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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차이나] <4> '곡우부터 하지까지' 영화로 본 중국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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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에서 이어짐>

한국에서는 모든 영화가 수요일에 개봉하고, 중국에서는 금요일에 개봉한다. 매주 금요일 영화관에 가면 새로 걸린 라인업을 볼 수 있다.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까지 중영본색의 소재가 될 영화들을 관람했다. 하루에 두세 편씩 보는 날이면 큰 쇼핑몰에 있는 영화관에 가서 조조영화를 보고 밥 먹고 카페에서 방금 본 영화에 대한 글을 쓰고 상가를 돌아다니다가 다시 영화관으로 돌아가 다음 영화를 봤다.

중국은 추리물, 스릴러물을 잘 만드는데 한번 보면 이해가 안 돼서 아침저녁으로 똑같은 영화를 다시 보기도 했다. 사투리가 심한 영화는 자막만 보다가 중요한 장면을 놓치기 일쑤라 역시 다시 봐야 했다. 마감까지 여유가 있을 때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거나 바이두를 검색해서 영화에 대한 이해를 보충할 수 있었지만, 개봉하고 하루이틀 만에 중영본색을 마감해야 할 때는 혼자 힘으로 알아봐야 하니 영화를 여러 번 볼 수밖에 없었다.

주말 사이에만 대여섯 편을 보는 일도 허다했다. 다행히 중국은 영화 티켓 가격이 한국의 절반 수준이라 부담이 덜했다. 술 마시고 놀러 다닐 시간과 돈을 몽땅 영화에 쏟아부었다. 비록 코로나로 인해 여느 시절의 유학생들처럼 여기저기 여행 다니며 중국을 직접 경험하고 배울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컴컴한 극장 안 빛나는 스크린을 보며 중국을 배웠다. 운이 좋았다. 내가 중영본색을 쓰던 해는 전례 없는 중국 로컬 영화의 전성기였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영화시장이 얼어붙었던 2021년 중국은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국경은 걸어 잠그고 국내 영화관 문을 활짝 열었다. 헐리우드 영화가 없는 중국 영화관에서는 아침부터 밤까지 중국 로컬 영화를 상영했다. 연간 중국 박스오피스의 TOP10을 헐리우드 영화가 차지했던 예년과 다르게 2021년 중국 박스오피스는 모두 로컬 영화가 장악했다.

코로나 기간 '찰리우드' 굴기 가속

영화는 사회와 문화를 반영한다. 중국 사람들이 만들고 중국 정부가 검열해서 영화관에 걸어놓는 중국 영화는 중국 그 자체이다. 나는 '현애지상'에서 하얼빈의 추위를, '연야소년적천공'으로 하이난의 야자수를, '고동국 중국'으로 중국 골동품 시장을, '대니거견아마'로 농촌지역의 고부갈등을, '기적'으로 선전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드넓은 국토, 수많은 소수 민족과 문화는 중국영화의 다채로운 소재가 되었고, 영화의 배경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성격의 영화가 되었다.

특히 나의 얄팍한 중국어로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지역 사투리는 아주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그런 영화를 끝도 없이 보다 보면 간혹 한 두마디 지방 사투리를 배우게도 됐다. 중국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영화에서 본 그들의 고향 얘기를 하고, 지역 사투리를 아는체 하면 그들은 엄청난 흥미와 호감을 나타냈고 나도 모르게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백문이불여일견' 만 못할지 모르지만 나는 넓은 현장을 다 돌아다니지 못하는 부족함을 이렇게 스크린의 '견(见)'으로 보충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필자 이조은이 중국 베이징대학 예술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베이징대 명물인 보야탑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0.11 chk@newspim.com

한국인들이 중국영화라면 스테레오타입으로 떠올리는 정치영화들도 많았다. 춘절과 국경절 등 긴 연휴로 관객들이 극장에 몰리는 시기에 개봉하는 주선율 영화는 과연 인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겠다는 목적에 걸맞았다. 주선율 대표 영화인 '나와 나의 조국', '유랑지구', '봉폭', '장진호', '중국의사' 등은 국가를 위한 소시민의 노력과 희생, 그로 인해 안전함을 보장받고 발전하는 중국을 주제로 인민들의 눈물을 쏙 빼놓았다.

