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다음 물결은 현실세계 이해…'물리적 AI' 시대 도래"
"마찰·관성·인과관계 이해하는 AI가 로봇을 만든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떠오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스무 살의 젠슨 황으로 돌아간다면 소프트웨어보다 물상과학(physical sciences)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17일(현지시간)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지 기자로부터 "2025년 지금 22살로 막 졸업한 젠슨 황이라면 무엇을 공부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지금 졸업한 20살 젠슨이라면 아마 소프트웨어보다 물상과학을 공부했을 것"이라며 "나는 실제로 대학을 2년 일찍 졸업했다"고 밝혔다.
황 CEO가 언급한 물상과학은 물리, 화학, 천문학, 지구과학 등 비생명계 시스템을 다루는 과학 분야다. 그는 오리건주립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1992년 스탠퍼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듬해인 1993년, 동료들과 함께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의 데니스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중 엔비디아를 공동 창업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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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7.16 mj72284@newspim.com |
◆ "AI의 다음 물결은 현실세계 이해…'물리적 AI' 시대 도래"
황 CEO는 왜 젊은 날로 돌아간다면 왜 물상과학을 공부할 것인지 직접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힐 앤 밸리 포럼'에서 AI 진화 흐름을 설명하며 힌트를 남겼다.
그는 현대 인공지능의 발전을 ①지각 AI(Perception AI) → ②생성 AI(Generative AI) → ③추론 AI(Reasoning AI)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2012년 등장한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 모델 '알렉스넷(AlexNet)' 이후 컴퓨터 비전이 본격 개화한 시기이며, 두 번째는 다양한 언어·이미지·코드를 생성하는 생성형 AI 시대, 그리고 지금은 문제 해결과 논리적 추론이 가능한 '추론형 AI'의 시대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AI는 조건을 인식하고, 정보를 생성하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등이 집중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즉 스스로 사고하고 일하는 디지털 노동자형 인공지능의 토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황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음 물결은 ' 물리적 AI(Physical AI)'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마찰·관성·인과관계 이해하는 AI가 로봇을 만든다"
황은 "피지컬 AI는 물리 마찰, 관성, 중력, 인과관계와 같은 물리 법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체 영속성(object permanence) 개념, 즉 시야에서 사라져도 존재하는 물체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다음 AI 단계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 예측하고, 물체를 손상 없이 잡기 위해 얼마만큼의 힘이 필요한지 계산하며, 자동차 뒤편 보이지 않는 보행자를 감지하는 것 등이 물리적 기반 AI의 적용 예다.
황 CEO는 "이런 물리적 AI가 로봇 안에 들어가면, 진정한 로보틱스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미국 전역에 새로운 공장과 생산시설을 짓고 있으며, 이들 시설은 고도로 자동화된 로봇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0년간 로봇화된 공장이 전 세계 노동력 부족 문제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