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최하위 대구FC의 위기가 끝날 줄을 모른다.
대구는 현재 K리그1 14경기에서 3승 2무 9패(승점 11)를 거둬 순위표 제일 아래에 있다. 시즌 초 극심한 부진으로 4월 13일 박창현 감독이 자진 사임하고 서동원 수석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로 38일째 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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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21 thswlgh50@newspim.com |
감독이 떠나도 분위기가 바뀔 기미가 안 보인다. 서 대행 체제로 5경기째 치른 대구는 1승 1무 3패에 그쳤다. 팬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다. 직전 FC서울과 경기에선 경기 후 야유가 쏟아졌다. 감독 공석으로 부진에서 빠져나올 공격과 수비 세부 전술이 모두 부재한 상황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팀의 '에이스' 세징야(브라질)의 부상 이탈까지 겹쳤다. 세징야는 3일 제주 SK전에서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재활하고 있다. 5월 내내 자리를 비울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 속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팀 내 확고한 에이스인데, 그 역할을 해주던 세징야가 자리를 비우면서 반등의 기미가 안 보인다.
세징야의 부상 이탈은 단순히 팀원 한 명이 자리를 비운 수준이 아니다. 대구 공격의 핵심으로 최근 몇 년간 팀 전술이 세징야를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모든 공격이 세징야 발끝에서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해 세징야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다. 대구는 이러한 우려를 떨쳐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몇 년째 숙제를 풀지 못했고, 결국 올해도 위기를 맞고 있다.
개인 능력으로 경기를 뒤집을 크랙형 선수가 없다. 세징야는 올 시즌 2골 3도움으로 팀 내 공격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3골 1도움을 올린 중앙 수비수 카이오(브라질)다. 국내 선수를 포함해 많은 공격수들이 있지만 중앙 수비수가 팀 내 공격포인트 2위에 올라와 있다는 점에서 공격진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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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대구FC 세징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21 thswlgh50@newspim.com |
올 시즌 대구로 돌아온 3골 1도움을 올린 라마스(브라질)도 팀 내 슈팅 수 1위(39회), 키패스 3위(11회)로 홀로 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미드필드에서 위협적인 패스를 즐기는 유형이라 세징야처럼 많은 활동량과 개인 돌파로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크랙'의 모습을 기대하긴 어렵다.
꾸준히 제 몫을 다해주던 최전방 공격수 에드가(브라질)도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나이로 인해 기량 하락이 두드러져 부진하다. 올 시즌 12경기에 나서 13개 슈팅밖에 시도하지 못했다. 경기당 한 차례 슈팅에 그치는 수준이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더디다. 돌파가 장점인 정치인과 박대훈을 배치해 상대 위험 지역까지 진입하려 했으나 번번이 막혔다. 팀에 부상자가 많아 출전 명단의 절반을 22세 이하 자원으로 꾸려 반짝 활약을 기대하나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공격이 부진하니 수비 부담도 계속 가중된다. 대구는 올 시즌 14경기에서 22골을 허용했다. 리그 최다 실점이다. 5월에만 4경기에 6골을 내줬다. 특히 실수로 인한 골 헌납이 잦다. 18일 서울과 홈 경기에서도 실수로 인해 결승골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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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대구FC 서동원 감독 대행.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21 thswlgh50@newspim.com |
서동원 감독 대행은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낼 만한 크랙 유형의 공격수가 없다"며 "개인 전술로 상대 수비진을 헤집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패스를 통한 움직임으로 만들어 나가는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감독 대행은 세징야 공백에 대해 "퍼즐 찾기처럼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세징야의 공백을 채운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 하지만 세징야가 없을 때 우리가 득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행은 "세징야도 본인의 책임감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의 활약을 늘 기대하고, 그런 팁을 알려준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 그 선수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은 어린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노력하다 보면 대안까지는 아니라도 공백을 채울 선수가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