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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노동법원 설치 추진...선진국 모범사례 어떻게

기사입력 : 2024년05월21일 17:02

최종수정 : 2024년05월21일 17:02

윤 대통령, 고용부·법무부 등 관계부처에 노동법원 설치 지시
"우리 사회도 노동법원 설치할 단계…임기 중 관련 법안 제정"
노동법원 설치방법·운영방식 등 논의해야…야당 협치도 숙제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노동법원 설치를 재추진하면서 이미 노동법원을 도입해 운영 중인 선진국들의 사례가 조명되고 있다. 

노동법원을 운영 중인 대표적 국가로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이 손꼽힌다. 특히 노동법 선진국인 독일은 노동법원에서 '3심제도'를 운영해 사실상 법원의 기능을 수행 중이다.

◆ 고용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노동법원 설치 준비 작업 착수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노동법원 설치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노동법원 설치를 위한 협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노동법원 설치는 사법시스템의 큰 변화가 수반돼 심도있는 준비가 필요한 만큼, 임기 내 추진될 수 있도록 법무부 등 관계부처는 물론 법원 등 사법부와 협의도 조속히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토론회 사후 브리핑을 진행 중이다. [사진=고용노동부] 2024.05.16 jsh@newspim.com

노동법원 설치 논의는 윤석열 대통령 주도로 이뤄졌다. 노동약자들의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우리 사회도 노동법원을 설치할 단계가 됐다"며 "노동부와 법무부가 기본법을 준비해 임기 중에 노동법원 설치 관련 법안을 낼 수 있게 지금부터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노동법원은 특허법원·가정법원처럼 노동사건을 전담하는 특별법원을 말한다. 한국의 경우 노동관계 관련 판정·조정 업무를 하는 준사법적 행정위원회인 '노동위원회'와 '법원'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노동법원이 설치되면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역할을 통합해 보다 체계적인 판정이 가능해진다.

윤 대통령은 "노동법원이라는 게 노동법 위반 문제만 다루면서 해고가 공정했느냐 뿐만아니라 노동 형법을 위반해서 민사상에 피해를 보았을 때 원트랙으로 같이 다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임금 체불 사업자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근로자는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별도의 민사소송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노동법원이 만들어질 경우 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더욱이 노동법원 설치 시 노동 사건 판정 단계와 기간도 대폭 줄일 수 있다. 현재 임금체불, 해고 등 노동 관련 사건은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두 단계에 걸쳐 판정을 내린다. 지노위 판정에 불복할 경우 중노위에서 또 한 번 판정을 받아볼 수 있다.

노동위원회 판정에도 불복하면 해당 사건은 법원으로 넘어가 1심(행정법원)과 항소심(고등법원), 상고심(대법원)까지 3단계 과정을 더 거친다. 총 5단계를 거쳐야 근로자가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민사소송 등 추가적인 절차 등을 밟으려면 최소 몇 년이 더 소요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노동 사건 판정을 희망하는 당사자가 노동위원회와 법원 판정을 다 받아보려면 최소 1년에서 길게는 몇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든 노동약자들의 경우 판정을 받다가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운영방식이나 설치 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노동법원 설치 시 5단계의 과정을 최소 2~3단계 줄일 수 있다. 노동위원회에서 운영 중인 조정심판원 외에 고용심판원을 별도로 둬 두 개의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식, 법원 내 별도의 노동법원을 설치하는 방식 등이 가능성 있게 검토된다.  

김태기 중노위 위원장은 "(노동법원 설치는)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면서 "노동위원회를 예로 들자면 고용심판원을 하나 더 만들어 고용심판원과 노동심판원으로 운영될 수 있다. 이 경우 노동위원회가 2개로 확대 개편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법원 설치를 위해서는 법원 설치 근거 등을 포함한 법원조직법 개정안과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개정안 등이 이뤄져야 한다. 즉 야당이 협조해야 노동법원 설치가 이뤄질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 공약 중 하나로 노동법원 설치를 내건 바 있다. 

◆ 독일·영국·프랑스 노동법원 운영…미국·일본은 아직 없어 

노동법원을 운영 중인 대표적 국가로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을 들 수 있다. 3개국 모두 노동법 제정과 관련해 긴 역사를 가졌다. 독일과 영국은 19세기 초, 프랑스는 20세기 초 노동법을 제정해 운영 중이다. 

독일의 사법부는 사건 관할에 따라 일반법원 및 행정법원, 재정법원, 노동법원, 사회법원과 헌법재판소로 나뉜다. 연방노동법원은 노동 사건을 관할하는 최고법원으로, 노동법상 권리분쟁을 담당한다. 지역별로 자체적인 하급심 법원을 둬 3심제로 운영한다. 1심은 지방노동법원, 2심은 주노동법원, 마지막 3심은 연방노동법원이 맡는다. 각 재판부는 직업 법관과 비직업법관(노사 대표)으로 재판부를 구성한다.

독일 '노동법원'은 1890년 설치돼 13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노동법원 설치 이전에는 공장 법원, 상인 법원 등을 운영해 노사 분쟁, 상인들 간 분쟁 등을 처리했다. 

