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대전의 문화자존심'헤레디움서 만나는 안젤름 키퍼의 장엄한 회화

기사입력 : 2023년11월24일 20:11

최종수정 : 2023년11월24일 20:11

대전 인동에 개관한 헤레디움,역대급 키퍼 전
릴케의 시에서 영감 얻은 장엄한 신작 18점 출품
현대미술 전시 외에 클래식공연 등도 개최 예정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대전시 동구 인동의 헤레디움(HEREDIUM)은 대전의 '문화 자존심'이다. 모든 것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쏠리고, 집중되는 상황에서 헤레디움 같은 곳이 지역에 문화예술의 꽃을 피운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게다가 첫 개관전시로 독일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예술거장 안젤름 키퍼(b.1945)의 대규모 작품전을 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대전 헤레디움에 출품된 안젤름 키퍼의 신작. [이미지 제공= HEREDIUM] 2023.11.18 art29@newspim.com

헤레디움이 개관전으로 초대한 안젤름 키퍼는 세계 미술계에서 20세기 독일신표현주의 대표주자로 평가받는 화가이자 조각가다.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문화적 기억과 정체성을 기반으로 문학과 신화, 역사를 작업에 드라마틱하게 녹여왔다. 키퍼는 그리스 신화와 게르만 신화, 연금술, 기독교 상징주의를 비롯해 수많은 시인의 글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

키퍼는 회화의 일루전(illusion)과 재료의 성질을 캔버스에 유기적으로 공존시킨다. 그는 캔버스의 물리적 실재감을 상기시키고, 구체성과 추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품에 은유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오래 전부터 작가는 회화의 재료로는 다소 낯설게 여겨졌던 모래, 밀짚, 납, 나뭇가지, 재, 진흙 같은 비(非)회화적 재료들을 사용해 반(反)회화적인 평면작업을 시도해왔다. 이를 통해 부조처럼 입체적인 마티에르가 구현된 키퍼의 작품은 이미지와 물질, 텍스트가 교차하며 특유의 어둡고도 장엄한 세계를 드러낸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안젤름 키퍼 작품 [이미지 제공= HEREDIUM] 2023.11.18 art29@newspim.com

이번 헤레디움에서의 전시는 '가을(Herbst)'이 테마이자 타이틀이다. 키퍼는 오스트리아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의 시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들을 내놓았다. 특히 릴케의 '가을날(Herbsttag, 1902)', '가을(Herbst, 1906)', '가을의 마지막(Ende des Herbstes, 1920)'이라는 3편의 시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작가는 100여년 전 릴케가 남긴 시를 오늘날의 감수성으로 재해석해 깊고 숭고한 릴리프 회화로 빚어냈다. 

출품작들은 안젤름 키퍼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신작이 대부분으로 총 18점으로 구성됐는데 국내에서 열린 키퍼의 작품전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역사에 기반한 그의 출품작들은 헤레디움 공간의 역사성과도 절묘하게 부합돼 찬사를 터뜨리게 한다. 

즉 '폐허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키퍼 작품의 의미는, 과거 일제수탈의 장소(동양척식주식회사)였던 건물을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헤레디움의 공간적 의미와 놀라울 정도로 맞춤하게 연결된다. 이번 전시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명문 화랑인 타데우스 로팍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Anselm Kiefer, photo Atelier Anselm Kiefer. [미지제공=HEREDIUM] 2023.11.18 art29@newspim.com

안젤름 키퍼는 지난 2007년 파리 루브르박물관으로부터 조르주 브라크 이후 최초로 영구설치작품을 의뢰받는 명예를 얻었다. 또 2018년에는 뉴욕 록펠러센터 앞에 'Uraeus'라는 타이틀로 장소특정적 작품을 설치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후 지난해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에 발맞춰 베니스 두칼레궁전에서 'Questi scritti, quando verranno bruciati, daranno finalmente un po' di luce(Andrea Emo)'라는 타이틀로 대규모 회고전을 가져 전지구적으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안젤름 키퍼의 설치작품 [이미지 제공= HEREDIUM] 2023.11.18 art29@newspim.com

키퍼는 1992년부터 프랑스 파리와 바르작(남프랑스 도시)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1980년 '제39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서독 파빌리온의 대표작가로 선정된 키퍼는 이후 뒤셀도르프시립미술관(1984), 베를린 구국립미술관(1991),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1998),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2007), 런던 왕립미술아카데미 (2014), 파리 퐁피두센터(2015),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미술관(2017) 등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서울 뉴스핌] 대전 동구 인동에 복합문화공간인 헤레디움을 개관한 CN씨티 에너지의 황인규 회장. 구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문화와 소통의 기관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3.11.19 art29@newspim.com

한편 이번에 안젤름 키퍼 작품전으로 개관을 본격화한 대전시 동구 인동의 헤레디움은 그 명칭이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뜻으로, 1922년에 만들어진 구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복원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은 2004년 문화재로 등록됐고, 다양한 고증자료와 분석을 통해 옛 모습을 섬세히 되살려 복원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안젤름 키퍼 전시가 열리고 있는 대전의 헤레디움 외관. 일제 수탈의 장소이자, 대전의 대표적 근대건축물인 구 동양척식주식회사를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미지 제공=HEREDIUM] 2023.11.18 art29@newspim.com

헤레디움은 "뼈아픈 역사를 품은 장소를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100년을 열겠다"는 취지 아래 앞으로 다양한 예술·문화 활동과 전시및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즉 현대미술 전시를 비롯해 클래식 음악 공연, 문화이벤트, 교육프로그램 등 다종다기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대전의 대표적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에서의 '안젤름 키퍼:가을'전은 2024년 1월31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월,화요일은 휴관.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이란 대통령 탄 헬기 추락…'악천후' 탓 수색 난항으로 생사 불명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가 19일(현지시간) 추락했지만 기상 악화로 수색 활동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까지 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이란 내무부는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국경 인근에 건설한 아라스강의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고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타브리즈 지역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하셰미, 경호원 등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앞서 사고 헬기가 비상착륙 했다고 보도했다가 내무부 확인을 거친 뒤 추락으로 표현을 바꿨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사고 접수 후 구조대 40개 팀을 급파했으나 악천후와 험한 산악 지형 때문에 수시간이 지났지만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헬기 추락 인근 지역에 구조대가 급파됐으나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20 kwonjiun@newspim.com 이란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생사가 위기"라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정보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고 헬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한 명과 또 다른 탑승자 한 명이 구조대원들과 접촉했다는 증언도 나왔고, 헬리콥터 위치를 파악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국제적십자사 조직인 이란 적신월사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헬리콥터가 추락한 이후 라이시의 안전을 기원한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국정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신께서 존경하는 라이시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을 국가의 품으로 돌려주시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이라크, 튀르키예 등 인근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은 구조와 수색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헬기 사고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수색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러시아에서는 마리아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이 "실종 헬기 수색과 사고 원인 조사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건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란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도 이번 사고를 예의주시 중이다.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밝혔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 사고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이란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태운 헬기가 예기치 않게 비상 착륙했다는 뉴스를 보고 있다"며 "EU 회원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을 긴밀히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 2024-05-20 05:3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