'정치영화야말로 최고의 영화'라고 여겨 막대한 자본을 들이는 중국의 정치영화는 화려한 라인업과 스케일을 자랑하며 나름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물론 뻔한 결말에 식상할때도 많다. '위대한 공산당'과 '훌륭한 인민'이 판에 박힌 줄거리이고 이렇다 할 빌런이 없어 스토리가 밋밋하다. 외국인 관객으로서는 영화속의 '주적'인 악덕한 서구열강에 함께 분개해하거나 울분을 토할수 없는 노릇이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되는 소시민의 다양한 직업군과 인간 군상에 신기해하며 인물들의 감정선을 얼추 따라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인물이 몇 분쯤 무슨 대사를 치며 죽을지 맞추는 경지에 이르렀다. 

더욱이 2021년은 중국 공산당 건당 100주년으로 여름 내내 유수한 감독들의 '공산당 헌정 영화'가 개봉했다. 공산당 헌정 영화는 더욱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혁명정신과 영웅주의를 이야기하는데, 인민이 아닌 특정 영웅을 주인공으로 하기 때문에 위인전과 다를 바 없었다. 역사에 젬병이라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도 더듬거리며 부르는 나에게 중국 위인은 너무나도 먼 얘기였다.

이런 영화에서 위인은 대부분 잘생긴 배우들이 연기하는데, 그 점은 싫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임금 하면 최수종 배우의 얼굴을 떠올리듯 나는 중국 위인하면 황헌과 주아문 배우를 떠올린다. 모두는 이해할수 없었지만 주선율 영화와 홍색 영화를 대하는 중국 친구들의 애국심과 공산당을 향한 무한한 지지의 배경을 짐작이나마 할 수 있었다. 베이징대학교의 외국인학생 필수 교양수업 '중국개황'에서의 교수님 말씀과 교재의 텍스트는 남의 나라 이야기였지만, 얼굴이 익숙한 배우들의 눈물과 땀은 내 친구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처음 만난 중국 친구들에게 꼭 받는 질문이 있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유명하잖아, 왜 굳이 중국에 영화 공부를 하러 온 거야". 내가 중국에 있을 때 한국 콘텐츠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BTS는 대한민국 가요계 역사를 바꿨다. K콘텐츠의 위상이 하늘을 찌르던 때, 나는 관객 없는 중국 영화관에서 중국인들도 안 보는 온갖 로컬 영화를 매일같이 관람했다. 자국민도 안 보는 영화를 보고서는 어설픈 중국어로 영화내용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보는 내가 중국친구들의 눈에는 희한하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2023년 7월 당나라 시인 이백(이태백)의 고사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장안 삼만리'가 개봉돼 중국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시선으로 통하는 주인공 이백은 영화속에서 호방하고 패기만만한 모습으로 주옥같은 시 장진주와 조발백제성(早发白帝城) 등을 낭송한다.  [사진=바이두]. 2023.10.11 chk@newspim.com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보물 찾기를 하고 있었다. 연재를 위해 극장 성수기 비성수기 가리지 않고 영화관에 걸리는 거의 모든 개봉작을 보면서 좋은 영화들을 정말 많이 찾아냈다. 극장 성수기에는 유명한 감독들의 번지르르하고 뻔한 영화들이 걸렸지만, 비성수기에는 젊은 감독들의 패기만만한 영화가 올랐다.

