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파월 해임 땐 장단기 금리차 확대, 스티프너 전략 유효"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가 해임되면 미국 국채 30년물 수익률이 0.5%포인트 넘게 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최근 고객 보고서에서 연준의 독립성이 위협받거나 미국 정부 지출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약화시키는 상황에서 가장 명확한 위험 회피(헤지) 전략은 '수익률 곡선 스티프너(steepener) 거래'라고 강조했다.
이 전략은 단기물과 장기물 간의 금리 차이가 벌어질 때(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때) 수익을 내는 포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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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 5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 차이는 약 100bp(1.0%포인트)로,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상태다. 이는 시장이 이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과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파월 의장의 해임은 통화정책을 더 완화적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것이며,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와 위험 프리미엄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장기물 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 불안 등을 반영하며 상승하고, 반면 단기물은 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하락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스티프너 포지션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처음 전해졌을 때, 미국 주식, 달러, 장기 국채 가격은 급락했고 반대로 단기 국채는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시간 만에 해임설을 부인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의 시장 반응만으로도 도이체방크는 30년물 금리가 약 56bp 급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이는 파월 해임 자체가 시장의 '연준 독립성 훼손'과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통화정책 왜곡' 우려로 직결되며, 장기 인플레이션 위험과 재정 불안으로 장기물 금리를 더욱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30년물 국채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추이, 재정 지출 전망,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급격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주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 직후 국채 매도세가 나타나며 30년물 금리는 한때 5%를 넘어섰고, 현재도 4.95% 수준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