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으로 비행한 B-2 편대가 "미끼 표적" 역할
전광석화같은 작전 성공, 이란 눈 뜨고 당해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은 미끼 표적 '디코이(Decoy)'를 이용한 기만 작전이 주효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성동격서 작전(이번 작전의 경우 엄밀하게는 성서격동에 해당한다)의 전개는 두 개의 폭격 편대로 전개됐다.
현지시간 토요일(21일) 오전 미국 본토 미주리주의 화이트맨 공군 기지를 이륙한 B-2 스텔스 폭격기 편대의 일부가 서쪽 태평양 방향으로 비행하고, 일부는 동쪽으로 날아갔다.
서쪽으로 날아간 B-2 편대는 캘리포니아 해안과 하와이 해안 근처에서 공중 급유를 받은 후 계속 비행했다. 이들은 이란 공격에 대비해 괌이나 인도양의 섬 디에고 가르시아의 기지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것은 기만술이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작전 완료 후 "태평양으로 비행한 B-2 비행은 미끼(decoy)였다"며 "실제 이란 공격에 나선 B-2를 숨기는 기만작전은 워싱턴과 미 중부사령부가 있는 탐파의 극소수 사람만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동쪽으로 비행한 B-2기 7대는 각각 중량 3만 파운드(13.6톤)의 벙커버스터 GBU 폭탄 2개를 장착하고 18시간을 날아 이란 영공에 도착했다. 이란 영공 진입시 미국 전투기의 호의를 받은 B-2 편대는 이란 포르도 핵시설과 나탄즈 핵시설에 벙커버스트 GBU-57 폭탄 12기와 2기를 각각 투하했다.
일부 비행 트랙 분석가들은 서쪽으로 향한 B-2 폭격기의 경우 추적이 쉽도록 의도적으로 소음 비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란 공격을 위해 동쪽으로 날아간 B-2 폭격기는 통신 교신을 최대한 자제했다.
같은 시간 미 잠수함들은 오만해에서 토마호크 미사일 24기를 이란의 핵심 인프라 시설들을 타격했다. 미 해군은 중동 지역에 많은 전함과 항공모함을 배치하고 있으나 잠수함은 쉽게 노출되지 않아 비밀 작전 수행시 더 효과적이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이란 본토로 향한 B-2는 쉽게 탐지되지 않고 더 빠르게 목표물에 접근할 수 있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2주' 말미를 주겠다는 발언도 이란의 허를 찌르는 데 일조했다. 정부 고위관리는 '2주' 연막작전의 각본과 연출은 모두 트럼프의 작품이라고 치켜세웠다.
☞[美, 이란 타격] '2주' 연막 작전의 막전막후…"각본·연출 트럼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토요일 오후 뉴저지주의 한 프라이빗 클럽에서 이란 공격 명령을 최종 하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관리들은 토요일 아침까지도 B-2 출동을 준비하라는 명령이 없었다고 말했다.
GBU-57이 실전에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GBU-57 약 20기를 생산했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화전 양면 작전에 속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미국과 이란이 오만에서 6차 핵 협상을 수일 앞두고 단행됐다.
압바스 아라가치 이란 외무장관은 "협상 중에 이스라엘이 공격했다"며 대화는 무의미해졌다고 분노했다. 미국을 향해서는 "그들은 외교를 할 사람들이 아님을 입증했다. 협박과 힘의 논리 밖에 모른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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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간) 막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이란 포르도 핵 시설 입구에서 포착된 긴 트럭 행렬 위성 사진. [사진=로이터 뉴스핌]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