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근 가수 겸 뮤지컬배우 옥주현을 시작으로 가수 성시경, 송가인, 김완선, 씨엘(CL), 그리고 배우 강동원 등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소속사를 운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현재 기획사 미등록 연예인들의 공통점은 바로 '1인 기획사'라는 점이다.
◆ 옥주현·성시경·강동원·씨엘, 미등록 1인 기획사 운영
지난 10일 옥주현이 설립한 소속사 TOI엔터테인먼트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에 등록하지 않은 채 운영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옥주현은 12일 "2022년 4월 경, 1인 기획사 설립 후 대중문화예술기획업등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시 행정절차에 대한 무지로 인해 일부 절차의 누락이 발생하여 등록을 제때 완료하지 못한 불찰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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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뮤지컬배우 옥주현. [사진=뉴스핌DB] |
이어 "저의 미숙함에서 비롯된 일로,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실수를 인지한 후 곧바로 보완절차를 밟아 2025년 9월 10일,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신청을 마쳤고, 현재 등록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옥주현을 시작으로 가수 성시경, 송가인, 김완선, 씨엘, 강동원 등 1인 기획사를 운영 중인 연예인들이 기획사를 미등록한 채로 운영한 것이 밝혀져 충격이 일고 있다. 성시경은 지난 2011년 에스케이재원, 강동원은 2023년 AA그룹, 김완선은 2020년 케이더블유선플라워, 송가인은 2024년 가인달엔터테인먼트를 각각 1인 기획사 형태로 설립했다. 이중 송가인과 성시경은 소속사의 대표가 가족으로, 법인 설립은 정식으로 했으나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하진 않았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법인과 1인 초과 개인사업자로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 및 연예기획사는 사업장 소재지 관할 시, 도 또는 시, 군, 구청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해야한다. 이 제도는 2009년 연예인 전속계약 분쟁과 사망 사고를 계기로 도입돼 2014년 7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대중문화예술인의 권익 보호와 건전한 운영을 위해 마련된 게 주요한 목적이다. 더불어 대중문화예술산업법 제26조제2항에 의거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위한 대중문화예술산업개론, 대중문화예술기획업 직업 윤리와 법령, 매니지먼트 기법 및 실무사례 등의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한다. 최소 교육시간은 40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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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성시경이 1인 기획사 미등록 운영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사진=뉴스핌DB] |
길게는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기획사를 미등록하고 운영해 온 이들 모두 "몰랐다. 빠른 시일 내에 시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성시경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14년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시행과 함께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제도가 도입됐고, 이를 제떄 인지하고 이행하지 못했다. 새로운 제도 개설을 인지하고 교육 이수 등록을 못한 것, 회사의 분명한 잘못이고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만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이 소득 누락이나 탈세같은 목적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소득은 세무사를 통해 투명하게 신고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시경 소속사를 비롯해 강동원, 송가인, 씨엘 등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하면서 수사 대상이 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강동원과 씨엘은 서울용산경찰서, 송가인은 서울서초경찰서, 김완선은 용인동부경찰서로 각각 사건이 배당돼 수사가 착수됐다.
◆ 문체부, '일제 등록 계도기간' 운영…"실무 경험 없기 때문"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일부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상 등록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됨에 따라, 업계 전반의 법 준수 환경을 조성하고 건전한 산업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2025년 12월 31일까지 '일제 등록 계도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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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배우 강동원. 2025.09.02 yooksa@newspim.com |
문체부는 계도기간 이후에도 등록을 완료하지 않은 사업자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른 행정조사 및 수사 의뢰 등, 엄정한 조치를 할 방침이다. 특히 사태가 커지자 국세청도 일부 연예인 기획사의 세금 탈루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 당국은 연예인 1인 주주 법인과 관련해 법인세 신고전 주요 탈루 유형을 안내하고, 편법적인 탈세 행위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등을 통해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에서 거론된 연예인들은 모두 '1인 기획사'라는 점이다. 가족 또는 이전 소속사에서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실무진들과 설립한 소속사에서 활동을 시작하다보니 법령에 대한 인지 부족으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유명 가요 관계자는 뉴스핌을 통해 "현재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연예인들의 대부분이 오래 활동한 매니저가 설립한 소속사로 이적하거나, 가족이 설립한 곳으로 이적하는 경우가 많다. 매니저와 가족들은 기획사 내에서 실무 담당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기획사 등록에 필수 요건인 교육 이수나 제출해야 할 서류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못 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기획사를 등록하지 않은 채 운영해도 지금까지 별다른 탈이 없었기도 했고, 경험 및 인지 부족에서 나온 결과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