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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 농축'과 씨름한 북핵 협상 30년...제재 뚫고 HEU 대량생산 성공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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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 농축, 북핵 문제 핵심이자 본질적 요소
무수한 북·미 대화와 합의 좌초시킨 '딜브레이커'
대규모 농축시설 공개해 미국 '정책 실패' 부각
美에 '새로운 대북접근법' 강요...사실상 대선개입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북한이 지난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우라늄 농축시설 등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동안 은밀하게 운영해왔던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 시설을 처음 공개한 것은 핵무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대규모 농축 시설을 사진과 함께 공개한 것은 '비핵화는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라늄 농축 활동은 북핵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지난 30여 년간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은 핵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을 계속해왔다.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번번이 좌초하게 된 배경에는 항상 우라늄 농축 문제가 있었다.

◆ 북한의 '이중 경로' 우라늄 농축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이 가장 중요시했던 문제는 '현상 동결(standstill)'이었다.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핵 활동이 정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 활동 중단은 모든 대화의 전제조건이었다.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핵물질은 두 가지다.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추출하는 플루토늄, 그리고 천연 우라늄에 0.7% 정도 포함된 우라늄-235의 농도를 90% 이상으로 농축한 HEU다. 1990년대 초 북핵 위기의 원인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5MWe 규모의 실험용 원자로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북한은 이에 대한 IAEA의 특별 사찰을 거부함으로써 북핵 위기가 시작됐다.

미국은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을 중단시키기 위해 북한과 협상을 시작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영변의 실험용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 등을 '동결'시켰다.

하지만 북한은 제네바 합의가 이행되는 동안에도 은밀하게 핵 능력을 키워나갔다. 영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생산은 중단했지만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을 계속해 '다른 경로로 핵 능력을 키워나가는 이중 전략'을 구사했다.

북한이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부품을 비밀리에 밀수입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미국은 2002년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부무 차관보를 평양에 보내 이를 추궁했다. 그러자 강석주 당시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는 그보다 더 강력한 무기도 만들게 돼 있다"라고 맞받았다. 미국은 이를 북한이 HEU 프로그램을 시인한 것으로 간주했다. 이로 인해 북·미 간 최초의 핵 합의였던 제네바 합의가 깨지고 '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된다.

◆ '딜 브레이커'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추출은 대규모의 재처리 시설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외부의 감시에 쉽게 노출된다. 하지만 우라늄 농축 활동은 작은 공간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소규모로 분산시켜 은닉하면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라늄 농축이 심각한 사안으로 간주되는 이유는 이러한 은닉성 때문이다. 1993년 자발적으로 핵 프로그램 포기를 선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IAEA 사찰단에게 공개한 우라늄 농축 시설은 누구도 예상 못한 놀이공원의 한 건물 지하실에 있었다.

2003년 6자 회담을 통한 북핵 협상이 다시 시작됐을 때도 최대 관건은 우라늄 농축이었다. 북한은 태도를 바꿔 농축 활동을 강력히 부인했으나 미국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2005년 '북핵 협상의 바이블'로 불리는 9·19 공동성명이 도출되고 이를 토대로 2007년 '2·13 초기 조치'까지 합의했지만 결국 6자 회담은 더 나아가지 못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한 의구심이 가시지 않은 탓이다.

북한은 미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고 원자로 가동 일지와 우라늄 농축에 쓰였다는 의심을 받는 수입 알루미늄관을 미국에 제공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서 우라늄 농축의 흔적을 발견했다. 미국은 검증에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북한은 이에 반발했다. 결국 6자 회담은 2008년 12월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결렬시킨 원인도 우라늄 농축이었다. 북한은 영변의 핵시설 폐쇄와 주요 대북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 했지만 미국은 영변 이외의 지역에 존재하는 우라늄 농축 시설을 합의에 포함시키려 했다. 우라늄 농축 문제가 북·미 협상을 번번이 좌초시키는 '딜 브레이커'였다는 사실은 지난 세월 북핵 대화의 역사가 잘 보여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에서 1차 북미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악수하고 있다. 북미 간 합의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를 넘지 못하고 이듬해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결렬됐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원심분리기 스스로 공개한 북한

우라늄 농축 활동을 완강히 부인하던 북한은 2010년 11월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핵 과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포함한 '스탠퍼드대 팀'에게 우라늄 농축 시설인 원심분리기를 스스로 공개해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영변 핵시설의 플루토늄 생산 시설을 놓고 미국과 협상을 벌여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던 북한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내세워 새로운 딜을 시도하려는 의도였다.

당시 북한은 헤커 박사에게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 시설을 먼 발치에서 보여줬을 뿐 자세하게 관찰하도록 허락하지는 않았다. 대신 북한 과학자들이 북한의 농축 능력에 대해 말로 설명했다.

북한 과학자들은 원심분리기 한 기당 농축 능력을 '연간 4SWU'라고 밝혔다. 이는 파키스탄이 만든 P2형 원심분리기의 농축 능력과 같은 것이었다.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P2 원심분리기를 토대로 생산 시설을 갖췄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은 북한의 농축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원심분리기 부품 조달을 차단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원심분리기는 부품을 수시로 교체해줘야 하는 소모품이어서 부품 공급이 생명이었다. 북한은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부품을 자체 생산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2000년대 말까지 세계 각국에서 원심분리기 부품 밀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원심분리기 부품 조달을 차단할 수 있다면 북한의 핵 능력 진전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는 것이 당시 미국의 판단이었다.

◆ 수출 통제와 제재 무력화

우라늄 농축 활동에 필수적이면서도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과 핵심 부품은 6불화 우라늄, 머레이징 강철, 주파수 인버터, 진공 펌프기, 링 마그넷 등이었다. 미국은 북한이 이를 자체 제작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북한이 원심분리기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더 이상 포착되지 않자 미국은 북한의 자체 생산 성공 여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2013년 6월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자강도 기계공단 현지 지도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보도 사진에는 컴퓨터수치제어(CNC)에 의한 유동 성형 선반이 등장했다. 이 설비는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초고강도 금속 머레이징 실린더를 제작할 때 이용되는 것이었다. 미 정보 당국은 이런 보도 사진과 북한의 과학 보고서, 대외선전 자료를 통해 북한이 원심분리기 제작에 필요한 부품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는 북한에 대한 수출 통제와 제재를 통해 핵 능력을 제한하려는 국제사회의 대응 전략이 2010년 이후 무의미해졌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뚫고 핵무장에 성공할 수 있는 사실상의 통로를 개척한 셈이다.

2008년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핵 과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영변 핵단지 내 시설을 둘러보고 았다. [사진=-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의 시사점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사진과 함께 공개한 것은 이 시설들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진전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이 공개한 원심분리기가 파키스탄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자체 개량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 센터 특별연구원도 2010년 헤커 박사에게 보여줬던 P2 모델보다 훨씬 진전된 설계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를 공개함으로써 핵 보유국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핵물질 생산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북한을 비핵화하려는 미국의 목표가 부질없는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북한은 또 이번에 공개한 사진을 통해 그동안 제재와 압박을 내세운 미국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고 미국에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강요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의 대선에 개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은 이번에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이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는 곧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 대선 이후 북한이 미국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협상에 올릴 의제는 비핵화가 아니라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한 상태에서 핵 능력 제한을 논의하는 '핵 군축'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농축 시설 공개는 북핵 문제가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대북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는 미국 대선이 끝난 직후 조속하게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간 정책적 조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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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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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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