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점차 '연내'로 모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9월 초 이코노미스트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60%가 연내 인상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10월 금융정책결정회의가 가장 유력한 시점으로 꼽히지만, 국내 정치의 혼란과 미국 경제 둔화 우려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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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 본청 건물 [사진=블룸버그] |
◆ 10월 인상, 36%로 가장 많아
조사 결과, 10월 인상을 전망한 비율은 36%로 가장 많았다. 8월 조사(42%)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최다 응답이다.
12월을 꼽은 비율도 11%에서 22%로 늘어나면서, "연내 인상" 예상은 53%에서 58%로 확대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이 10월을 주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임금 상승과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 현실 경제 여건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초 미일 합의 이행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는 평가다.
소시에테제네랄증권의 겐자키 히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악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신호를 단칸(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이나 BOJ 지점장 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 뒤처질 위험을 의식해 10월에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비하인드 더 커브'의 압박
일각에서는 BOJ가 이미 '비하인드 더 커브(물가나 경기 흐름보다 금융 정책이 뒤처지는 상황)'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8월 인터뷰에서 BOJ가 이미 정책 대응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직격한 바 있다.
다만 BOJ 내부에서는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강하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7월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정책 대응이 늦어질 위험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으며, 히미노 료조 부총재도 "관세 정책의 영향 확대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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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이시바 총리 퇴진이 변수로
경제 여건과 별개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BOJ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최대 변수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퇴진 선언으로 10월 4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예정돼 있으며, 새 총리 역시 중의원·참의원 양원에서 소수 여당이라는 약점을 안고 정국 운영에 나서야 한다.
다이와종합연구소의 구마가이 아키마루 부이사장은 "임금과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BOJ가 성급히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며, 12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BOJ는 국내 정치 혼란에도 불구하고, 경제·물가 상황은 7월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고용 둔화와 연방준비제도의 잇단 금리 인하 전망은 변수로 꼽힌다.
노무라증권의 마츠자와 나카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경제가 바닥을 다졌는지는 연말 소비 시즌을 확인해야 한다"며 "BOJ의 금리 인상은 빨라야 12월, 주 시나리오는 내년 1월 회의"라고 전망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