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도 넘는 판사 좌표찍기

기사입력 : 2024년06월13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6월13일 08:00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법정에서 재판을 취재하다 보면 다양한 피고인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특히 형사재판에서 실형이 선고되고 구속되기 직전의 피고인들은 대부분 재판장을 향해 "한 번만 기회를 달라", "살려달라"고 말하며 선처를 구한다.

물론 판결에 불만을 보이며 법정에서 항의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피고인도 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법원은 아직도 어려운 곳이자 무서운 곳으로 여겨진다.

이성화 사회부 기자

정치적 사건들은 어떤가. 최근 들어 정치인이 피고인인 사건이나 관련된 사건에서 담당 판사에 대한 이른바 '좌표찍기'는 거의 필수코스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중형을 선고받자 검찰을 넘어 사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판·검사가 법을 왜곡해 사건 당사자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만들면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법 왜곡죄'를 신설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심판도 선출해야 한다"며 '판사 선출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에 이 전 부지사를 직접 변론한 변호사들까지 재판장 비난에 가세했다. 변호인 중 한 명인 김광민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판결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욕설을 암시하는 자음을 게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다른 변호인인 김현철 변호사도 카메라 앞에서 "브라질 대통령을 부패 뇌물 사건으로 조작해 구속했던 판사가 떠오른다"며 재판장을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항소심에서 평균적인 법관이 판단한다면 (1심) 결과는 바뀔 것"이라고도 했다. 다시 말해 1심 재판장은 한쪽에 치우쳐서 검찰의 주장만 취사선택해 유죄를 선고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법원과 판사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정치적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비한다. 재판장이 스스로 나서 자신이 맡은 사건과 관련된 기사는 안 보려고 한다는 방침을 세우는가 하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집행정지와 관련해선 의대생 자녀를 둔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하지 않기로 하는 등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원의 노력에도 집행정지가 기각되자 의료계에선 정부 측 손을 들어준 재판장을 향한 과도한 비난이 쏟아졌다. 심지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대법관 후보 심사동의자에 포함된 재판장이 대법관직에 회유됐다고 주장하며 명예훼손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나아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1심과 같이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항소심 담당 법관의 사진을 올리고 "제정신인가"라며 인신공격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각 법관이 속한 서울고법과 창원지법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정당한 비판은 사법부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내 주장이 옳고 내 기준에 어긋나는 판결은 잘못됐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무차별적 비난은 지양해야 한다.

