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④ 공무원의 질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대한민국의 행정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OECD 자료(Government at a Glance 2025)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전체 공무원 수는 2023년 기준 약 122만 명(1,221,746명)이며, 이는 전체 취업자 수(약 2,860만 명)의 약 4.3%에 해당한다. 이 중 중앙정부 소속 공무원이 약 75만 명(61.6%),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이 약 39만 명(32.2%)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국회·법원·헌법기관 등의 특별기관에 속한 인력이다. 이 수치는 OECD 평균(공공부문 고용 약 21%)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한국은 전체 공공인력에서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중앙정부 중심의 구조가 강한 특징을 지닌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5 photo@newspim.com

베버와 로스타인의 이론을 바탕으로 살펴본 스웨덴, 독일, 싱가폴, 그리고 뉴질랜의 사례는 대한민국의 공무원 제도개혁 방향에 어떤 시사점을 담고 있는가?
첫째, 채용제도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스웨덴과 독일에서는 단순 시험 대신 실무 적응력을 중심으로 한 견습제도와 계약 전환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 기존의 공무원 시험제도와 국민적 공정성 담론을 감안할 때 이를 곧바로 도입하긴 어렵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 과목을 전면 개편하여 국어, 역사, 디지털 리터러시, 과학·기술·AI 이해 등 미래사회 필수 역량 중심으로 바꾸고, 필기 합격 후 2년간 계약직 견습기간을 둔 후 평가 우수자에 한해 장기계약으로 전환하는 제도는 현실적 절충안이 될 수 있다. 이와 병행하여 공무원의 초기 보수와 근무환경 개선이 필수적이다.
둘째, 교육과 재훈련 체계의 전면적 혁신이다. 뉴질랜드가 도입한 성과계약제는 공무원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요구한다. 한국 역시 공무원교육체계를 단순 법령교육에서 AI 기반 시뮬레이션, 문제해결형 사례훈련, 정책 실험 프로젝트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특히 AI 시대의 행정 환경 변화에 따라 공무원도 정책 알고리즘, 빅데이터 해석, 시민참여플랫폼 기획 등 디지털 기반 행정능력을 필수 역량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 기업·대학과의 협력, 글로벌 연수, 내부 교육조직의 전문화가 요구된다.
셋째, 부패통제와 직업윤리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 싱가포르의 사례에서 보듯 고임금-고책임의 구조는 투명성과 유능함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단기적으로 공무원 임금인상에 대한 국민적 저항은 피할 수 없겠으나, 장기적으로 국가적 경쟁력 확보에 공무원의 윤리, 책임성, 그리고 창의적 능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의 수를 일정부분 축소한다는 조건으로 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공무원 윤리 강화와 동시에 감사 시스템을 교육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고위직에는 시민배심제 도입, 시민평가 기반 승진 제도 등을 통해 윤리와 전문성이 겸비된 승진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 윤리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 신뢰의 기초이며, 정기적인 윤리점검 및 자산공개, 부패신고 보상체계 등 강력한 제도화가 필요하다.
넷째, 직업 공무원의 중립성과 헌법책무의 제도화이다. 정권 교체 시마다 승진과 인사이동에 흔들리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무원의 헌법선서, 직업윤리 강령 교육 의무화, 시민위원회에 의한 고위 공무원 검증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 정무직-실무직 간 인사 경계를 명확히 하고, 실무 공무원의 책임 행정이 왜곡되지 않도록 법제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의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은 "나는 대통령이지만, 나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진 것은 관료들이다"라고 말하며, 관료제 개혁의 어려움과 필연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출처: Ronald Reagan Presidential Library, 1986 연설 중).
다섯째, 지방공무원제도와 지역혁신 시스템 구축이다. 스웨덴은 1960년대 중앙공무원을 지방에 파견하여 지방행정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였고, 이후 지역간 서비스 격차를 해소했다. 한국도 각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지역 공공혁신 허브' 기능을 부여하고, 지방공무원 교육기관의 전문화, 지역 중심 성과평가제, 중앙-지방 공무원 간 교차 파견 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지방정부의 공직자 채용에도 중앙 수준의 전문성, 중립성,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표준화 교육과 자격인증제 도입이 필요하다.
여섯째, 행정체계 개편과 중장기 로드맵 구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17개 시도행정구역 재정비와 중앙 핵심기능의 지방이양은 단순한 분권이 아니라 행정 생산성 제고와 복지확대와 함께 시민접근성 확대를 위한 전략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 또는 국무조정실 직속의 행정개혁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6개월~1년 단위의 실험부처 지정, 테스트베드 운영, 정책 피드백 루프를 거쳐 차기 정권까지 연결될 수 있는 중장기 행정개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관료제 개혁은 단기성과로 평가할 수 없기에, 정권 간 지속성을 제도화하는 구조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제안들이 단지 선언적 구호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실행 기반의 정책 실험과 조직 학습 체계의 제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행정개혁은 준비 없이 전면 도입될 경우 현장 저항과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업부·과기부·복지부 등 몇 개 부처와 시도 일부를 선정하여 AI 기반 행정역량 제고, 성과계약제 실험, 신규 채용방식 개편 등의 시범 프로그램을 6개월~1년 단위로 먼저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시범사업의 성공적 경험은 다른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 점진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실패 사례는 반복을 막기 위한 학습 자원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실험 결과를 중심으로 법령 개정, 예산 배분, 인사제도 조정 등 후속 제도화까지 고려하는 정책 순환체계(policy feedback loop)가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는 관료사회의 소극성과 비효율성을 비판하며 '복지부동'을 넘어 '낙지부동'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현 공무원제의 병폐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개혁의 실현 가능성은 정치적 유불리의 계산을 넘어, 관료제 개혁을 민주주의와 복지국가 지속 가능성이라는 거시적 과제로 인식할 때에야 비로소 확보될 수 있다. 막스 베버의 '합리적-법적 지배' 원칙과 보 로스타인의 '제도적 신뢰' 이론은 모두 공무원의 전문성과 중립성, 그리고 신뢰 기반 행정이야말로 현대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임을 강조한다. 스웨덴과 독일은 이러한 관료적 신뢰와 보편성 위에 정당성과 효율성을 함께 구축해왔으며, 싱가포르와 뉴질랜드는 고강도 행정개혁을 통해 성과 중심, 투명성 중심의 관료제를 실현했다. 한국 역시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일방적 지시가 아닌 공무원과의 공동설계(Co-design)와 책임성 있는 자율성이 보장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무원이 개혁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변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다음은 관료제 개선에 관심이 있는 독자를 위해 5권의 책을 추천한다.
1. Max Weber – Wirtschaft und Gesellschaft (『경제와 사회』, 1922)
핵심요약:
막스 베버는 관료제를 "합리적 법지배(legal-rational authority)"의 구현 도구로 보았다. 그는 효율적이고 예측 가능한 행정을 가능하게 하는 여섯 가지 요소를 제시했는데, 이는 법 중심의 규칙, 직무의 명확한 분화, 위계적 구조, 문서화된 절차, 실적주의적 채용, 그리고 직업윤리에 기반한 전업성이다. 베버는 이러한 관료제가 정치권력의 자의성과 부패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며, 국가경쟁력과 민주주의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이론은 오늘날 'Weberism'이라는 이름으로 각국 행정개혁의 핵심 기준으로 활용된다.
핵심질문:
1. 베버가 제시한 관료제 6대 요소는 오늘날 한국의 행정조직에 어떻게 적용 가능한가?
2. 법적 정당성과 예측 가능성이 결여된 관료제가 초래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3.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관료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은 어떤 방식으로 보장될 수 있는가?

