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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분석-LG그룹] (上) 재계 4위서 도약 안간힘...현대차 격차 좁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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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에서 성장 정체, 반도체·금융사 떼내
LG전자 매출액 크지만 마진율 4%대
LG화학ㆍ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부활必
신용평가사, 배터리 투자 등 차입금 주시

대기업은 한국 경제의 주축이다. 그러나 더 이상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지 않는다. 인건비 싸고 주52시간 제한과 노동조합 리스크가 적은 중국, 베트남, 인도로 생산공장을 적극적으로 옮긴 지 오래다. 최근에는 미국의 압박으로 제조 공장을 대거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기업의 한국 내 투자 확대가 줄자, 국내외 금융투자자본들도 한국을 떠나 해외로 탈출 중이다. 대기업들의 현 상황을 돌아보고 미래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을 진단해본다.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LG그룹은 과거 '럭키(현 LG화학)'와 '금성사(현 LG전자)'의 맹활약으로 1970년대 초반에 재계서열 2위까지 올라섰던 전통의 대기업이다. 하지만 20년 전인 2005년에 GS그룹과의 계열분리로 자산규모가 감소하면서 한 때 재계서열 5위까지 내려간 바 있다.

이후 꾸준히 재계 서열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4위 순위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1일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서도 3위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현대자동차그룹(공정자산총액 307조원)과 LG그룹(186조원) 간의 공정자산총액 격차가 2배 가까이 차이 난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라면 미래에도 3위권 추월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5위인 롯데그룹(143조원)이나 6위인 포스코그룹(138조원)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 1999년 LG반도체와 현대전자 '빅딜' 아쉬운 장면

LG그룹 역사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 손 꼽히는 건 1999년에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긴 '빅딜'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LG전자가 그룹의 주력이었던 만큼 연관성이 높았던 반도체 사업에 대한 LG그룹의 애착은 상당했다.

하지만 1997년의 IMF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 주도로 5대 그룹 사업의 개편이 추진되면서 원치 않는 '빅딜'이 진행됐다. 이후 현대전자 역시 무리한 LG반도체 인수로 재정이 악화되면서 현대전자의 후신이었던 반도체 사업부는 '하이닉스 반도체'로 바뀌어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2009년에 LG그룹이 다시 인수할 기회가 있었지만 억울하게 뺏긴 사업부를 더 높은 가격에 재 인수하는 데 부담을 느낀 LG그룹은 최종적으로 인수전에 불참했다. 결국 2011년에 하이닉스 반도체는 SK텔레콤이 인수해 'SK하이닉스'로 변경된다.

어려웠던 글로벌 반도체 업황은 이 M&A 이후 극적으로 크게 개선됐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추월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 당시 재계 3위권이었던 SK그룹이 현재는 2위로 뛰어오른 비결이다.

반면 LG그룹은 성장성 높았던 반도체 사업을 잃으면서 아직까지도 재계 4위권에서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LG전자가 2021년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결국 철수한 것도 아쉬운 장면으로 기억된다.

◆ 금융과의 인연도 약한 LG그룹

LG그룹의 또 다른 특징은 금융업과의 인연이 적다는 점이다. LG는 22년 전인 2003년에 한국에서 가장 먼저 지주회사로 전환한 그룹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제한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기 위해 알짜 금융계열사인 LG카드, LG투자증권, LG화재를 모두 그룹에서 떼어냈다.

이 과정은 자의반 타의반이었다. 그 당시로 돌아가 보면 1997년의 IMF 외환 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여전히 내수 경기는 부진했다. 이에 경기부양을 원했던 정부와 매출 확대를 원하는 카드사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2002년부터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과 현금서비스 권유가 활성화됐다.

그 결과 신용카드 연체율이 급등했고, 카드사들이 발행한 카드채(카드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채권)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졌다. 이 당시 업계 최상위권이었던 LG카드는 신용이 낮은 소비자들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으로 현금서비스와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2003년에만 누적 순손실이 1조원을 넘겼다.

또 총채무가 21조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 이 당시는 LG카드 외에도 삼성카드, 국민카드 등 업계 상위권 카드사들은 다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중 LG카드사의 부실규모가 가장 컸다.