노동법 전문가인 김 위원장은 "독일의 노동법원 탄생 이전에는 공장 법원, 상인 법원 등이 운영돼 분쟁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이를 다 합쳐서 노동법원으로 통합했다"면서 "꽤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은 고용노동분쟁의 대부분을 노동법원의 직업판사가 화해를 통해 해결하고, 화해에 이르지 못하면 명예판사(노·사)가 참여해 판정으로 해결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법원 내 '고용심판소(ET)'가 노동법원의 기능을 담당한다. 먼저 조언화해중재서비스원(ACAS)에서 화해를 통해 고용노동분쟁을 해결하고, 화해에 이르지 못하면 법원의 소속기관인 고용심판원의 직업 판사가 명예판사(노·사)의 도움을 받아 판정한다. 2심까지는 노동법원에서, 3심은 대법원이 맡는다. 

프랑스도 노동민사사건 중 개별적 노동관계 분쟁을 전담하는 '노동법원'을 운영 중이다. 노동법원에서 1심만 담당하고 항소심과 상고심은 일반법원에서 진행한다. 프랑스 노동법원은 노사 대표가 동수(노사 각 2명)로 구성된 비직업법관으로만 채워진다는 게 특징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노동 관련 사건을 일반법원에서 처리한다.

일본의 경우 부당노동행위 등 집단노동분쟁은 노동위원회가 화해를 통해 우선 해결한다. 해고와 임금체불 등 개별고용분쟁은 종합노동상담코너에서 상담으로 주로 해결한다. 화해에 이르지 못한 경우, 지방법원 내 노동심판위원회에서 노·사 참여하에 화해와 판정으로 해결한다.

미국은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를 두고 노동 관련 분쟁에 대한 조정·중재를 우선 유도한다. 조정·중재가 어려운 경우 법원으로 해당 사건을 넘겨 최종 판정을 내린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위원회 결과를 최대한 존중해 판정한다. 집단 분쟁에 대한 조정은 연방조정화해기관(FMCS)에서, 고용관계에서 차별행위에 대한 구제는 고용기회균등위원회(EEOC)에서 별도로 담당한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경우 노동법원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지만, 행정기관이 법원처럼 운영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노동위원회, 기회균등위원회 이런 곳은 행정기관이긴 하지만, 법원식의 운영 방식을 많이 도입하고 있고 법원도 이들 위원회의 결과를 존중해준다"고 설명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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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공의 7707명 모집 개시...주요 병원 교수들 "내 제자 아니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이 22일 개시됐다. 정부가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에 대한 사직 처리를 요청하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과 일부 병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어 시작 전부터 파행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수련병원은 이날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하여 이달 말까지 지원을 받는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서울성모병원 정부 요청에 따라 수련병원들은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고, 전체 전공의 1만4531명의 56.5%인 7648명이 사직 및 임용 포기로 처리됐다. 수련병원들은 사직 처리된 전공의 수보다 많은 7707명을 하반기 모집하겠다고 신청했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과 의료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채용에 대해 교육을 거부하거나 면접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채용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속 일부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를 뽑아서는 안 된다"며 강행 시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960명의 전공의 중 881명을 사직 처리하고, 하반기에 1019명을 모집하겠다고 정부에 신청한 상황이다.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하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지도 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며 보이콧 성명을 냈다. 주요 대학병원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러한 움직임에 합세하는 모양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국민께 드리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전공의들의 지난 2월 집단 사직과 미복귀에 대해 "정부의 잘못된 의료 정책에 젊은 의사들과 예비 의사들은 본인들의 진로까지 위태로워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단호하고 결연하게 항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대증원에 대해 원점 재논의를 주장하기도 했다. 입장문은 "(꼬인 실타래를 푸는) 묘책은 바로 2025년도 의대 증원을 비롯하여 그동안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의료 정책들을 2월 6일 이전으로 되돌리고 의정 논의, 합의를 거쳐 합리적 행정을 펼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무모한 의대 증원을 취소하고 신뢰 관계를 회복한 후 의정 협의를 시작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같은 날 입장문을 발표하며 정부를 향한 비판을 가했다. 입장문은 "정부는 전공의를 사직케 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앞서 사직서 수리를 금지하도록 명령한 것과, 이를 철회한 것의 손해의 책임을 정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브란스병원이 사직 전공의들을 일괄사직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병원은 내년 이후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하반기 가을 턴으로 정원을 신청하였지만 우리 교수들은 이 자리는 우리 세브란스 전공의를 위한 자리임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병원 경영진과의 마찰을 예고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만에 하나 정부의 폭압과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우리의 병원이 사직 처리된 우리 전공의들의 자리를 현재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이 없는 이들로 채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의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이라며 "우리 연세의대 교수들은 작금의 고난이 종결된 후에 지원한다면 이들을 새로운 세브란스인으로 환영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 할 제자와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범 의료계 의사결정 기구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는 지난 20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날 의료 현안과 관련된 발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온갖 꼼수를 동원해 뽑을게 아니라 이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뜻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길이 유일하게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란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calebcao@newspim.com 2024-07-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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