미국과 유럽에서 유학한 8090의 젊은 감독들은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으면서도 시대통찰을 담아 개성 있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중국의 남아선호사상을 그린 '내가 날 부를 때', 살인범을 잡기 위해 살인사건을 재현하는 '양명입만', Z세대의 청춘물 '성하미래', 남부 도시 남고생들의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도전기 '물에 빠진 다섯 소년', 상해 중년 돌싱들의 러브스토리 '애정신화'를 봤을 때는 젊은 감독들의 바짝 선 날에 손가락이라도 베인 듯 호들갑을 떨었다.

특히 중국 무용 사자춤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웅사소년'을 봤을 때는 중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에 깜짝 놀라 중영본색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입이 마르고 닳도록 홍보하여 친구들이 모두 극장에 가서 보게 만들었다. 이렇게 좋은 영화들을 휑한 극장에서 본 날에는 금광을 나 혼자 찾아낸 것 같은 기쁨에 들떴다. 중국영화 공부하기를 잘했다고, 내 전공의 미래가 밝다며 뿌듯해했다. 

신나는 보물찾기, '중국영화 사냥'

보물 찾기는 성공적이었다. 내가 찾던 건 중국영화였는데, 좋은 사람들과 기회가 고구마처럼 줄줄이 따라왔다. 매일같이 중국영화를 보며 첫 학기에 중국인 동기들 말을 이해하지 못해 주눅 들던 서러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이 붙었다. 스크린 위로 빠르게 지나가는 자막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빨리 읽기 훈련을 한 덕에 글은 중국인 친구들만큼이나 빨리 읽어냈다.

베이징 바깥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볼 때마다 그 지역 출신 동기들에게 영화 배경에 대해 캐물으며 친구가 되었다. 넉살도 좋아졌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할 말이 없어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때를 지나 "혹시 그 영화 보셨어요?"를 시작으로 금세 사람들과 친해졌다. 중국영화는 중영본색 글 소재뿐만 아니라 내 일상 대화의 소재가 되어주었다.

석박사 학생들은 연령대가 다양하여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었는데, 대중문화인 영화는 언제나 그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했다. 우습게 유명세도 얻었다. 중영본색이 여기저기로 공유되면서 글을 핑계로 인사한 사람이 많은 덕에 연구생 학생회장이 될 수 있었다. 다른 학교와 모임을 했을 때는 내 자기소개를 유심히 듣던 사람이 혹시 누런 배경에 영화 소개글 쓰는 사람이냐며 반가워했다.

 중영본색 연재를 지켜보던 친구의 소개로 인터뷰도 하고 방송도 출연했다. 지금의 직장도 중영본색 덕에 얻었다. 모든 인문대 학생들이 그렇듯,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기가 어려운데 나는 '중국'과 '영화'를 모두 살려 지금의 직장에 들어왔다. 면접에서 인사팀 담당자가 내 중영본색 글을 봤다며 성실함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여전히 잊을만하면 중영본색 이야기를 하며 중국영화에 대해 물으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 중영본색은 내게 바닥을 보이지 않는 보물상자가 된 셈이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필자 이조은의 중국 영화 이야기 중영본색이 2021년 4월 20일, 농사철이 시작된다는 24절기의 곡우에 첫선을 보였다. 2023.10.11 chk@newspim.com

 

중영본색의 시작은 나 혼자였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1년 연재를 해낼 수 있었다. 영화의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에게 관련 기사들을 보내주고 이해할 때까지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 설명해 준 중국 친구가 있었다. 말장난이 많은 영화를 보며 중국 관객들 사이에서 나만 한 번도 못 웃었다고 칭얼대자 영화관에 따라와 한마디 한마디 무슨 뜻인지 설명해준 친구도 있었다.

개봉관이 많지 않아 못 보고 넘어갈 뻔한 영화를 지금 꼭 봐야 한다며 등 떠밀어주기도 했다. 공들여 쓴 글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참여자가 수백 명인 방에 내 글을 공유해 주신 어른이 계셨다. 학교 근처 영화관은 기숙사 뒷문으로 가야 빨랐는데, 주말 아침마다 조조영화 보러가는 나를 위해 개방시간 전에 문을 슬쩍 열어준 경비 아저씨도 있었다.

