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프로배구 2025-2026시즌 V리그의 전초전인 여수·NH농협컵이 개막과 동시에 암초에 걸렸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외국인 선수 출전을 불허하면서, 각 구단이 공들여 영입한 거포들이 코트에 서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구단들에 따르면, FIVB는 최근 공문을 통해 "컵대회에 외국인 선수들이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나아가 "이를 어길 경우 V리그 개막에 필요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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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2024 통영·도드람컵 남자부 우승팀 현대캐피탈. [사진=KOVO] 2025.09.13 zangpabo@newspim.com |
이에 따라 13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리는 남자부 A조 현대캐피탈-OK저축은행 조별리그 1차전부터 외국인 선수들을 배제한 채 경기가 진행된다.
현대캐피탈은 '쿠바 특급' 레오와 아시아쿼터 바야르사이한(몽골)을 명단에서 제외했다. 허수봉과 신호진이 세계선수권 출전으로 빠진 상황에서, 팀 전술의 핵심으로 삼으려던 듀오가 이탈하면서 구단은 날벼락을 맞았다. OK저축은행 역시 불가리아 출신 아포짓 디미타르 디미트로프와 아시아쿼터 트렌트 오데이를 투입하지 못했다.
FIVB와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배구연맹은 세계선수권 종료 후 3주 휴식기 규정을 어기고 10월 18일에 V리그 개막전을 배치했다가, FIVB 권고로 내년 3월로 급히 일정을 미룬 바 있다. 이번 컵대회 역시 세계선수권 기간 중 개최돼 국제연맹의 반발을 샀고, 추가 징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배구연맹은 "컵대회는 정규리그가 아닌 이벤트 성격이므로 예정대로 치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외국인 거포들이 빠진 '반쪽 대회'라는 오명을 안게 되면서, 시즌 개막을 앞둔 흥행 효과와 선수단 점검이라는 본래 목적 달성에는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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