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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나이 상향 '찬반 논쟁'...정부 "노인연령 상향과 함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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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청년 나이 34→39세 상향 추진
더 많은 청년에게 청년 혜택 제공 목적
전문가들 사이서 '포퓰리즘' 비판 거세
정부는 신중론…"세대간 동질성 결여"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치권이 추진하는 청년 나이 상향을 놓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라 청년 나이를 상향해 혜택을 이어가야 한다는 정치권의 주장과, 선거철만 되면 이례적으로 등장하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팽팽히 맞섰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자세를 취한다. 만약 추진되더라도 고령화에 따른 노인 연령 상향과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당과 합의해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할 경우,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 청년 나이 상향 놓고 '정치권 vs 전문가' 이견…정부는 '신중론'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청년기본법에 정의된 청년 나이(19~34세)를 1년에 한 살씩 단계적으로 인상해 최대 만 39세로 상향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즉 청년 나이를 만 19~39세로 확대하자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에서 "청년은 취직, 결혼, 출산이 늦어지고 있고 국민연금 수급 개시 권고 연령도 5년 정도 늦어지는 걸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면서 "청년 나이를 '39세'로 상향하는 것이 합리적인 기준이고 청년 지원의 근거가 된다. 국민연금처럼 단계적으로 청년 나이를 상향해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2022.10.14 leehs@newspim.com

또 "청년도약계좌처럼 괜찮은 수익률이 나오고, 청년에게 도움을 주는 정책 상품이 (청년기본법에 따라) 34세로 딱 끊겼다"면서 "더 많은 청년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청년 나이를 상향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이 언급한 청년도약계좌는 일정 소득 이하의 청년(만 19~34세)과 정부가 매칭해 매달 최대 70만원 납입 시 5년간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이자 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적용된다.   

윤 의원은 우선 청년 국민 여론 수렴을 거쳐 청년 나이 상향 공감대가 형성되면, 정부와 법안 개정 협의 후 내년 4월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뒤 청년기본법 개정안 발의에 나설 계획이다. 

청년 기준을 상향하자는 주장은 비단 윤 의원뿐만 아니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필요한 과제라고 본다"며 "정치권 내에서 공감하는 의원들이 다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정치권의 주장에 일부 전문가들은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다. 청년 지원을 확대해 청년들의 표심을 얻어보자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고용정책 전문가는 "청년 나이를 높이자는 정치권의 주장은 최소 수년 전부터 시작됐고 선거철이 되면 특히 더 목소리가 높아진다"면서 "청년 나이 상향은 정부 재정 지원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정부 내부적으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청년기본법은 아동과 관련된 청소년 기본법처럼 인구사회학적 기본법으로, 청년 모두에게 권리가 보편적으로 돌아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제도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근간이 되는 적용 대상부터 흔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소장은 "청년단체에서 중앙정부, 지방정부에 요구하는 걸 살펴보면 좋은 일자리, 취·창업 등이 대부분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청년 나이를 39세까지 늘리는 것은 모순이있다"면서 "차라리 대학생들이 2~3학년부터 부모의 형편에 상관없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취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를 '조기 개혁 정책의 조기 개입'이라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 소장은 "은둔·고립 청년 등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정부가 17~18살 청소년기부터 조기 개입해 더 많은 지원을 해주고 주체적 독립성을 부여해 줘야 한다"면서 "상한 연령을 확대하기보다 오히려 청년 하한 연령을 낮춰 이들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0 leehs@newspim.com

이에 대해 정부는 '신중론'을 취하고 있다. 청년 나이 상향에 따른 재정 분배뿐만 아니라, 청년 범위 확대에 따른 동질성 결여 등 사회적 문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청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40대 이상 중장년층, 60대 이상 고령층들이 정부의 '핀셋 지원'에 불만을 품고 반기를 들 가능성도 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0일 윤 의원의 질의에 "과거에는 청년 나이가 29세, 34세, 39세로 많았다. 최근에는 세법에 따라 34세로 정해지고 있다"면서 "고령화로 청년 나이를 늘려야 하고, 나이는 노인 인구와 같이 고민해 봐야 한다.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송경원 국조실 청년정책조정실장은 "청년 지원을 늘리면 한정된 정부 재정을 나눠야 하는데, 35~39세까지 지원을 받는 폭이 대폭 늘어나 기존에 지원을 받던 19~34세에 해당하는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 실장은 또 "더욱이 삼촌과 조카가 한꺼번에 청년에 속할 수 있는 문제들이 나타나면서 세대간의 동질성이 없어질 수 있다"면서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 청년 나이 부처·지자체별 제각각…통일 필요성도 제기 

부처별·지자체별 청년 기준이 제각각인 탓에 통일 필요성도 제기된다. 

2020년 8월 시행된 '청년기본법'상 청년의 나이는 만 19세 이상에서 34세 이하로, 청년 정책의 수립과 청년 지원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해당법에 따라 청년 청년우대형 청약통장,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청년형 장기 펀드, 청년희망적금 등이 청년기본법을 적용해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특별법과 시행령상 청년의 기준은 제각각이다. 

부처별로 살펴보면, 고용노동부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및 시행령'에서 청년을 만 15세 이상 29세 이하로 정했다. 고용촉진을 위한 직업훈련이나 글로벌 인재양성 사업 등에 주로 이 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기업이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는 경우에는 15세 이상 34세 이하 적용을 받는다.  

역시 고용부 소관 법률인 '고용보험법상' 청년의 기준은 15세 이상 34세 이하다. 국민취업지원제도·청년내일채움공제·청년채용특별장려금·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등은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가 신청 대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법률인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시행령'에서는 만 39세 이하 창업자를 청년 창업자로 인정하고 있다. 역시 중기부 소관 법률인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도 청년은 만 39세까지다.

국토교통부는 역세권 청년주택, 행복주택 청년 혜택을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에게 제공한다. 이 외에 청년 전용 대출이나 청약 상품 등은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가 기준선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7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조세특례제한법의 청년 기준을 만 15~34세로 확정한 바 있다. 그동안 만 15~29세, 만 19~34세로 혼재돼 있던 세법상 청년 기준을 하한 연령과 상한 연령으로 지정해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지자체로 넘어가면 청년 연령 범위가 더 확대된다. 우선 17개 시·도 지자체에서 청년 연령은 대부분 만 39세 이하다. 이외 부산과 경기도는 만 34세 이하, 전남은 만 45세 이하로 지정해놨다. 

기초 지자체로 확대하면 40대를 청년으로 규정한 곳이 수두룩하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광역·기초지자체 243곳 중 최소 54곳이 40대를 청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된 전남 고흥을 비롯해 전북 장수, 경북 봉화·예천, 경남 창녕, 충북 괴산 등은 49세까지 청년으로 구분한다. 

정부 관계자는 "혼재돼 있는 청년 나이를 통합할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지자체마다 상황이나 여건이 다를 것이기에 청년기본법을 기준으로 각 지자체의 상황에 맞게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소장은 "많은 기초 지자체에서 인구 유입 등을 목적으로 청년 나이를 거진 50세까지 늘려놨는데, 이건 형식 논리에 불과하다"면서 "공장도 만들어주고, 대학교나 병원 등을 지어주면서 인프라를 확대해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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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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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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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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