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긴 띠 모양 비구름...좁은 지역에 강한 강수 내려
중부지방에 비구름 머무르면서 충남에 강수 집중
"어떤 지역이든 극단적 호우 발생할 수 있어"
[서울=뉴스핌] 최수아 기자 = 18일까지 사흘간 충남 서산에 500mm가 넘는 폭우가, 그 밖의 충청권·전라권·경상권에도 300~400mm 가량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자정부터 18일 오후 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산 519.6mm ▲홍성 438mm ▲부여 344.3mm ▲광주 442.3mm ▲산청 300.5mm ▲천안 364.4mm 등으로 집계됐다. 이 중 17일 충남 서산은 일강수량 438.9mm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에 대해 "200년에 한번 발생하는 비"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산의 평년(1991~2020) 연 강수량은 1253.9mm다. 연 강수량의 3분의 1이 하루동안 내린 것이다. 특히 서산은 17일 오전 2시 46분까지 1시간 동안 114.9mm의 비가 내렸다.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면 대부분의 시설물과 건물 하단이 물에 잠기고, 물에 차량이 뜨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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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 시간당 강수량 최대 100mm 이상의 비가 쏟아진 17일 오전 2시 기상청의 레이더 HSR. 비구름이 충남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픽=기상청] |
한 지역에 집중되는 강수는 남북으로 폭이 좀고 동서로 긴 '띠 모양'으로 발달한 비구름대의 영향을 받는다. 한반도로 내려온 북쪽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중국 남부지방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부딪히면서 비구름대가 폭이 좁고 긴 모양으로 발달한다. 이런 형태의 비구름은 좁은 지역에 강한 강수를 퍼붓는다.
띠 모양 비구름은 여름철 우리나라에 집중호우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지만, 이번에 충남에 유독 폭우가 집중된 이유는 이 비구름이 중부지방에 장시간 머무르면서 강수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고,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비슷한 강도로 세력을 유지하면서 충돌할 경우 대류운이 발생한다"면서 "이러한 비구름들이 이동하지 않고 장시간 (한곳에) 있게 되면 강수 지속 시간이 증가하면서 굉장히 많은 비가 내린다. 이런 경우 어떤 지역이든 지금과 같은 매우 많은 강수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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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일 예상 강수량 [그래픽=기상청] |
전국에 강수가 예보된 18~19일은 열대 수증기가 유입되는 남부지방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겠다. 18~19일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지역에 최대 300mm 가량의 비가 내리겠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에 바짝 붙게 되면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열대 수증기를 가지고 들어오는 하층 제트(대기 하층에서 부는 강한 바람)가 부딪히는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최대 300mm 이상 많은 강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층 제트는 남쪽에서 따뜻한 수증기를 몰고 오는 공기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바람이다. 하층 제트는 낮은 햇볓으로 지면이 가열되면서 난류가 생겨 바람 속도가 줄어드는 반면, 밤에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수증기를 공급시켜 밤에 강한 비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비는 19일 밤 대부분 그치겠으나,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는 20일 아침까지 강수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비가 오는 지역의 지하차도나 하천 근처 산책로는 비가 많이 오면 고립될 수 있으니 출입을 자제하고, 최근 비가 많이 내려 지반이 약해져 있으니 산사태나 시설물 붕괴 등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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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충남 서산시 석남동 일대가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주민 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충남소방본부] 2025.07.17 gyun507@newspim.com |
geulma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