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철강

속보

더보기

최윤범 회장의 '승부수' 집중투표제...백기사 반대 부르는 '악수' 될까

기사입력 : 2025년01월08일 17:04

최종수정 : 2025년01월08일 17:04

고려아연, 23일 임시주총에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 상정
MBK·영풍+고려아연 합산 지분 75%...실효성 문제제기
국민연금 및 '백기사' 대기업 주주, 도입 부정적 기류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꺼낸 '집중투표제' 도입이 오히려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분 대결에서 MBK·영풍 측에 밀리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우호지분(백기사)으로 분류되는 주주들이 집중투표제를 꺼릴 가능성이 있고, 소수 주주에게 실효성이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돼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스핌 DB]

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23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안건 중 하나로 집중투표제 도입을 확정했다.

이 안건은 소수주주 보호 제도 중 하나로 고려아연의 지분 1.63%를 보유한 주주인 유미개발이 제안했다. 유미개발은 최 회장 측의 지분율이 88%에 이르는 최 회장 측 주주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함에 있어서,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1주당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대주주에 맞서 소수 주주들이 자신들을 대표할 이사를 선임시킬 수 있어 소수주주 보호 제도의 하나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이사 선임은 개별 이사 후보에 대해 각각의 찬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이때 지분 51%의 대주주가 있다면, 선임할 이사가 몇 명이든 결국 대주주의 의사대로만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집중투표를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382조의2 3항에 따르면 이사의 선임 결의에 관하여 각 주주는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가지며, 그 의결권은 이사 후보자 1인 또는 다수에게 집중하여 투표하는 방법으로 행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려아연의 총 발행 주식 수(100주) 중 대주주가 51주를 보유하고, 나머지 주주들이 49주를 가지고 있으며, 이사 후보 4명(A, B, C, D) 중 2명을 선임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모든 주주는 1주당 2개의 의결권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주주는 총 104개의 의결권을, 나머지 주주들은 총 98개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

이사 후보 4명 중 대주주 추천이 A, B 후보이고, 나머지 주주 추천이 C, D 후보라면, 일반적인 선임 방식으로는 A, B 후보가 개별 투표를 통해 각각 찬성 51표를 얻어 대주주 추천 이사만 선임된다.

그러나 집중투표제에서는 나머지 주주들이 C, D 후보 중 한 명에게 98표의 의결권을 몰아준다면, 대주주는 104표를 어떻게 나누더라도 최다 득표 순 원칙에 의해 나머지 주주가 추천한 이사 1명의 선임을 막을 수 없다. 집중투표제를 통해 소수주주가 이사회를 장악할 수는 없지만, 대주주 추천 일색의 이사회 구성은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이유로 소액주주연대와 ESG 기관들은 집중투표제 도입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헤이홀더'는 지난해 12월 27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위기에 몰린 고려아연의 묘수' 글에서 "고려아연이 꺼내든 집중투표제 카드는 매우 훌륭한 선택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또한 의결권 자문기관 중 하나인 한국ESG평가원은 주주총회 의안 분석 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의 장기 지속 성장과 주주 권익 측면에서 현 경영진 측이 보다 바람직하다"며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사진=뉴스핌 DB]

그러나 최 회장 측 백기사로 분류돼 온 대기업 주주와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집중투표제에 대해 부정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최 회장 측의 딜레마다. 또한 최 회장 측과 MBK·영풍이 치열한 공개 매수 대결을 펼치며 고려아연 지분이 1대 주주와 2대 주주에 몰려 집중투표제 도입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은 MBK·영풍 측이 40.97%, 최 회장 측이 우호지분을 합해 33% 수준으로 이들을 합하면 75% 수준에 육박한다.

여기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지분 12.27%와 경영권 분쟁 후 63만 2118주를 팔아 지분율이 7.49%에서 4.51%로 줄어든 국민연금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소수주주 지분은 합산 8% 안팎으로 추정된다.

