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중대재해를 대하는 기업의 안일한 자세

기사입력 : 2023년10월12일 15:46

최종수정 : 2023년10월12일 16:11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외국인력 확대에 따른 '위험의 외주화' 심각
중대재해 예방 기업 투자 약속 말뿐인 허울
기업이미지 훼손 원흉…안일한 태도 바꿔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최근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다짜고짜 신분을 밝히더니 하는 말이 가관이다. "우리 기업명이 왜 나간거죠?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A기업, B기업으로 표시하지 않나요?" 

알고 보니 모 기업에서 하청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사망한 사건을 기사화했더니, 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전화였다. 일부 홍보팀 직원의 무지성 발언일 수도 있지만, 중대재해를 대하는 기업들의 태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성훈 경제부 차장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들은 기업 내(공사규모 50억원 이상·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중대재해 발생 시 이에 대한 사실을 문자로 공지받는다. 공지 내용에는 기업명뿐만 아니라 중대재해 발생 시간, 사망 경위, 정부 대응 등이 포함돼 있다. 기자는 이에 대한 내용을 기사화해 중대재해의 위험성을 고지시킬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중대재해 발생시 기업명이 나가면 이를 빼달라는 요구도 끊이질 않는다. '소나기는 우선 피하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대응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중대재해 사고가 한 번 발생한 기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사고가 반복된다. 그럼 또 다시 홍보팀과 기자 간의 무의미한 실랑이가 반복된다.  

외국인력 확대에 따른 '위험의 외주화'도 기업들이 중대재해를 가볍게 여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기준 고용허가제(E9, H2)로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인력은 20만명에 달한다. 이 중 90% 가량이 금속가공·식료품·조선업 등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 

험한 일에 종사하다 보니 중대재해 사고도 많이 발생한다. 고용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중대재해 사고사망자 874명 중 외국인은 85명으로 9.7%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는 중대재해 사고사망자 392명 중 42명(10.7%)이 외국인으로, 그 비중이 더욱 늘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자 1266명 중 외국인은 127명으로, 10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에는 외국인 사망자 비중이 더욱 급격히 늘고 있다. 비공식 통계이긴 하지만 지난 7월부터 10월 12일 현재 고용부에서 문자로 공지한 중대재해 사망자는 총 59명(58건)으로, 이 중 외국인은 9명에 달한다. 비중을 따져보면 18%까지 상승했다. 중대재해 사고사망자 5명 중 1명은 외국인으로 보면 된다. 

특히 외국인들은 제조업 공장 또는 건설현장에서 주로 추락사·끼임사 등으로 목숨을 잃는다. 바꿔 말하면 죽지 않아도 되는 외국인 근로자가 순간의 부주의로 가족과 생이별을 맞이하는 것이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기업 투자는 '말뿐인 허울'에 그친다. 대표적으로 SPC 그룹은 지난해 중대재해 사고 이후 1000억원 안전경영에 투자한다고 했지만, 올해에만 벌써 여러 차례 끼임사고가 발생했다. 실제 안전을 위한 기업 투자가 이뤄졌는지 정부가 확인할 방법도 없다. 기업을 견제할 수 있는 기능이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는 누구의 엄마·아빠, 누구의 아들·딸이 될 수 있는 현장 근로자들이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는다. 제조업 인력난,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해법은 중대재해를 대하는 기업의 안일한 대처와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CEO가 적극적으로 나서 중대재해의 경각심을 일깨워 줘야 한다. '나몰라라'식 대응은 장기적으로 기업 브랜드를 깍아 먹는 원흉이 될 수 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사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