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6·27규제 가세...예대금리차 확대
대출 수요 억제...주담대 금리 높게 유지될 듯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가 일제히 내렸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경기침체 심화된 가운데 정부의 6·27규제가 가세한 영향이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감축이 본격화되면서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은행연합회의 가계대출 비교 공시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7월 공시한 6월 실행분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식)의 평균 금리는 4.02%로 전월 동기 3.94% 대비 0.08%p(포인트)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KB국민은행은 주담대 평균 금리가 3.9%로 전월 대비 0.07%p 늘었고 신한은행은 4.15%로 0.04%p증가했다. 하나은행 금리는 4.12%, 우리은행은 4.07%로 전월 대비 각각 0.06%p, 0.15%p 올랐으며 NH농협은행은 3.85%로 0.06%p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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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스핌DB] |
반면 예·적금 금리는 일제히 하락하면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됐다. 이들 5대 은행의 같은 기간 평균 예대금리차는 1.47%p로 전월 대비 0.16%p올랐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값이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은행의 이자수익은 더 확대된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예·적금금리와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지속 인하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연 3.5%였던 기준금리는 올 1월과 2월 연 3%, 2.75%로 잇따라 내렸고 지난 5월 2.5%로 추가 인하한 뒤 현재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금리 하락기임에도 주담대 금리가 상승,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경기침체와 연관이 깊다. 또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인 6.27대책이 가세한만큼 한동안 주담대 금리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총량을 줄이기 위한 은행들이 수요조절을 위해 추가적으로 가산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출 총량 감축 기조에 따라 은행 입장에선 대출 재원인 예·적금을 늘릴 유인도 줄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저신용자 대출 수요, 연체율 증가로 내부 가산금리가 상승해 평균 금리를 밀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금리인상을 통한 수요조절을 자제하고 있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다 대출 수요 억제가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한동안 주담대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