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도네시아와 무역 협상 타결
'예상 상회' 6월 CPI, 트럼프發 관세 인플레 자극...달러지수 0.6%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제재가 당장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15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달러 강세 여파에 금값도 아래로 향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68.71달러로 전일 대비 50센트(0.7%) 하락 마감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46센트(0.7%) 내린 배럴당 66.5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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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장거리 무기를 제공할 경우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공격할 수 있는지를 물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보도하면서 한때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겨냥해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모스크바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UBS의 상품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시장의 초점은 도널드 트럼프에 맞춰져 있었다"며 "그가 러시아에 즉각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 50일의 시간을 더 준 만큼 추가적인 공급 긴축 우려는 가라앉았다. 이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와 모두에게 좋고 훌륭한 합의를 막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인도네시아산 제품에 19%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은 아무것도 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5.2%로 예상치인 5.1%를 상회해 유가 낙폭을 제한했다. 다만 부양책 효과가 나타난 것인 만큼 하반기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모습이다.
IG의 애널리스트 토니 시카모어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이는 강력한 재정 정책 지원과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한 생산·수출 선제 집행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분기까지 석유 수요는 '매우 강하게' 유지될 것이며, 단기적으로 시장 균형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은 달러 강세가 관세 발표로 촉발된 지정학적 위험 회피 수요를 상쇄하면서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0.7% 하락한 3336.7달러에 마감됐고,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6일 오전 2시 45분 전날보다 0.5% 내린 3328.06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0.6% 상승해, 타 통화 보유자들에게 금을 더 비싸게 만들었다.
제이너메탈스 부사장이자 수석 금속 전략가인 피터 그랜트는 "시장은 여전히 관세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것이 금 가격에 지지력을 주고 있다"며 "5월 중순 이후 유지되고 있는 박스권 내에 있긴 하지만, 여전히 금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공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7% 각각 상승했다. 이는 5월의 0.1%와 2.4%보다 가팔라진 상승률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한 달 전보다 0.2%, 1년 전보다 2.9% 각각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관세가 마침내 물가 지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으나, 트레이더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부터 단기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소비자 물가가 낮기 때문에 연준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부터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독립 금속 트레이더 타이 웡은 "솔직히 말해 금값은 더 탄력 있게 움직였어야 한다"며 "지금 상황은 금값을 다시 온스당 34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16일 공개되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대기 중으로, 해당 지표 역시 트럼프 정부의 관세 효과가 반영됐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6월 PPI가 한 달 전보다 0.3% 올라 5월 0.1%보다 상승 폭을 늘렸을 것으로 예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