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의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에 반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달러 약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20일(현지시간) 금가격이 상승했다. 유가는 변동 장세 끝에 약보합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1.6% 상승한 3284.6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1일 오전 2시 45분 전날보다 1.7% 오른 3284.74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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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경제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신중한 입장에 더해 지난 금요일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진 영향에 이날 달러화는 추가 약세를 보였고, 금가격의 상대적 매력을 키웠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이날 0.38% 하락했다.
하이리지 퓨처스 금속 트레이딩 디렉터인 데이비드 메거는 "시장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무디스의 등급 강등과 달러 약세가 전반적인 귀금속 시장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라인 퓨처스 수석 시장 전략가인 필립 스트라이블은 "금이 3350달러에서 강한 저항선이 존재하며, 3300달러에서도 약간의 저항이 있다"면서 "현재 금은 3150~3350달러의 새로운 박스권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는 금융 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이고, 이란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지 강화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변동성 속에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13센트(0.2%) 내린 배럴당 62.5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16센트(0.2%) 하락한 65.38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논의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 기대감이 더욱 꺾였고, 이에 따라 유가는 출렁였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과의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헛소리를 그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어떤 논의가 있을지 자신도 알지 못한다면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식의 발언은 어리석은 소리"라고 비판했다.
한편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BOK 파이낸셜증권의 데니스 키슬러 수석 부사장은 "지금으로선 OPEC, 이란, 러시아 관련 상황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원유 시장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 길'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SEB 수석 원자재 애널리스트 비야르네 쉴드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장 해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 더 많이 나올 수 있지만, 시점이 불확실하고 러시아는 여전히 OPEC+ 감산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럽연합(EU)과 영국은 미국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다. 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으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휴전 약속을 받아내지 못하자 이어진 결정이다.
시장은 20일과 21일 각각 발표될 미국석유협회(API)와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 재고 관련 통계도 주시 중으로, 애널리스트들은 5월 16일로 끝나는 한 주 동안 에너지 기업들이 약 120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분에서 인출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