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철강

속보

더보기

중국산 철강 반덤핑 철퇴에 다시 불씨 붙는 '조선업 vs 철강업' 갈등

기사입력 : 2025년03월05일 17:07

최종수정 : 2025년03월05일 17:07

정부, 중국산 철강에 최고 38% 관세 부과 조치 착수
중국산 저가 공세에 시달리던 철강업계 안도
후판, 선가의 20%이상 차지...비용 인상 우려하는 조선업계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정부가 중국산 철강 제품의 '덤핑' 행위에 대해 28~38%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착수하면서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시달리던 철강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조선업계에게는 비용 상승의 요인이기 때문이다.

진공흡착식(Vacuum) 크레인으로 고망간강 후판제품을 이송하는 모습. 일반강은 마그넷 크레인을 통해 이송하나, 고망간강은 비자성 강판으로 진공흡착식 크레인을 사용한다. [사진=포스코홀딩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를 통해 높은 후판 관세율로 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역위원회를 열고 '중국산 탄소강 및 그 밖의 합금강 열간 압연 후판 제품'에 대해 잠정 덤핑 방지 관세 부과를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열간 압연 후판에 대한 예비 조사 결과, 덤핑 사실과 덤핑 수입으로 인한 국내 철강 산업의 실질적 피해를 추정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예비 판정했다.

조사 기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잠정 덤핑 방지 관세 27.91%~38.02% 부과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정부가 최고 38%의 관세를 예고한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주로 선박용과 건설용으로 많이 쓰인다.

국내 후판 시장은 약 8조 원 규모다. 국내 후판 수요는 약 800만t 수준으로 2023년 839만t에서 지난해에는 지속적인 건설 경기 악화로 780만t으로 감소했다.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후판은 지난해 138만t 규모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4년 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국내 수요량의 약 20% 수준이다.

후판 가격은 국산 제품이 t당 평균 90만~100만원이다. 반면 중국산은 이보다 20% 이상 싼 평균 70만 원대 수준이다.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따른 중국산 '밀어내기 수출' 등의 후속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덤핑 관세 절차에 돌입하면서 국내 철강 업계는 우선 한숨을 돌리게 됐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중국산 후판이 20~30% 싸게 들어왔다"면서 "문제는 중국 내수보다 중국에서 밀어내기로 내보내는 수출 가격이 더 싸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산 저가 덤핑에 대한 부당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또한 피해 사실이 증명됨에 따라 국내 철강 산업을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한화오션]

철강업계의 안도와 달리 조선업계의 표정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후판은 선가의 20~30%를 차지하는 주요 자재다. 후판 가격이 오를 경우 선박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을 두고 늘 '줄다리기'를 하는 관계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국내 조선업계에 미칠 악영향의 정도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일단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 해도 조선용 후판에는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조선소는 보세구역이기 때문이다.

보세구역은 관세법에서 정하고 있는 외국 물품을 관세 등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관, 제조·가공, 건설, 판매, 전시할 수 있도록 허용한 구역이다. 거의 대부분의 건조 물량을 수출하는 조선사들에게는 반덤핑 관세로 인한 비용 인상이 없다.

다만 국내로 팔리는 선박은 보세구역 혜택을 받지 못한다. 또한 조선사가 직수입하는 후판이 아닌 조선사의 1차, 2차 협력사가 수입해서 1차 가공을 한 후 국내 조선사에 납품하는 중국산 후판 제품 역시 보세구역 적용을 받지 못한다.

이에 조선업계가 과도한 수준의 반덤핑 관세에 대한 우려를 정부에 전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철강협회(회장 장인화)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회장 최성안)는 5일 서울 트레이드타워에서 '제4회 철강-조선산업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앞줄 왼쪽부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강구상 팀장, 산업부 김의중 과장, 조선협회 최규종 부회장, 연세대 민동준 교수, 산업부 이승렬 실장, 철강협회 이경호 부회장, 산업부 송영상 과장, 포스코 김창수 상무 (뒷줄 왼쪽부터) 포스코경영연구원 이윤희 연구위원, 삼성중공업 조지욱 팀장, 한화오션 서신원 상무, 한국조선해양 김용곤 상무, 현대제철 김성민 상무, 동국제강 김지탁 상무 [사진=한국철강협회]

본격적인 반덤핑 관세 부과를 앞두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상생의 방안을 찾기 위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철강협회(회장 장인화)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회장 최성안)는 이날 서울 트레이드타워에서 '제4회 철강-조선산업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철강·조선업계의 상생 협력과 대한민국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경호 한국철강협회 부회장과 최규종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은 "이번 세미나는 철강과 조선업계가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양 업계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