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3분기부터 가계대출 급감 전망
이자수익 감소에 기업대출 확대 역량 집중
KPI 가중치 증가 등 기업영업 강화 유도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이재명 정부의 6.27 규제로 3분기부터 가계대출 급감이 예상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긍정적이다. 다만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높은만큼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각 은행별 실적공시를 종합하면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191.4조원의 기업대출을 기록, 처음으로 190조원을 넘어섰다. 신한은행이 180.6조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우리은행은 179조원, 하나은행은 171.5조원을 각각 달성했다.
최근 추이를 살펴보면 은행별 실적은 엇갈린다. 국민은행은 2023년말 175.1조원을 기록한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신한은행도 지난해말 대비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이 소폭(약 1000억원) 감소했지만 전반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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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5.07.30 peterbreak22@newspim.com |
반면 2024년 상반기 182.9조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기업대출을 달성했던 우리은행은 작년말 185.8조원까지 규모를 키웠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79조원으로 감소했다.
하나은행 역시 2024년 상반기 175.1조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작년말 166.2조원으로 급감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4대 은행 중 가장 적은 171.5조원에 그쳤다. 국민은행과의 격차는 18조원이 넘는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규제의 일환으로 가계대출을 강력하게 제한하면서 은행권은 기업대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3분기부터는 가계대출 감소에 따른 이자수익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 등 규제가 시작된 이후 지난 24일까지 은행권 일평균 가계대출은 신청금액은 1조7800억원으로 규제 시행 전 대비 56.5% 급감했다. 당장 이달부터 가계대출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이번 규제에 포함되지 않은 사업자대출도 관리하게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등 추가 규제 가능도 높다. 은행들은 하반기 가계대출총량 목표치를 절반으로 축소하고 빈자리를 기업대출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하반기 핵심성과지표(KPI)에 기업대출 순증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등 직원들의 기업영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 확대와 비대면 기업금융 강화 등도 앞다퉈 추진중이다.
관건은 건전성 관리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연체율이 높아 무턱대고 규모만 늘리면 건전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 은행권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말 대비 0.09%포인트(p) 증가한 0.77%로 집계됐는데 이는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독려하고 있는 중기대출 연체율은 1.05%에 달한다. 향후 경기 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점에서 기업대출 연체율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중소기업 자금 공급에 원활하게 나설 수 있도록 기업대출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은행권 역시 연체율 상승에 대비한 연체·부실채권 상매각 및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대응에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감소로 이자수익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하반기에는 기업대출 확대가 핵심이다. 연체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