사법부 판단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하고 장외 여론전을 통해 갈라치기하는 것은 결국 헌법이 보장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하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shl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젊은 윤석열" 싸늘하게 식은 현장민심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 신체 부위' 발언을 한 이후 유세 현장에선 싸늘하게 식은 민심이 엿보였다. 이준석 후보가 해당 발언에 대해 기자들에게 해명하는 도중 지나가던 시민들은 "젊은 윤석열", "여성 유권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8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유세 트럭에 올라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28 allpass@newspim.com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준석 후보 캠프 빌딩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7) 씨는 "대통령 후보를 뽑는 토론인데 (발언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 가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적인 감정이 섞인 것 같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실망스러운 반응이 이어졌다. 대학생 임모(27) 씨는 "젊고 성실한, 신선한 모습이 좋아서 팬이었는데 어제 발언은 실망이 크다"며 "본인이 여혐 프레임을 벗고 싶었다면 어제처럼 발언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성 지지층을 얻기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이준석 후보의 마지막 유세 현장인 강남 코엑스를 찾은 직장인 서모(39) 씨도 "그간 토론을 보면서 주목해왔던 후보인데, 어젠 사석 술자리에서도 안 할 법한 이야기를 했다고 느꼈다"며 "꼭 본인 입으로 그 얘기를 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시민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잔디마당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유세 연설을 듣고 있다. 2025.05.28 allpass@newspim.com 이준석 후보는 코엑스 유세 현장에서 직접 논란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코엑스 앞 유세차량에 오른 그는 연설 도중 "이준석을 제명시키자고 국회 윤리특위에서 뭘 낸다더라. 참 같잖아서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에게 인터넷상에 이재명 후보 아들로 추정되는 사람이 했던 말에 대해 검증을 하겠다고 사전질문으로 '이런 것에 대한 당신들의 기준이 어떠냐'고 물은 것이 징계사유라고 하는 건 예전에 70년대, 80년대에 야당을 탄압하던 독재정권에서 갖다붙이던 얘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세현장에 있던 박모(34) 씨는 "토론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었다. 아이들이 듣고 인터넷으로 자세히 찾아볼까 걱정됐다"며 "전 연령층이 다 보는 토론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취지는 좋으나 방식이 안타까웠단 목소리도 나왔다. 최모(29) 씨는 "상대 후보의 가족리스크, 성인식 관념에 대해 검증하려는 시도는 알겠으나 그걸 확인하는 방식이 너무 거칠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전날(27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에게 여성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어떤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면 여성 혐오냐"고 물었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과거 온라인 게시물에 올렸던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권영국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 묻는 취지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여성단체 등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성폭력·언어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병철 변호사와 사회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잇따라 이준석 후보에 대한 수사기관 고발 방침을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28일 오전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실제 발언 원본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순화해서 표현한 것이고, 그에 대해 어떻게 더 순화할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토론을 보면서 불편하셨을 국민께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면서도 "그런 언행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5-28 19:51
사진
정치색 논란 부른 카리나 빨간 점퍼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올린 한 장의 사진이 예상치 못한 정치색 논란으로 번졌다. 카리나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미 이모티와 함께 일본 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카리나는 빨간색으로 숫자 2가 적힌 점퍼를 입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빠르게 삭제됐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사진을 올렸다가 급하게 삭제한 에스파 카리나. [사진=카리나 SNS 캡처] 2025.05.28 moonddo00@newspim.com 카리나의 '빨간 점퍼+숫자 2' 사진 논란은 단순한 일상 사진이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정치적 해석으로 번진 사례다. 이번 논란을 두고 "유명인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과도한 해석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카리나 팬덤은 28일 "정치적 프레임과 온라인 혐오 속에서 여자 연예인이 희생되면 안된다"며 "한 여자 연예인의 SNS 게시물이 특정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며 논란이 확산됐다"고 성명문을 냈다. 이어 "표현의 자유는 결코 누군가의 명예와 존엄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행사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모습에 일부 누리꾼들은 "애국 보수 카리나", "오늘부터 팬"이라고 댓글을 달고 특정 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며 추측했다. 반면, "다 정치색으로 해석하는 건 피곤하다", "추측이 지나치다" 등의 반응도 많다. 3년전인 지난 대선 기간에 그룹 몬스타엑스 민혁은 공식 팬카페에서 빨간색 하트 이모지를 게시했다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민혁은 "쓸데 없는 데에 의미 부여하지 마라. 시간 낭비다. 마음 그대로 봐라. 아이돌 정치 얘기 안 한다고 몇 번 얘기했다"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에스에프나인(SF9) 다원은 유 소통 어플 닉네임을 '2상혁'이라고 교체해 "대놓고 2번을 지지한다고 티를 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배우 정호연은 '1번'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은 바닥 사진을 게재해 역시 대선 당일 특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당시 태연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사진=태연 SNS] 2025.05.28 moonddo00@newspim.com 지난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더보이즈 주연에 대한 '특정 정당' 정치색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주연은 개표 도중 유료 소통 어플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를 변경했다. 사진 속 주연은 빨간색 후드 티를 입고 있었다. 이후 해당 프로필은 빛삭(빛의 속도로 삭제)됐지만 누리꾼들은 "무슨 생각으로 올린거지", "멀리 안 나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룹 뉴진스 멤버 혜인은 동료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 이후 팬 소통 플랫폼 '포닝'의 프로필 사진을 '파란색 버니즈'로 변경해 때아닌 '정치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가수 태연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하루 앞둔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BLUE'라는 문구와 함께 파란색 가디건을 입고 찍은 사진을 공개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 표현 논란이 일었다. 배우 정우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넓은 모래사장 한 가운데 투표 도장 마크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는 파란 바다 사진을 공개, 누리꾼들은 특정 정당의 투표를 독려한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moonddo00@newspim.com 2025-05-28 0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