2. Bo Rothstein – Good Government: The Relevance of Political Science (『좋은 정부: 정치학의 중요성』, 2021)
핵심요약:
보 로스타인은 스웨덴 복지국가의 성공을 단지 정책 설계에 두지 않았다. 그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낮은 부패율, 그리고 정책 집행 주체인 공무원의 질적 수준이야말로 실질적 국가능력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로스타인은 예테보리대 정부의 질 연구소(Quality of Government Institute)에서 부패와 신뢰, 제도적 정당성에 대한 비교연구를 이끌며, 좋은 정부는 바로 좋은 공무원에서 출발한다는 이론을 구축해 왔다. 이 책에서 그는 민주주의의 성패가 정책 내용이 아니라 정책을 '어떻게, 누가' 집행하는가에 달려 있음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핵심질문:
1. 한국의 공무원제도는 공정성, 전문성, 보편성을 어떻게 제도화하여 국민 신뢰와 행정의 질을 제고할 수 있는가?
2. 정부에 대한 신뢰는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3. 로스타인은 왜 '좋은 정책'보다 '좋은 공무원'이 효과적인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데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가?

3. Francis Fukuyama – Political Order and Political Decay (『정치질서와 정치쇠퇴』, 2014)
핵심요약:
후쿠야마는 강력한 행정능력, 법치주의, 민주적 책임성이라는 '정치 발전의 3요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한 국가가 된다고 본다. 특히 그는 행정부가 민주주의보다 먼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무능한 국가에서 인기영합주의가 확산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그는 관료제의 비정치성과 실적주의가 약화되면 정당정치의 포획과 행정 실패가 반복될 수밖에 없음을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핵심질문:
1. 왜 행정능력은 민주주의보다 선행되어야 하는가?
2. 무능한 관료제는 어떻게 정치적 극단화와 대중주의를 촉진하는가?
3. 행정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제도화하는 데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4. Christopher Hood – The Art of the State: Culture, Rhetoric, and Public Management (『국가 운영의 기술』, 1998)
핵심요약:
크리스토퍼 후드는 행정개혁이 문화적 요소와 수사학, 관리 기술 사이의 복합작용 속에서 결정된다고 보며, 행정제도의 성공은 기술적 도입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성과, 효율성, 책임'이라는 개혁 키워드가 상호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을 포함한 비서구 국가의 제도이식에 경고를 던진다. 제도 개혁은 문화와 언어, 정치 구조에 맞춰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핵심질문:
1. 왜 동일한 행정개혁 모델이 다른 국가에서 상이한 결과를 초래하는가?
2. 성과주의, 책임행정, 투명성 간의 긴장은 어떻게 조율할 수 있는가?
3. 한국의 정치문화 속에서 'Weber적 관료제'는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가?

5. Jonathan Boston et al. – Public Management: The New Zealand Model (『뉴질랜드 공공부문 개혁』, 1996)
핵심요약:
뉴질랜드는 1980년대 과감한 행정개혁을 통해 관료제 혁신에 성공한 대표 사례다. 본서에서는 성과계약제, 탈관료화, 재정회계 개혁 등 뉴질랜드가 채택한 공공관리 개혁의 구체적 모델과 그 정치적 배경, 실행과정, 긍정적 결과뿐 아니라 부작용까지 정리되어 있다. 정치적 합의, 고위관료의 리더십, 사회적 신뢰가 구조개혁의 전제조건이었음을 강조한다.
핵심질문:
1. 뉴질랜드의 행정개혁은 어떤 정치적·제도적 조건에서 성공할 수 있었는가?
2. 성과계약제나 책임행정이 한국의 행정조직에 적용될 때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3. 지속 가능한 행정개혁을 위해 관료 내부의 변화는 어떻게 유도되어야 하는가?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사진
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