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43억 달러(약 5조 9512억 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30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계약 대상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날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총 5조 9442억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급 계약 규모는 지난해 매출(25조6195억원)의 23.2%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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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계약 기간은 2027년 8월부터 2030년 7월까지 3년간이며, 최대 7년 연장 및 공급량 확대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영상 비밀유지 필요에 따라 계약상대 등 상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는데, 로이터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사가 테슬라라고 보도한 것이다
로이터는 이번 계약이 테슬라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 외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짚었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 "관세가 에너지 사업에 과도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중국 외 공급망을 구축하겠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에서 LFP 배터리를 양산하는 몇 안 되는 업체다. 올해 5월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으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같은 맥락에서 테슬라는 이번 주 초 삼성전자와 16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이는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되는 칩을 조달받는 계약으로,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발전 사업은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최근 전기차 판매 부진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주 실적 발표에서 "에너지 부문은 관세와 공급망 문제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배터리 수요는 상상 이상으로 방대하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