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밭에서' '땅의 연가', '무등산에 올라 부르는 백두산 노래' 등 총 60편 수록
[서울=뉴스핌] 김용락 기자 = "이별이 너무 길다/슬픔이 너무 길다/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로 시작하는 '직녀에게'로 널리 알려진 문병란 시인(1935-2015)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문학정신을 기리는 추모 시선집 '직녀에게'(도서출판 작가)가 출간됐다.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가 기획한 이 시선집은 4부로 나눠 전반기·중반기·후반기 시편들을 유형별로 선정했다. 시인은 생전 26권의 시집을 남겼고, 편집진은 그 가운데 중복되지 않은 시편들을 가려내었다. 표제작이자 대표작 '직녀에게'를 비롯한 등단작 중 하나인 '가로수' 와 '죽순밭에서' '땅의 연가', '무등산에 올라 부르는 백두산 노래' 등 총 60편이 실렸다.
시위 현장과 강연장을 누비며 민주화·통일을 외쳤던 시인의 언어는 1970~80년대의 치열했던 현장을 지나 오늘의 독자들에게도 선명한 호소력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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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란 시인 10주기 추모 시선집 '직녀에게'가 출간됐다.[사진=도서출판 작가] 2025.09.25 yrk525@newspim.com |
시 선정에는 문병란 시인 가까이서 배웠거나 그의 시세계를 연구해온 김동근(전남대 명예교수), 허형만(목포대 명예교수), 나종영(전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 백수인(조선대 명예교수), 박노해, 이승철 시인 등 지역 문인·학자들이 참여했다.
백낙청 문학평론가(서울대 명예교수)는 "문 시인이 한국의 민주화와 이 땅의 문학에 끼친 공로를 우리 후진들이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고, 김준태 시인(5·18기념재단 전 이사장)은 회고글에서 "문병란 선생은 살아서는 민족시인, 하늘에 가서는 통일시인으로 함께 할 것"이라며 "그의 시는 서정시와 서사시가 한 숨결로 잘 만나 고향마을 당산나무를 휘돌아가는 강물처럼 우리들의 가슴 속을 찬란한 음색으로 흔든다"고 밝혔다.
이명한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 회장은 "문병란 시인의 민족정신을 기리는 뜻을 담아 시 선정과 편집을 진행해 대표작의 진수를 보여주는 시선집을 마련했다"며 "타계 10주년을 맞아 무엇보다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yrk5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