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VB, 세계선수권 예비 명단 선수 출전 금지 등 조건 통보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가 개막 하루 만에 전면 취소 뒤 재개라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의 준비 부족과 늑장 대응으로 컵대회가 파행을 겪게 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OVO는 14일 새벽 국제배구연맹(FIVB)로부터 조건부 대회 승인을 받았다. 조건의 핵심은 세계선수권대회 대표팀 예비 명단(25명) 선수의 출전 금지다. 현 대표팀 선수 14명과 구단으로 복귀한 11명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남자부 대부분 구단이 전력 누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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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여수 진남체육관 전광판에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A조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의 경기가 열린다고 예고하는 메세지가 올라있다. [사진=KOVO] |
현대캐피탈은 리베로 임성하의 출전이 막히면 아예 대회 포기 방침이다. 개막전에서 예비 명단 선수들을 기용했던 현대캐피탈·OK저축은행도 제재 가능성이 생겼다. KOVO는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책임지겠다"고 밝혔지만 구단들은 "문제가 없다고 답한 KOVO가 하루 만에 결정을 뒤집었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이번 사태는 예견된 혼란이었다. KOVO는 세계선수권 일정과 규정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대회를 강행했다.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 공지도 개막 하루 전에서야 내려졌다. 지난 11일엔 V-리그 남자부 개막일을 내년 3월로 미루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는데 이 역시 FIVB의 '3주 휴식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결과였다.
FIVB는 이번 대회 조건으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제한 ▲외국팀·외국인 선수 참가 불허 ▲세계선수권 등록 선수 출전 금지 등을 달았다. 초청팀 나콘라차시마(태국)는 결국 무관중 연습 경기만 치르고 돌아간다. KOVO는 상금과 유료 입장도 없앴다.
결국 이번 컵대회는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예비 명단 선수 출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회는 다시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KOVO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컵대회 운영 원칙과 리그 캘린더 조율 방식부터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