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연례 설명회서 연설
미국과 비핵화 아닌 다른 협상 요구 김여정 담화 관심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양국의 최고 지도자가 지난 2018년 첫 만남을 통해 서명한 '싱가포르 성명'의 목표 달성을 위해 북한과 다시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북미 양국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그리고 미군 유해 송환 등 총 4개 항으로 이뤄진 합의 이행을 위해 다시 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세스 베일리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근교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개최된 2025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연례 설명회에서 "우리는 김여정(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포함해 북한 지도부에서 나온 고위급 성명들을 봤는데 김여정의 담화에 관심갖고 주목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미국이 북한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 등 변화된 현실을 인정한다는 전제로 미국에 다른 접촉 출로를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김 부부장의 입장은 비핵화를 목표로 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미국과 핵 군축이나 군사적 충돌 방지 등 다른 대화는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해석됐다.
이 때문에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가 비핵화가 아닌, 다른 사안을 놓고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김 부부장의 최근 담화에 관심을 표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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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베일리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7일 열린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연례 설명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미 국방부 캡처] |
국무부의 대북특별부대표도 겸하고 있는 베일리 부차관보 대행은 "새로운 한국 정부는 한반도 전역에서 긴장을 줄이기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하고 북한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대북 확성기 철거 등 이재명 정부의 일련의 대북 긴장완화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한국 대통령 모두 북한과의 외교와 관여에 대한 헌신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베일리 대행은 이어 "미국은 미군 장병 유해 송환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이자 양자 목표 중 하나로 생각한다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밝혀왔다"며 "그게 유해 송환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공동성명에 중요한 항목으로 포함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공동성명에 나열된 원칙들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래 이런 정책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베일리 대행에 이어 연설한 존 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한국전쟁 이후 한국은 미국의 "가장 굳건한 동맹 중 하나가 됐다"며 "미국과 동맹을 통한 한국의 기여는 역내 억제력을 복원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존 노 부차관보는 이어 "한국군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군대 중 하나"라며 "한국은 번창하는 민주주의 국가로 경제·기술 강국"이라고 말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