특히 고려아연이 이번 임시주총에서 '정관 변경(집중투표제 도입)의 건 가결'을 전제로 같은 임시 주총에서 연이어 집중투표제 방식의 이사 선임을 청구하며 고려아연의 소수주주는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이사 추천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백기사로 분류되는 현대차, LG화학, 한화 등 대기업 주주들의 지지도 100% 확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소수주주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집중투표제에 부정적이어서 정관에서 이를 배제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또한 한석훈 국민연금 기금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집중투표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집중투표제는 상법 제369조 1항의 '1주 1의결권' 원칙에 어긋나는 이례적 제도"라며 "또 소수파 주주의 경영 참여를 허용해 이질적 이사회 구성으로 인한 이사회의 형식화나 의사 결정 지연, 경영의 비효율성, 경영 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MBK·영풍는 이 점을 파고들어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이 현 시점에서는 제도의 본 취지인 소수주주 보호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MBK·영풍은 "집중투표제 도입 의안이 가결되고 이사진 수가 19인으로 제한되면 주요 주주들의 보유 지분을 고려했을 때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1대 및 2대 주주에 한정되고, 기타 소수주주 측 이사 선임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3% 지분을 가지는 소수주주가 이사 1인을 집중투표제 하에서 선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40명 이상으로 구성돼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최 회장 측은 이사 수 상한제를 제안함으로써 이를 아예 막고자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이사 선임 시 소수주주의 영향력은 크게 증대된다.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MBK·영풍 등 지배 주주들은 자신만을 위한 이사회 구성이 매우 어려워진다"며 "소수주주를 포함한 일반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인물을 추천하고 이사회를 구성해야만 소수주주들의 집중투표 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MBK·영풍은 자신들만의 기준과 가정에 가정을 더한 수식을 앞세워 집중투표제가 도입돼도 소수주주 추천 이사는 선임되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 플레이를 하며 시장과 주주를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의성 산불 진화헬기 조종사 사망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경북 의성군 산불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했다. 산림청은 사고 직후 전국의 진화 헬기 운항을 중지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26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1분경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493번지 인근에서 산불을 진화하던 헬기 1대가 추락했다.  경북 의성군 산불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했다. [사진=독자 제공] 해당 헬기는 경북 의성지역에 지원 나온 강원 인제군 임차 헬기(기종: S76, 중형)로 확인됐다. 헬기 탑승자는 기장 1명이며,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림청은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고 즉시 전국에서 투입된 산불진화 헬기에 대해서 안전을 위해 운항 중지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dream@newspim.com 2025-03-26 13:50
사진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이사회 의장 복귀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7년 만에 이사회에 복귀하며 의장직에 공식 선임됐다. 같은 날 최수연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도 원안대로 통과되면서, 네이버는 AI 전환기 대응을 위한 새 리더십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해진 의장은 이날 정기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 복귀를 승인해주신 주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기존 GIO 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젊은 경영진과 기술자들이 더 활발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AI 시대를 맞아 '검색의 시대는 저물었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인터넷의 다양성이 유지되기 위해선 다양한 검색 서비스가 존재해야 한다"며 "네이버만의 검색 엔진이 여전히 중요한 시대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세계가 한두 개의 AI만 사용하는 일은 슬픈 일"이라며, 네이버가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거대 기업들과 경쟁을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이번 주총에서는 최수연 대표이사의 연임도 결정됐다. 최 대표는 "임기 첫 3년은 네이버를 향후 10년, 20년을 버틸 수 있는 체질로 바꾸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바탕으로 보다 공격적인 사업 전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AI 기반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을 내일(27일) 출시하고, 연내 AI 에이전트를 본격 선보이겠다"며 "커머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데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네이버는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10조 7,377억 원, 영업이익 1조 9,793억 원, 당기순이익 1조 9,32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32.9%, 순이익은 96.1% 증가한 수치다. 최수연 대표는 이 같은 성과에 대해 "AI 기술을 전 사업에 접목하는 전략의 초석이 된 결과"라며 "앞으로 광고 플랫폼 'AD Voost' 고도화와 커머스 AI 추천 기술 강화 등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네이버는 이사회 재편을 통해 AI·글로벌 전략을 위한 조직 개편도 병행하기로 했다. 기존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김남선 리더는 미국 포시마크 이사회 의장 겸 전략투자 책임자로 이동하고, 후임에는 재무 전문가 김희철 센터장이 임명됐다. 네이버는 앞으로 온서비스 AI 전략을 기반으로 검색, 광고, 콘텐츠, 커머스 전 영역에 걸친 AI 전환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AI 에이전트는 커머스를 중심으로 먼저 도입돼 개인 맞춤형 쇼핑 경험을 구현하고, 이후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양태훈 기자]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가 모바일 환경에서도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과 맞서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만의 방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AI 시대에도 같은 정신으로 네이버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젊은 리더들이 과감히 시도하고,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며 창업자로서의 철학을 강조했다.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dconnect@newspim.com 2025-03-26 13:05
안다쇼핑
`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