결국 LG카드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정부와 채권단은 금융 시스템 전체로의 전이를 막기 위해 자금지원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사건은 LG그룹이 금융업에서 철수하는 계기가 됐다. 2003년에 가장 먼저 LG화재가 LIG손해보험으로 바뀌면서 그룹에서 분리됐다.

또 2004년에는 LG투자증권을 우리금융그룹에 매각했다. 마지막으로 2006년에 그룹 자금악화의 원인이었던 LG카드를 신한금융그룹에 매각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LG그룹은 금융업에서 사실상 완전히 손을 뗐다. 이후 전자·화학·배터리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경쟁사인 삼성그룹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라는 막강한 금융 계열사들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아직도 '금산분리 원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LG그룹이 상당히 이른 시기에 깔끔하게 금산분리 문제를 정리한 건 긍정적이다.

◆ LG화학ㆍ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 급감...계열사 고른 수익은 강점

현재 LG그룹의 주력은 화학, 배터리, 전자, 디스플레이 산업이다. 문제는 지난 몇 년간 가장 야심 차게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왔던 배터리 산업의 업황이 어둡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거대한 중국의 벽에 막혀 지난 3년간 적자를 거듭해온 'LG디스플레이'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LG그룹의 강점은 대부분의 계열사가 고르게 수익이 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계열사 중 주력인 LG전자의 2024년 영업이익은 3조4000억원으로 가장 높다. 그 밖에 LG 1조원, LG화학 9000억원, LG에너지솔루션 6000억원, LG이노텍 7000억원, LG유플러스 9000억원, LG생활건강이 5000억원을 기록했다.

유일한 적자기업인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흑자구조다. 이렇게 2024년 실적만 살펴보면 양호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년도인 2023년과 비교하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그룹 내 '넘버2'인 LG화학과 '넘버3'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도에 각각 2조5000억원과 2조2000억원이라는 엄청난 영업이익을 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2024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4%, 73% 급감했다.

배터리 업황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LG화학의 경우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율을 82% 가지고 있어 영향을 크게 받는 점을 감안해도 충격적이다. 다행히 2023년에 무려 2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LG디스플레이의 적자폭이 2024년에는 6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 건 긍정적이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낮은 수익성이다. 그룹의 간판이자 글로벌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TV, 에어컨, 냉장고 등을 제조하는 LG전자의 2024년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고작 4% 수준이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글로벌 최상위권인 애플(32%)이나 엔비디아(62%)와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상당하다.

◆ 신용평가사는 차입금 증가한 LG그룹에 우려

이렇다 보니 공정거래위원회가 5월 1일에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경영 성과' 결과에서도 LG그룹의 당기순이익은 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의 42조원, SK그룹의 18조원, 현대자동차그룹의 24조원 당기순이익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이에 신용평가사에서도 LG그룹의 석유화학, 배터리 등 주력사업 이익 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배터리 부문 투자부담을 고려 시 높아진 채무부담이 지속될 것을 우려한다.

NICE신용평가의 이규희 책임연구원은 'LG그룹 이슈 보고서(2025년 4월)'를 통해 "LG그룹 영업이익은 석유화학, 디스플레이패널 부문 실적저하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8년 7.2조원에서 2024년 5.6조원으로 1.6조원 감소하였다. 이는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 규모가 0.9조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및 디스플레이패널 부문 영업이익 규모가 각각 2.3조원, 0.7조원 감소하였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배터리, OLED 패널 등에 최근 5년 간 연평균 19.7조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가 지속되면서 그룹 전체 순차입금은 2018년말 18.4조원에서 2024년말 43.1조원으로 134% 증가하였다. 향후에도 배터리 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 예정으로 이익 창출력 대비 높아진 채무부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석유화학부문은 포트폴리오 전환 및 수급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설비 투자소요 등이 지속되고 있다. 배터리부문은 미국의 보조금 관련 정책변화에 따라 높은 실적변동성이 존재하는 게 신용도상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다행스러운 건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2025년 1분기 영업이익은 큰 폭 개선됐다는 점이다. 이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에서 비롯된 배터리부문 수요 감소가 어느 정도 진정된 덕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2024년 1분기 대비 2025년 1분기에는 68.9% 급증한 447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138.2% 급증한 374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게다가 예측불허의 미국 관세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지에 따라 LG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2018년 6월부터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中) 편에서 계속…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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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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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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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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