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사용자 불안 심리 자극해 '악성앱' 설치 유도
AnyDesk, SK쉴더스 등 보안회사 실명도 쓰여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피싱 방지 솔루션을 운영하는 보안기업 에버스핀이 SK텔레콤 해킹 사건 이후,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범죄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피싱은 불안한 사용자 심리를 이용해 '피해구제국' 등의 이름을 쓴 휴대전화 원격 제어앱 설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피싱범은 "SKT 유심 해킹 피해 여부를 점검해드리겠다", "기기가 해킹된 것 같다"는 식으로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한 뒤, 기기 보안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앱 설치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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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피싱범죄를 위해 설치된 앱 목록 [사진=에버스핀] 2025.05.08 yek105@newspim.com |
우선 '알집'과 같은 압축 해제 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압축을 풀면 '피해구제국'이라는 악성앱을 설치시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SK쉴더스', '애니데스크' 등 실제로 존재하는 보안 회사의 이름을 활용한 악성앱 설치도 유도된다. 해당 앱은 사용자가 금융기관이나 경찰청 등에 전화를 시도할 때, 범죄자가 통화를 가로채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한다.
에버스핀의 데이터에 따르면, 앱 4종(AnyDesk, 알집, 피해구제국, SK쉴더스)은 지난 4월 20일 단 10분 이내에 순차적으로 설치됐다. 각 앱의 자동화 및 공격 속도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버스핀은 피싱범들의 공격 방식이 '(SKT 해킹 사고를 이용한) 타겟 침투형'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타겟 침투형 방식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대량 문자 스미싱과 달리 전화 앱 설치·통화 도청까지 복합적으로 연결되는 범죄 방식이어서 피해자는 피해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에버스핀은 "4개 앱이 10분 안에 모두 설치됐다는 것은 사용자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사회공학 기법이 매우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피싱범죄조직은 시의적 이슈에 맞춰 사회적으로 '가장 잘 통할' 시나리오를 신속하게 구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악성앱들에 대한 정보를 KISA에 신속히 전달한 상태"라며 "통신사 해킹 사고와 같은 대규모 사회적 혼란 속에서 피싱범죄는 항상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유사사례는 향후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