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최적화 WSE 칩
기업 가치 620억달러 평가
AI 데이터 기술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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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2025년 또 다른 뉴욕증시의 IPO 기대주는 세레브라스 시스템스(Cerebras Systems)다. AI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업체는 웨이퍼 전체를 하나의 칩으로 제작하는 기술로 관심을 모은다.
엔비디아(NVDA)를 포함한 기존 반도체 업체들은 웨이퍼를 잘라 여러 개의 작은 칩, 소위 다이로 만드는 반면 세레브라스는 웨이퍼 전체로 하나의 거대한 칩을 만들어 낸다. 이 같은 방식으로 업체가 생산하는 칩의 크기는 21cm(8.5인치)에 달한다. 보통 손톱 크기인 일반적인 반도체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처음 간판을 올린 세레브라스는 AI 프로세서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소규모 경쟁사로 통한다.
더 작은 칩을 만드는 데 사활을 거는 대다수의 업체들과 달리 거대한 칩을 만드는 데 대해 세레브라스는 작은 칩 수 백 개 분량의 처리 능력을 하나의 칩에 집약할 때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업체의 최신 칩 WSE(웨이퍼 스케일 엔진)-3은 5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하며 4조개의 트랜지스터와 90만개의 AI 특화 코어, 44기가바이트의 온칩 S램(SRAM)을 탑재했다. 칩의 연산 성능은 125페나플롭스(petaflops)로 기존 GPU(그래픽 처리장치) 대비 수 십 배의 처리 능력을 보인다.
업체는 WSE-3이 한 번에 최대 24조 파라미터의 AI 모델을 학습,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 전문가들도 업체의 칩이 AI에 특화된 구조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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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AI 칩 WSE [사진=세레브라스] |
각 코어가 연산과 메모리를 동시에 갖추고 있어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 최적화 돼 있다는 설명이다. 웨어퍼 전체를 칩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이동과 병렬 연산의 효율성이 극대화된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세레브라스의 WSE 칩이 기존 GPU 기반의 슈퍼컴퓨터 수 십에서 수 백대의 성능을 단일 칩으로 구현할 수 있어 대규모 생성형 AI와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등 최신 AI 연구에 활용되고 있지만 단점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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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브릭스 [사진=블룸버그] |
무엇보다 제조 난이도가 높다. 웨이퍼 전체에 결함이 하나라도 있으면 전체가 망가지기 때문. 비용도 높다. 수율이 낮기 때문에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엄청난 전력 소모와 냉각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세레브라스의 대형 칩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에 해당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레브라스의 최신형 거대 칩 WSE-3은 이미 상용화 돼 대형 AI 모델 및 추론에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고객 업체로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G42가 꼽힌다. 업체는 거대언어모델(LLM)과 컴퓨터 비전, 헬스케어, 생성형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레브라스의 칩을 사용해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상을 놀라게 했던 중국의 AI 업체 딥시크도 세레브라스의 칩에서 자체 LLM인 딥시크 R1 경량화 버전을 구동, GPU 대비 최대 57배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체의 칩은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와 LLM, 컴퓨터 비전과 헬스케어 AI, 슈퍼컴퓨터 구축 등에 주로 탑재되며, 기존 GPU로는 처리 속도가 느린 초대형 AI 모델의 훈련과 추론에 유용하다는 평가를 얻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업체는 2024년 상반기 1억364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전년 동기 870만달러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셈이다. 다만, G42가 총 매출액의 87%의 비중을 차지,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같은 기간 업체는 666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사이 매출액이 15배 이상 뛰었지만 고객 다변화와 수익성 확보가 여전히 과제로 남은 셈이다.
월가는 세레브라스가 기술적 차별성을 앞세워 대형 데이터센터와 정부 및 연구 기관, 글로벌 빅테크 등 AI 슈퍼컴퓨터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전략으로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월가가 기대를 모으는 IPO 유망주는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다. 2013년 설립한 업체는 워렌 버핏이 투자한 스노우플레이크(SNOW)의 경쟁사로 통한다. 이들 업체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에서 실행되는 데이터 분석 및 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 판매한다.
아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았지만 2024년 말 1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통해 기업 가치를 620억달러로 평가 받은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 증시 입성 기대감이 크게 번졌다.
월가는 데이터브릭스가 AI 트렌드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통합을 추진중이다. 업체는 또 지난 5월 데이터베이스 스타트업 네온을 10억달러 가량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기 쉽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와 AI 분야에서 급성장하는 데이터브릭스는 전세계 9000개 이상의 기업에 플랫폼을 제공한다. 핵심 제품은 레이크하우스(Lakehouse) 아키텍처로 데이터 레이크, 즉 저장과 데이터 웨어하우스, 즉 분석의 장점을 결합해 대규모 데이터 저장과 분석, AI 모델 구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지원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 등 빅테크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이 레이크하우스를 사용하고 있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 업체들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한 가운데 미국 안팎의 대기업과 스타트업, 금융부터 제조업과 헬스케어까지 다양한 산업군을 포괄하는 생태계를 확보했다.
아파치 스파크(Apache Spark)와 델타 레이크, ML플로우 등 업계 표준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창시자들이 설립했다는 점에서 데이터브릭스가 기술적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월가는 평가한다.
데이터 저장과 분석, AI 개발과 운영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소위 '올인원' 구조와 클라우드 기반의 확장성, 다양한 데이터 소스와의 연동, 실시간 데이터 처리 등 다방면에서 경쟁사에 우위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월가는 업체의 성장 가능성을 낙관한다. AI와 데이터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며,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 핵심 인프라를 제공하는 만큼 향후 실적을 낙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을 필두로 유럽과 아시아 등 주요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움직임과 오픈소스 생태계를 주도하며 기술 혁신을 지속하는 모습도 월가의 기대감을 부추기는 대목이다.
실제로 업체는 가파른 매출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7월 기준 업체의 연간 반복 매출액이 37억달러로 파악됐다. 데이터 웨어하우징과 같은 분야에서 데이터 및 AI 플랫폼 채택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데이터브릭스가 2024~2025년 기준 연간 매출액이 15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매년 50% 이상 고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