중영본색 덕분에 중국 생활 10년간 안 가던 영화관을 가봤다는 분들이 있었고, 영화관에 가기 전에 내 글을 꼭 읽고 간다는 고마운 구독자도 있었다. 중영본색 초안이 나오면 가장 먼저 읽어주던 친구가 있었는데, 중국 기사와 리뷰만 찾아보고 글을 쓰자 문체가 인민일보 같아졌다며 매번 빨간펜 들고 고쳐주었다. 그 친구가 아니었더라면 한국 돌아오는 길에 국정원부터 들렀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중영본색을 연재하는 동안 아는 사람부터 모르는 사람까지, 국적과 나이와 성별을 가로질러 내가 기억하는 한 유아기 이래 가장 많은 주변의 애정과 도움을 받았다. 무엇보다 절기마다 '중영본색' 뉴스레터 이메일을 열어준 구독자들의 도움이 컸다. 누가 내 글을 기다려주고 읽어줄 것이라는 생각에 힘을 내며 2021년 곡우부터 2022년 하지까지 꼬박 일년을 연재할 수 있었다.

절기가 바뀌는 날마다 아침 6시,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며 수정한 중영본색 원고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발송하던 때가 생생하다. 매번 언제 채우나 막막해하던 빈 원고지를 가득 채운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마지막 단락에는 꼭 날씨 이야기를 담은 안부인사를 덧붙여 내보냈다. 한국에 돌아오고 직장생활이 바빠지면서, 또 중국 영화를 예전만큼 못 본다는 핑계로 중영본색을 쓰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절기가 바뀔 때마다 중영본색을 떠올린다.

지금은 처서를 앞두고 글을 쓰고 있다. 오래간만에 날씨 인사로 글을 마무리해야겠다. '처서는 가을의 두 번째 절기로, 더위가 가셔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지고 모기의 입이 비뚤어지는 때입니다. 따끔거리는 여름 햇살과 작별인사하시고 창문을 열어 시원한 공기를 맞아보세요. 이른 저녁부터 걷기 좋은 때이니 좋은 분과 함께 밤산책도 나서 보시기 바랍니다. 중영본색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쓴이 = 이조은 CJ 4DPLEX 콘텐츠사업팀

▶이조은은...

