, 엄연히 진행 중인 사건에 관여할 목적으로 지금 서류를 내라는 것 아닌가"라며 "명백하게 국감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위법적 서류 제출 요구다. 삼권분립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미 끝난 판결을 어떻게 개입하는가"라며 "많은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았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한 입법부의 권한 행사"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지난번 국감에서 대법원장을 조리돌림하고, 합성 사진으로 온갖 악마화·희화화했다"며 "선출 권력이라고 해서 헌법 권력인 사법부를 능멸할 수 없다. 사법부가 헌법과 법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도록 놔두자. 그것이 헌법 정신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2025도4697 사건은 사법부가 최종 심판자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국감을 대충하고 지나간다는 선례가 남는 순간 우리 사법부 미래는 없고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정신차려라"라고 호통쳤다.
아울러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향해 "대법원이 무너지면 앞으로 끊임없이 요구한다. 처장님 정신 똑바로 차리라"라며 "전례를 만들면 앞으로 다 내놔야 한다. 명심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현장검증을 위해 국감장을 빠져나갔고, 6층 처장실에서 천 처장과 약 1시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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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현장 국정감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0.15 photo@newspim.com |
◆ 국힘, '국감 파행' 선언 뒤 국회 복귀…국감은 재개
현장검증은 이날 오후 3시40분께 시작돼 약 20분간 진행됐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은 따로 긴급브리핑을 연 뒤 국감 파행을 선언하고 오후 4시가 약간 넘은 시간 국회로 복귀했다.
나 의원은 "불법이란 것을 이야기하고 검증 중단을 요청했음에도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검증을 감행했다. 법원 점령과 다름없다"며 "검증 목적은 이 대통령 무죄 만들기, 그리고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를 그들의 발 아래 두겠다는 사법 해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더 이상 국감에 참여하지 않음을 선언한다"며 "대법원도 압박에 못 이겨 대법정과 소법정을 열어준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대법원을 억누르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함께 함께 검증을 했어야 하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검증을 거부하고 돌아갔다"며 "(이 대통령 사건) 판결은 이미 나서 진행 중 사건이 아니다. 사건 심리 내용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지 않은지에 대한 절차, 법원 사무에 대해 검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현장 국감을 온 이유는 어떤 특정 사건 심리에 관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특정 사건이 문제가 돼 촉발하긴 했지만 실제로 대법원이 국민이 상고하는 사건 기록을 제대로 읽는지, 내 사건이 대법원에서 제대로 심리되고 판결 받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실제 대법관 (집무실이) 75평으로 엄청나다고 알려졌지만 가서 보니 부속실, 자료열람실, 재판연구관이 모두 같이 있었다. 사법부도 (현실을)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이해를 돕는 일"이라며 현장검증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법사위는 오후 4시30분께부터 국감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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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천대엽 법원행정처 처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10.15 photo@newspim.com |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