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37포인트(0.40%) 오른 4만4502.44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02포인트(0.06%) 상승한 6309.6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81.49포인트(0.39%) 내린 2만892.68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주요 거대 기술 기업의 실적을 앞둔 시장에서는 부담감과 기대감이 함께 느껴졌다. 이날 뉴욕증시는 혼조된 기업 실적으로 보합권에서 출발했다. 본격적인 실적 발표를 앞둔 기술 업종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여 전체 시장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투자자들은 23일 정규 거래 마감 후 발표되는 알파벳과 테슬라의 실적에 주목했다. 이날 테슬라는 1.10% 올랐으며 알파벳은 0.65% 상승 마감했다. 알파벳의 A주와 C주는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올라 역사적인 강세를 보였는데, A주는 지난 2010년 12월 14일 이후 최장기 기록이며 C주는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강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무역 관련 소식에도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필리핀이 19%의 관세를 낼 것이며 미국에 부과되는 관세는 제로(0)라고 밝혔다. 필리핀산 수입품에 적용할 19%의 관세율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서한에 적은 20%와 비슷하다.
앞서 개장 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내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 측을 만날 것이며 내달 12일로 예정된 '관세 휴전 시한 연장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별주는 방산 업체 록히드마틴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30% 감소했다는 소식에 10.82% 내려 52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카콜라의 주가는 긍정적인 실적에도 0.64% 하락했다.
백화점 체인 콜스와 디지털 부동산 플랫폼 기업 오픈도어 테크놀로지는 레딧의 '월스트리트 벳츠' 포럼에서 언급되며 급등락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콜스는 37.72% 폭등 마감했고 오픈도어는 10.28% 급락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롬 파월 의장을 계속해서 강하게 비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파월이 금리를 너무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그는 일을 잘하지 못했다"면서 "어쨌든 그는 8개월 안에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38%를 기록했고, 2년물도 2bp 내린 3.833%에 거래됐다. 전날에 이어 연속 상승하던 미 국채 가격은 트럼프의 연준 비판이 이어지며 추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전날(월요일) 연준의 본래 통화정책 임무 외의 활동에 대한 검토를 촉구했던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파월이 당장 사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이날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엔화는 미국과 일본 간 무역협상 불확실성 속에서 강세를 이어갔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0.5% 하락한 146.54엔을 기록하며 이틀째 하락세(엔화 강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이날 0.3% 떨어진 97.545를 기록해 2주 만에 최저치를 찍었고, 유로/달러는 0.2% 오른 1.1725달러에 거래되며 소폭 반등했다.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긴장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1.1% 상승한 3443.70달러에 마감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주 만에 최저치 근처로 하락하며 금 매력을 키웠다.
국제유가는 무역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전일 대비 0.9% 하락한 배럴당 68.59달러에 마감됐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1.47% 하락한 배럴당 66.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2.24포인트(0.41%) 내린 544.34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최근 8거래일 중에서 7거래일 하락세를 보이며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65.90포인트(1.09%) 떨어진 2만4041.90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3.81포인트(0.69%) 하락한 7744.41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45포인트(0.00%) 물러선 4만165.15에 장을 마쳤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0.82포인트(0.69%) 상승한 9023.81로 마감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 협상이 뚜렷한 진전 없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또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프랑스 실험실 용품 제조업체인 사르토리우스 스테딤 바이오텍은 상반기 매출이 1489억 유로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4%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치 1490억 유로에 살짝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8.1% 급락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향료·향수업체 지보단(Givaudan)은 올해 스위스 프랑이 14%나 오르는 바람에 상반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5.4% 하락했다. 스위스 은행 줄리어스 베어도 상반기 순이익이 대출 손실 충당금과 자산 관리 부문의 매각으로 인한 비용 부담 등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주가가 2.1% 떨어졌다.
이번주 후반에 발표될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인도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센섹스30 지수는 0.016% 내린 8만 2186.81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12% 하락한 2만 5060.9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인도 증시는 이달 들어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협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부정적인 분위기가 우위를 점했다는 진단이다.
대형주들이 엇갈린 흐름을 보인 것이 벤치마크 지수의 등락을 제한했다. HDFC은행과 ICICI은행 등 대형 은행주 주가는 상승한 반면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와 라르센 앤 투브로, ITC, SBI 주가는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부진한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속에서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날 음식 배달 플랫폼 이터널(옛 조마토)이 10% 이상 급등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퀵커머스 부문의 영업이익률(마진)이 이미 최저점에 도달했다고 밝힌 뒤 증권사들이 이터널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한 것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터널의 상승세는 경쟁사인 스위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터널처럼 스위기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번지며 약 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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