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불확실성에 기술주 약세…엔비디아·테슬라 하락
실적·고용 '빅 위크'…VIX 상승, 변동성 경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월 첫 거래일 뉴욕 증시 개장 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약세로 출발했다. 지난주 금·은 가격이 사상적인 낙폭을 기록한 이후 위험자산 전반으로 매도 압력이 번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시장은 주말 급락 이후 비트코인 흐름과 함께 이번 주 집중된 기업 실적·주요 경제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약세 흐름이 이어지며 2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 오전 9시 20분(한국시간 오후 11시 20분) 기준 S&P500 지수 선물은 6965.25로 27.50포인트(0.39%) 하락했다. 나스닥100 선물은 126.75포인트(0.49%) 내린 2만5872.50에 거래됐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4만9030.00으로 강보합에 머물고 있다.

비트코인은 장중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8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이는 지난 30일(금요일) 금과 은이 급락한 이후 투자자들이 위험 노출을 축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최근 1년간 두 배 이상 급등했던 은은 금요일 하루에만 약 30% 폭락해 1980년 이후 최악의 일일 하락을 기록했고, 금 역시 약 9% 급락했다.
다만 이날 뉴욕 증시 개장 전 비트코인과 두 귀금속은 각각 저점에서 일부 반등하며 낙폭을 줄였다. 비트코인은 7만8000달러선 위에서 거래됐고, 현물 금과 은은 1% 이상 하락했으나 선물 가격은 각각 0.6%, 3% 반등하고 있다.
◆ 귀금속 급락, 증거금 인상·마진콜이 변동성 키워
귀금속 시장에서 발생한 급격한 가격 변동은 현물에 그치지 않고 파생상품 구조를 통해 주식시장으로까지 빠르게 전이됐다. 특히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금요일의 기록적인 급락 이후 금과 은 선물에 대한 증거금 요건을 상향 조정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다.
증거금 인상으로 레버리지 거래의 부담이 커지자 일부 투자자들은 추가 자금 투입 대신 선물·옵션 포지션을 서둘러 줄이거나 청산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강제 매도 물량이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며 주가지수 선물과 관련 종목에도 연쇄적인 매도 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장 금·은 광산주도 장전 거래에서 동반 하락했다. ▲뉴몬트(NEM)는 0.8% 내렸고, ▲하모니 골드(HMY)는 0.1% 하락 중이다. ▲헥클라 마이닝(HL)과 ▲인데버 실버(EXK)도 각각 1~2% 하락했다.
귀금속 매도세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한 이후 더욱 심화됐다. 시장은 이를 대체로 매파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
캐피털닷컴의 수석 시장 분석가 다니엘라 해서른은 "투자자들이 빽빽한 거시 일정 속에서 글로벌 통화 완화 속도에 대한 기대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유동성이 얇은 환경에서 거시 헤드라인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장중 변동성이 증폭됐다"고 말했다.
◆ AI 불확실성에 기술주 약세…엔비디아·테슬라 하락
기술 대형주도 장전 거래에서 하락했다. ▲엔비디아(NVDA)와 ▲테슬라(TSLA)는 각각 1.6%, 2.1% 내렸고, ▲메타(META)와 ▲알파벳(GOOGL)도 1~2%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아마존(AMZN) 역시 각각 00.5~0.8%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려던 계획이 정체됐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업계 내부에서 거래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는 전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 같은 보도를 의식한 듯 3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방침을 재확인했으나, 지난해 발표했던 '1000억 달러' 투자 규모와 관련해선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실적·고용 '빅 위크'…VIX 상승, 변동성 경계
이번 주에는 알파벳(구글)·아마존·AMD 등을 포함해 S&P500 기업 128곳이 실적을 발표한다. 전반적인 실적 시즌은 견조하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매출 부진으로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주간 하락을 기록하는 등, 대규모 자본지출 대비 성장 가시성에 대한 시장의 인내심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동성 지수(VIX)는 18.63으로 올라 2주 만의 고점 부근에서 움직였다. 다만 1월 중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조정에도 불구하고, 3대 지수는 모두 한 달을 상승으로 마쳤고 S&P50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했다.
◆ 유가 5% 급락…에너지주 하락
국제 유가는 이날 개장 전 5%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부와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긴장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이다. ▲엑손모빌(XOM)과 ▲셰브런(CVX)의 주가는 각각 1~2% 하락했다.
월가는 오는 6일(금요일) 발표될 1월 미국 고용보고서를 비롯해 제조업 PMI, S&P글로벌 종합 PMI, 구인·이직(JOLTs),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주요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1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4.4%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는 의회가 예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토요일부터 부분 셧다운에 들어간 상태다. 연방정부 예산안은 처리 시한(30일 자정)을 앞두고 가까스로 상원을 통과했지만, 하원이 휴회 중이어서 이를 처리하지 못하면서 국토안보부(DHS)·국방부·재무부·교통부·보건복지부·노동부 등은 단기 셧다운에 들어가게 됐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내달 2일 신속 처리(패스트트랙) 절차를 통해 법안 처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정책 불확실성과 함께 이번 주 발표될 실적과 지표가 위험 선호 회복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