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K팝 팬들의 아티스트 사랑은 깊어져 가지만, 경호는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공항과 팬사인회 등 공개 일정 현장에서 경호원의 물리적 제지가 반복되며, 단순한 충돌을 넘어 팬 인권 침해 논란으로 까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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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콘서트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5.16 moonddo00@newspim.com |
팬들 사이에서는 '경호'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과잉 대응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K팝 팬 곽모씨는 뉴스핌을 통해 "요즘은 팬이라는 이유로 대우가 아니라 감시를 받는 느낌이다. 가까이 가는 순간 위협당할까 무섭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좋아한 것뿐인데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냐"며 "아티스트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팬을 위협하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최근 그룹 하츠투하츠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과잉 경호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8일, 멤버들과 같은 셔틀 트레인을 타려던 여성 팬이 경호원에게 목을 팔로 밀치고 얼굴을 가격당하는 영상이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해당 여성은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고, 멍 자국이 선명한 몸 사진도 공개했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반복돼 왔다. 2023년 6월, 그룹 크래비티의 공항 입국 현장에서도 경호원이 미성년 팬의 머리를 밀쳐 뇌진탕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촬영을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욕설과 조롱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경호원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같은 해, 보이넥스트도어의 공항 경호 과정에서도 여성 팬이 경호원에게 밀려 넘어지는 장면이 포착되며 논란이 됐다.
단순한 물리적 충돌을 넘어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이브 재팬 소속 앤팀의 팬사인회에서는 전자기기 소지 여부를 확인한다는 이유로 팬들의 몸을 과도하게 만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팬은 "그냥 훑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찌르고 만지며 성추행 수준의 수색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과잉 경호 논란의 배경에는 팬과 경호 사이의 권력 불균형, 그리고 불분명한 책임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대다수 경호 인력은 외부 용역업체 소속으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소속사와 업체가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흔하다.
김희란 변호사는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하에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 자체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정도의 경호는 사라져야한다. 경호 업체나 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도 해당 부분을 유념하고 자제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보통 아티스트 경호원들은 사설 경호원이기 때문에 항공기를 탑승하는 과정,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신체 접촉이나 고압, 고성에 대해서는 당연히 권리가 없다"며 "탑승권을 확인하는 등의 검문은 강요죄로 성립할 수도 있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업체를 상대로 형사 고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moondd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