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평사원에서 대표이사까지, 이재명 정책 기조 잘 알아
김병환 금융위원장 유임설도, 금융위 개편 전제 관리형 유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첫 금융감독원장으로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근 여권에서는 금융감독원장으로 홍 전 최고위원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홍 전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 5년의 청사진을 만드는 국정기획위원회 경제 1팀 위원이지만, 최근 출근하지 않고 있고, 이것이 금융감독원장 임명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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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 [사진=뉴스핌DB] |
홍 전 최고위원은 대우증권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증권 전문가로,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해 증권가에서 주목받았고, 이후 증권 리서치 업체를 창업하는 등 실무와 현장 경영 경험이 풍부하다.
여기에 21대 국회의원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며 금융·경제 정책에 대한 조예도 깊다.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도 맡으며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를 잘 알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현 정부가 금융감독 체계 개편을 준비하면서 금융감독원장의 중요도는 상당하다. 이재명 정부는 대표 정책인 코스피 5000 시대를 이루기 위해 불공정 거래 구조 해소를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은 불공정 거래, 주가조작, 시세조정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의 엄단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여야 하는 핵심 부서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가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 이관하고, 남은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합쳐 금융감독위원회를 구성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감독위원장을 겸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대선 때부터 이재명 정부의 금융 정책 설계에 역할을 해온 홍 전 최고위원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유임설도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3년 7월에 취임해 아직 2년 이상의 임기가 남아있지만, 통상 정권 교체 시 금융당국 수장이 교체되는 관례에 따라 교체가 전망됐다. 그러나 최근 김 위원장이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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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사진=뉴스핌DB] |
이재명 정부가 금융위원회의 분리를 내용으로 하는 금융당국 개편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가계부채 문제 등 현안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국장, 윤석열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급 인사에 등용됐지만, 비교적 색채가 옅다는 점도 유임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전 정부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지분형 모기지론에 대해 이재명 정부 핵심 인사들의 평가는 좋지 않다. "찍혀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김 위원장 유임설의 변수는 여권 내 반발 가능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에 대한 여권 내 우려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나온 것처럼, 핵심 부처인 금융위원회의 수장을 전 정부 인사가 맡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다.
한 여권 인사는 "주식시장 5000이나 밸류업 정책의 핵심은 금융당국 수장이 될 것인데 이것을 전 정부 인사로 하는 것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보다 오히려 부담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금융위원회 개편을 전제로 조직을 추스르는 의미의 유임은 가능하다는 입장도 있다.
여권에서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금융당국 개편을 포함한 정부조직법의 국회 통과 시한을 올해 정기 국회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재명 정부 첫 금융당국 수장으로 약 6개월가량 재임하며 핵심 금융정책을 수행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