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평가 성희롱 빈번…행위자 80%가 남성
상급자 주도 성희롱…피해자 보호·예방교육 강화 시급
여가부 '2024년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서울=뉴스핌] 김보영 기자 =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이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근무의 확산으로 인해 온라인에서의 성희롱 피해는 증가했다. 성희롱은 업무상의 지위 등을 이용해 성적 혐오감을 조성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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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여성가족부가 9일 '2024년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이번 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 제32조에 근거하여 매 3년마다 시행되는 법정 기초 조사로, 공공기관 857곳과 민간 사업체 1828곳이 참여했으며, 총 1만9023명이 응답했다.[자료사진=여성가족부 제공] kboyu@newspim.com |
여성가족부는 '2024년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 제32조에 근거해 3년마다 실시되는 법정 기초 조사로, 상시근로자 30인 이상의 공공기관 857곳과 민간 사업체 1828곳의 종사자 1만90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지난 3년 동안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 비율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근무의 확산으로 온라인 성희롱 피해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성희롱을 참고 넘어가는 사례는 10명 중 8명으로, 2021년보다 증가했다.
일반 직원들 중 한 번이라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4.3%로, 2021년 조사(4.8%)에 비해 0.5%포인트 감소했다. 성별로 구분했을 때, 여성의 피해 비율은 6.1%, 남성은 3%로 나타났다.
성희롱 발생 장소는 사무실(46.8%)과 회식 자리(28.6%)가 주를 이루며, 온라인 성희롱 피해는 3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해 7.8%에 달했다. 이는 비대면 업무 환경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공기관의 성희롱 피해 경험률은 11.1%로, 3년 전 7.4%보다 3.7%포인트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민간 사업체는 같은 기간 4.3%에서 2.9%로 감소해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에 여가부는 공공기관이 대면 근무로 회귀하면서 피해 경험률이 높아진 반면, 민간 부문은 비대면 근무가 더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조사된 성희롱 피해 유형 중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3.2%),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1.5%)이 높은 경험률을 기록했으며, 회식 중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는 0.8%였다. 성희롱 행위자는 대체로 상급자(50.4%)와 남성(80.4%)이 대부분이었다.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사람 중 75.2%는 참기로 응답했으며, 이는 2021년의 66.7%보다 증가한 수치다. 그 이유로는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서"가 52.7%로 가장 높았다. 고충을 신고한 후 23%는 기관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가 경험한 2차 피해 비율은 12.3%로 2021년보다 8.4%포인트 감소했으나, 익명성으로 인한 악성 소문 유포는 5.5%로 상승했다. 피해를 입은 65%는 직장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주요 피해자는 상급자(53.9%)와 동료(34.5%)로 확인됐다.
응답자들은 성희롱 방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피해자 보호'를,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 강화'를 꼽았다.
한편 여가부는 고충 상담원 교육 확대와 사건 처리 지침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며, 2차 피해 변화를 반영한 방지 지침 표준안도 개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요자 맞춤형 교육 콘텐츠 개발과 기관별 전문 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용수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직장 내 성희롱의 현황을 파악하고, 성희롱 방지와 피해자 보호, 조직 문화 개선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며 "성희롱 사건 발생 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강화하고, 예방과 대응이 원활히 작동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