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주차공간 갖춘 '파킹 프리미엄', 분양 시장 흥행 키워드로 부상
소음·흡연보다 주차 스트레스 받는 입주민 더 많아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아파트 내 주차난이 입주민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요소로 자리잡으며 충분한 주차공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전하고 평온한 주거 환경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인프라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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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민 민원 관련 인포그래픽 [자료=더피알] |
26일 국토부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국민 1인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0.5대다. 한 집에 평균 2.2명(평균 가구원)이 사는 것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집집마다 차가 1.1대씩 있는 셈이다. 집에 찾아오는 손님이나 택배, 공사 등 외부 차량까지 수용하려면 약 1.5대가 넘는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넉넉하게 주차를 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분양 단지 대부분이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공동주택관리정보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입주한 아파트(분양 단지)의 단지별 평균 주차 대수는 1.36대로 나타났다. 가구당 주차 대수는 2023년 1.30대, 2024년 1.35대로 늘어나는 추세이나, 여유로운 주차 기준으로 꼽히는 1.5대에 못 미친다.
아파트 생활지원 플랫폼 '아파트아이'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자사 아파트아이 애플리케이션(앱) 내 민원 관리 서비스에 접수된 약 10만건의 민원을 조사한 결과, '주차' 유형이 33%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유지했으며, 전년 대비 4%p(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민원 유형도 주차 공간 부족, 이중주차, 외부 차량 주차 등으로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소음'(20%), '흡연'(19%)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파트아이 관계자는 "주차 문제는 단지 내 공간 배분, 외부 차량 통제, 입주자 간 규칙 설정 등 관리 측면에서 제도적으로 개선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입주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경향이 크다"며 "관리 주체에 대한 직접적인 개선 요구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분양시장에서는 1.5대 이상의 주차공간을 마련한 단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서 청약에 나선 '대구범어2차 아이파크'는 1순위에서 75.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주차공간은 가구당 1.86대다. 부산 수영구에 공급된 '써밋 리미티드 남천'은 지역 최고 수준인 2.17대의 주차공간을 마련했는데, 1순위 청약 경쟁률 22.62대 1로 마감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 강남구 '래미안 원페를라'(1.8대) 151.62대 1 ▲경기 화성시 '동탄포레파크 자연앤푸르지오'(1.5대) 68.69대 1 ▲경기 의왕시 제일풍경채 의왕고천(1.5대) 21.58대 1 등이 우수한 청약 성적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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