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압도하는 '검은숯의 작가' 이배,베니스 통해 세계무대 정조준한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연계전시 선정
-4월20일 빌모트재단서 '달집 태우기' 개인전 개막해 11월24일까지 개최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숯의 작가' 이배(LeeBae ·68)는 압도하는 검은 숯 회화와 조각으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아왔다. 이배의 깊고 검은 작품들은 장중하면서도 묵직하다. 그의 유려하고, 힘찬 붓의 스트로크가 생생히 살아있는 회화와 드로잉은 특히 압권이다. 그의 작품을 마주한 국내 팬들은 물론, 서양의 미술팬들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조형세계'에 작품 앞에서 발길을 떼지 못하곤 한다. 그런 그가 베니스(베네치아)를 통해 다시금 세계 미술계를 정조준한다.

이배는 오는 4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막을 올리는 제 60회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공식 연계전시를 현지서 갖는다. 작가는 빌모트재단 초대로 4월 20일부터 11월 24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의 빌모트재단에서 '달집태우기'를 주제로 영상작품과 설치미술, 회화를 다채롭게 선보인다.

[서울 뉴스핌] 오는 4월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공식 연계전시를 갖는 작가 이배. 자신의 회화 작품 옆에 섰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4.02.21 art29@newspim.com

이배 작가의 베니스 전시는 4월에 열리지만 작업의 출발은 정월대보름이었던 지난 24일 경북 청도에서 막을 올렸다. 작가는 베니스비엔날레 연계전시의 서막을 알리는 '달집태우기' 행사를 음력 1월 15일에 고향인 경북 청도에서 주도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음력 대보름인 지난 2월 24일 경북 청도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퍼포먼스에 사용된 달집. [사진=조현화랑] . 2024.02.29 art29@newspim.com

달집에는 청도마을 사람들과 세계 곳곳서 보내온 소원을 적은 전통 한지가 묶였고, 농악대 공연에 이어 작가가 달집에 불을 붙이며 '달집태우기'가 시작됐다. 소나무 가지를 켜켜이 쌓아올려 만든 달집은 화염을 뿜어내며 활활 불이 붙었고, 달빛 아래서 야심한 시각까지 타올랐다. 작가는 다음날 검게 숯으로 변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영상에 담았고, 이 영상은 베니스 빌모트재단 전시장 입구에 7대의 빔 프로젝트에 의해 '버닝'이라는 타이틀로 관객들을 맞게 된다.

청도에서는 매년 정월대보름에 마을 전체가 모여 송액영복과 풍년을 빌며 세시풍습인 '달집태우기' 행사를 열어왔다. 청솔가지와 짚단을 높이 쌓아올린 '달집'은 매년 정월보름달이 떠오를 때 태워졌고, 뒷날 불길이 꺼지면서 남은 숯은 다음번 달집태우기가 열릴 때까지 행운의 부적으로 간직하곤 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경북 청도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2024.02.29 art29@newspim.com

이배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전통 의례에 큰 영향을 받았다. 훗날 그의 작업에 숯이 들어온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작가는 수십 년간의 예술적 탐구와 실천을 통해 조각, 회화, 혼합 매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숯 작업을 고유한 방식으로 확장하고 심화시켰다. 결국 숯은 이배 예술의 본질이자 그 뿌리로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서울 뉴스핌] 오는 4월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베니스에서 공식 연계전시를 갖는 작가 이배. [사진=이영란 기자] 2024.02.21 art29@newspim.com

작가는 최근 서울 논현동 1964빌딩에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 연계전시 설명회에서 "어린 시절 달집태우기 행사를 무수히 보아왔다. 그런데 훗날 프랑스 파리에서 작업하다가 우연히 '숯'을 접하게 됐고, 내 근원임을 깨닫게 됐다"며 "이후 나의 숯 작업은 나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베니스 전시를 구상하며 나의 근원과 베니스에서 열리는 현대미술의 가장 중요한 행사를 연결하려 면 무엇이 좋을까 생각했는데 '달집태우기'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베니스 전시에서는 달집태우기 영상 외에 다양한 숯 작업들이 소개된다. 캔버스에 절단한 숯조각을 빽빽하게 놓고 접합한 뒤 표면을 연마한 대형 평면작 '불로부터'(Issu de Feu)를 비롯해, 전시장 바닥과 벽을 전통 배첩방식으로 도배한 종이에 청도에서 달집이 타고 남은 숯을 이용해 작업한 '붓질'(Brushstroke)도 출품한다.

이에따라 절단된 숯이 타일처럼 배열되고 마감돼 숭고한 빛을 띄는 작품들이 빌모트 재단 전시실 바닥과 벽면에 굽이칠 것으로 보인다. 이배의 출품작 전반은 생성과 소멸, 현실과 피안, 채움과 비움을 넘나들며 만물의 어우러짐을 전세계에서 모여든 미술관계자들에게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가는 "숯을 작업에 사용하는 이유는 그 안에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 뉴스핌] 이영란 기자=이배 작가의 '달집태우기 LA MAISON DE LA LUNE BRÛLÉE'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연계전 포스터. 2024.02.21 art29@newspim.com

베니스의 수로와 맞닥뜨리는 빌모트재단의  마지막 전시실(통로)에는 작가가 고향 청도의 과수원에서 바라보던 달빛을 재현한 공간 설치미술인 '달빛 통로'로 조성된다.

작가는 "지난 1년간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나 자신에게도, 보러 오는 이들에게도 보여주거나 보는 전시 보다는 '느끼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스튜디오에서 작업 중인 작가 이배. [사진= 조현화랑] 2024.02.21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는 한솔문화재단(뮤지엄 산)과 빌모트 파운데이션이 주관하고 조현화랑(회장 조현)과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한국문화원, 주이탈리아한국대사관, 주한이탈리아문화원 등이 후원한다.

작가는 "이번 베니스 전시를 통해 세계 미술계로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간 유럽과 중국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뉴욕 록펠러센터 채널가든에 높이 6.5m의 숯조각을 설치했다. 베니스를 기점으로 큰 변화가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 발렌티나 부찌(Valentina Buzzi)가 큐레이팅을 맡았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배의 회화및 입체 설치미술. [사진=조현화랑] 2024.03.01 art29@newspim.com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이배는 1990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에서 작업해왔다. 근래에는 프랑스와 청도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이배는 유화물감이나 아크릴릭 같은 서양재료 대신, 숯으로 작업하는 작가는 숯이 가지고 있는 삶과 죽음, 순환과 나눔 등의 태생적 관념에 자신의 고유한 예술적 상상력을 더해 드로잉, 회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으로 확장시켜왔다. '숯'이라는 재료로 흑백의 서체적 추상및 입체작업에 30년간 집중한 결과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배는 프랑스 기메미술관, 페르네브랑카 파운데이션, 생테티엔 현대미술관, 중국 베이징 투데이아트미술관, 대구 인당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의 매그파운데이션과 기메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