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배제·언론 독립 훼손 강력 규탄…"선전포고로 간주, 끝장 투쟁 불사"
[여수=뉴스핌] 권차열 기자 = 전남 여수MBC 순천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이하 대책위)가 여수MBC와 순천시가 체결한 투자협약을 두고 "55년 역사와 시민의 자존심을 배신한 밀실 담합의 산물"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대책위는 29일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이번 협약을 "여수시민을 철저히 배제한 기만적 밀실 거래이자 지역사회에 대한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여수MBC 순천이전은 단순한 기업 이전이 아니라 여수와 함께 쌓아온 55년의 역사와 시민의 자긍심을 짓밟는 역사적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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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지난 26일 순천시를 방문해 순천시 관계자에게 여수MBC 순천이전 반대 항의서한을 전달했다.[사진=여수시] 2025.09.29 chadol999@newspim.com |
대책위는 협약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부족을 집중 지적했다. "순천시와 여수MBC가 지역 언론인의 접근조차 원천 차단한 채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며 극비리에 협약을 강행했다"며 "이는 민주적 절차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경영난과 시설 노후화를 핑계 삼아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고, 지역 정체성을 한순간에 포기했다"며 "이는 시민 자존심을 짓밟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언론 독립성 문제를 거론하며 "순천시 소유 건물에 들어가 임대료를 내는 방송사가 순천시를 온전히 감시·비판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는 "편집권 독립을 스스로 저버리고 지역민의 알 권리를 박탈하는 자해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순천시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순천시가 여수MBC 유치를 "언론 중심 도시 도약"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이는 "여수의 상실감과 분노를 외면하고,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상생을 강조하면서 뒤로는 광역 지자체의 협력 정신을 짓밟는 표리부동한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대책위는 이번 사태를 "여수시민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끝장 투쟁을 선언했다.
주요 요구는 ▲투자협약 즉각 파기 및 원상복구 ▲여수MBC의 사죄와 잔류 방안 마련 ▲순천시의 유치 시도 중단 및 상생 가치 회복 등이다.
대책위는 성명에서 "여수MBC의 순천 이전을 막기 위해 모든 법적·행정적 대응은 물론이고 시민 불복종 운동까지 불사할 것"이라며 "여수MBC가 여수에 남아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chadol9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