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5일~12월 28일 상설전시관 기증 1실에서 광복 80주년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광복 80주년을 기념 손기정 선수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발자취를 조명하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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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두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포스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07.24 moonddo00@newspim.com |
손기정 선수는 1936년 8월 9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획득하며 우리 민족의 긍지와 기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는 1945년 광복 후 지도자로 참여한 1947년과 1950년 보스턴 마라톤대회를 'KOREA'의 이름으로 제패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성화를 봉송하며 또 한 번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전시 제목인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는 1947년 백범 김구 선생이 손기정이 지도한 서윤복 선수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축하하며 써준 휘호 "족패천하"에서 인용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과 월계관, 특별 부상품이었던 고대 그리스 투구를 비롯하여 손기정 선수의 여정을 함께한 전시품 18건을 선보인다.
특별전이 열리는 상설전시관 기증 1실은 손기정 선생이 기증한 '청동투구'를 단독 전시해온 공간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를 위한 특별 부상품인 '청동투구'를 50년 만에 돌려받은 선생은 이 투구가 "나만의 것이 아닌 우리 민족의 것"이라며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전시에서는 '청동투구'와 더불어 손기정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금메달'과 '월계관', '우승상장'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념 특별전 이후 14년 만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처음으로 함께 전시된다.
올림픽 시상대 정상에 오른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를 삭제한 이른바 '일장기 말소 사건'은 민족 정체성 회복의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손기정 선수 역시 자신이 일본이 아닌 한국인임을 세계에 알리고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국 사람들에게 한글로 "손긔졍"이라고 사인해 줬다고 한다. 전시에서는 베를린 올림픽 우승 직후인 1936년 8월 15일에"Korean 손긔졍"이라고 서명한 작은 엽서의 실물을 최초로 공개한다. 이 서명은 손기정 선수가 세계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전시에서는 손기정 선수의 여정을 AI 기술로 재현한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1936년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청년 손기정의 모습부터, 1947년과 1950년 'KOREA'의 이름으로 당당히 세계를 제패한 그의 제자들, 그리고 1988년 서울 올림픽 성화 봉송주자로 나선 노년의 손기정의 모습까지 느낄 수 있다.
moondd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