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CC 협력사 이탈 본격화…스타벅스·배민 등 대형 제휴사 계약 만료
상반기 유일한 실적 성장…조창현 대표, PLCC 방어·재계약 협상 중책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올해 상반기 주요 신용카드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은 가운데 현대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기록하며 홀로 선방했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독점해온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시장에서 주요 제휴사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신임 대표이사 체제 아래 PLCC 시장 수성이라는 큰 과제가 놓여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조창현 전무를 신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정태영 부회장과 조창현 대표의 2인 각자 대표 체제가 공식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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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조창현 현대카드 전무 [사진=현대카드] 2025.07.17 yunyun@newspim.com |
조 대표 선임은 김덕환 전 대표가 임기를 약 8개월 남기고 전격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현대카드는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의 핵심 PLCC 파트너였던 스타벅스와의 관계 균열이 교체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주요 카드사들의 2024년 상반기 실적을 보면 현대카드만이 나홀로 성장했다. 현대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1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 영업이익은 2145억원으로 2.3% 늘었다. 삼성카드(-7.5%), 신한카드(-35%), KB국민카드(-29.1%) 등 경쟁사들이 역성장한 가운데 눈에 띄는 성적이다. 회원 수는 51만명(4.3%) 늘었고, 신용판매액은 6.8% 증가한 86조6506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2분기 연체율도 0.84%로 직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낮아졌다.
이처럼 견고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는 현재 PLCC 시장에서 큰 긴장 속에 있다. 2015년 이마트와 국내 최초의 PLCC를 선보인 이후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코스트코, SSG페이 등과의 협업을 통해 올해 5월 기준 PLCC 시장 점유율 78%를 차지했지만 최근 스타벅스와 배달의민족이 각각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로 옮겨가며 시장 주도권에 균열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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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 2020.06.29 leehs@newspim.com |
더욱이 대한항공, 무신사, 네이버, SSG 등과의 제휴 계약도 올해 연말 만료될 예정이어서 '추가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카드로서는 PLCC 시장 수성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 조창현 대표 내정자의 임무는 무겁다. 그는 현대카드에서 전략사업, GPCC(범용 신용카드), PLCC본부장을 거친 인물로, PLCC 사업에 정통한 내부 전문가다. 현대카드 임원추천위원회는 조 내정자를 발탁하며 "PLCC본부장 재임 시절 파트너사 확장뿐 아니라 기존 파트너사와의 관계도 강화하고 상품 및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등 PLCC 사업 고도화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임 대표이사의 관리 및 소통 능력은 정태영 부회장의 통찰력과 높은 시너지를 내 현대카드의 중장기적인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