중문과를 나왔지만 중국어도 잘 못했고 중국영화는 더더욱 잘 몰랐다. 대학 졸업 한참뒤 이조은은 중국 영화를 인생 진로로 정했다. 이조은은 만화가족 넙치 PD로 일하던 도중 2017년 여름 베이징으로 어학연수를 떠난다. 그녀는 이때 처음 현지 상영관에서 중영을 관람했고, 그 이후로 점점 중국영화에 빠져든다. 영화 때문에 끼니를 넘기고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2020년 코로나로 국경이 막히면서 중국은 국산 영화 전성기를 맞았고, 그것은 중국 영화를 공부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자신도 모르게 내공이 쌓여갔다. 2021년 30일간의 코로나 격리기간에 시작한 중국 영화평론 '중영본색' 은 이조은을 하루 아침에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중영본색은 중국 영화로 통하는 큰 길이 됐고 중영이 궁금한 사람은 그녀에게 물었다. 2022년 이조은은 베이징대학 예술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이듬해 CJ 4DPLEX 콘텐츠사업팀에 합류했다. 이조은은 영화가 사회 현실의 반영이며 문화의 응축물이라고 말한다. 중국 영화는 공산당의 지향과 국가 번영, 사회변화상을 구술하고, 농후한 중국의 인문과 서정, 인민들의 삶의 애환을 담아낸다. 이런 점에서 영화는 중국을 공부하는데 아주 훌륭한 교과서인 셈이다. 중국과 중국영화, 중국콘텐츠 전문가를 꿈꾸는 이조은의 '영화 백문이불여일견' 중국 기행은 간단없이 이어질 것이다.                                                                                                    이조은의 중국영화 이야기 <중영본색> https://page.stibee.com/archives/112608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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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AI토큰 원가 낮추는 서버 기술 개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서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추가하지 않고도 더 많은 이용자의 요청을 처리할 수 있도록 메모리 활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GPU와 중앙처리장치(CPU) 사이의 데이터 이동 비용을 계산해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제한된 메모리 공간에서도 AI가 여러 이용자에게 빠르게 답변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AI 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데이터센터의 GPU 확보 비용뿐 아니라 기존 장비의 활용도를 높이는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기술은 GPU 메모리 부족으로 발생하는 처리 지연을 줄여 AI 서비스의 토큰당 운영비용을 낮추고 추가 설비 투자 부담을 덜 수 있는 기술로 주목된다. 다만 실제 상용 서비스에서 처리량과 응답속도가 얼마나 개선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20일 미국 특허정보 사이트 저스티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출원한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다중 사용자 요청 처리 방법 및 서버' 특허가 지난 15일 공개됐다. 해당 기술은 이용자별 데이터 이동 비용과 메모리 사용량 등을 계산해 처리 순서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GPU 메모리 부족해도 척척…AI 처리 효율 높인다 이번 기술은 여러 이용자가 동시에 AI에 질문할 때 발생하는 GPU 메모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GPU를 사용한다. GPU는 AI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지만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는 메모리 용량에는 한계가 있다. 이용자가 몰려 메모리가 부족해지면 일부 데이터를 중앙처리장치(CPU) 쪽 메모리로 옮겼다가 다시 가져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고 AI의 답변도 늦어질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는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AI가 긴 문서를 분석하고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메모리에 저장해야 할 데이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GPU의 연산 성능이 충분하더라도 메모리가 부족하면 AI 서비스의 처리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데이터 이동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이용자별 대기시간과 데이터 이동에 걸리는 시간, 앞으로 필요한 메모리 용량 등을 계산해 어떤 질문을 먼저 처리할지 결정하는 방식이다. 불필요한 데이터 이동도 최소화했다. 기존에 CPU 메모리로 옮겼던 데이터가 남아 있다면 다시 복사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이동시킨다. AI가 한 이용자의 답변을 작성하는 동안 다른 이용자의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남는 메모리를 최대한 활용하는 기능도 담았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질문을 처리하는 데 메모리 공간 5칸이 필요한데 3칸만 남았다면, 기다리지 않고 3칸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부터 계산하는 방식이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AI 토큰당 원가 낮추고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 줄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특정 제품에 탑재되는 기능이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버의 추론 효율을 높이는 인프라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허 사이트에 올라간 내용은 데이터센터·클라우드 환경에서 다수 사용자에게 LLM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에 적용되는 추론 효율화 기술"이라며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은 아니고, AI 기술 개발 인프라에 적용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이용자의 요청이 동시에 몰리는 AI 서버에서 메모리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AI 이용자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같은 장비로 더 많은 요청을 처리하면서 응답 지연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AI 서비스의 수익성을 높이고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AI 서비스 기업들은 GPU 확보와 서버 운영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같은 GPU로 더 많은 질문과 답변을 처리할 수 있다면 추가 설비 투자 없이 서비스 처리량을 늘리고, AI가 답변을 생성하는 단위인 토큰당 원가도 낮출 수 있다. 대규모 GPU 인프라를 운영하는 클라우드 사업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AI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때마다 GPU를 추가로 구매하는 대신 기존 설비의 활용도를 높이면 투자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GPU 메모리 활용도를 높이면 AI 서버의 처리 효율을 개선하고 운영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 어느 서비스에 적용될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만큼 기존 기술 대비 응답속도와 처리량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검증돼야 경제적 효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10-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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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들으며 쉬어가요"…한강 달군 청년버스킹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한강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청년 버스킹 축제가 열렸다.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한강에 청년 음악가들의 선율이 흘러나왔다. 돗자리를 펴고 앉은 시민들은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며 도심 속에서 잠시 휴식을 즐겼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비트박서' 잭브라이언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17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한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 DAY OFF SEOUL'이 막을 올렸다. 이날 축제에는 제4회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히든스테이지'에 참여한 청년 뮤지션들을 비롯해 재즈밴드와 비트박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이 무대에 올랐다.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한낮의 햇볕은 강했다. 그럼에도 한강에 특별히 마련된 공연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야외 공연장 주변에는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은 시민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반려견과 함께 나온 시민부터 아이를 업고 공연을 찾은 가족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한강의 가을 정취와 음악을 함께 즐겼다. 축제의 문은 김루꾸밴드가 열었다.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재즈 선율과 자작곡 '적당히 좀 예뻐' 등을 선보이자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호응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 앙코르 요청이 나오자 '유 아 마이 선샤인(You Are My Sunshine)'으로 화답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참가자 도이주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이어 도이주는 피아노 한 대와 목소리만으로 재즈와 인디 감성을 오가는 음악을 들려줬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했던 기억을 담은 미발매 자작곡도 선보이며 차분하게 무대를 채웠다.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의 무대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달아올랐다. 그는 입과 호흡만으로 여러 악기에서 나는 듯한 소리를 구현하며 '도파민'을 선보였고, 객석에서는 "잘한다"는 감탄과 박수가 잇따랐다. 무대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야외에서 음악을 즐기는 매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금천구에서 온 60대 김모 씨는 평소 남편과 한강을 자주 찾는다며 "날씨도 좋고 음악까지 들으니 평소보다 더 흥겹고 행복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 공연보다 이렇게 야외에서 즐기는 공연을 더 좋아한다"며 "향수 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함께할 수 있어 좋았고,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열리면 다시 오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 광장에서 시민들이 현장 체험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2026.10.17 yeawon2@newspim.com 경기도 성남에서 어머니와 함께 온 40대 정모 씨는 지인을 통해 한강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지금까지 본 공연 중에서는 비트박스 무대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실내보다 날씨 좋은 날 야외에서 음악을 듣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조금만 멀어져도 공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쉬웠다"며 "이런 행사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음향과 홍보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시민들의 호응 속에 무대는 계속됐다. 무대 중후반에는 '히든스테이지' 대상 수상자인 심각한 개구리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날씨와 어울리는 노래도 준비했으니 끝까지 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대상 수상자 심각한 개구리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최근 '히든스테이지'에서 대상을 받은 곡 '추락한 개구리'를 발매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심각한 개구리는 "공부를 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고,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그런 순간들을 잘 이겨내고 서로 손을 잡으며 함께 살아가자는 마음을 담았다"고 곡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순서에는 '히든스테이지' 최우수상 수상자 윤태경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윤태경은 "10년 전 '슈퍼스타K5'를 통해 데뷔한 뒤 한강공원에서 버스킹을 하며 목청껏 노래하다 종종 민원 때문에 쫓겨나기도 했다"며 "이렇게 멋진 무대에서 마지막 순서의 주인공처럼 노래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호응을 잘해주시는 분들께 맛있는 선물도 드릴 테니 공연을 재미있게 즐겨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최우수상 수상자 윤태경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공연장 한쪽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 2.0'에서는 초량·후암·연희·성수·삼청·도화·낙원 등 서울의 지역을 모티브로 한 향을 직접 시향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여러 향을 맡아본 뒤 원하는 향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친구들과 시험을 마친 뒤 기분 전환을 위해 용인에서 왔다는 17세 이모씨도 공연과 체험을 함께 즐겼다. 이들은 "멀리 있다가 음악 소리가 들려서 와봤는데 노래를 다 잘하시는 것 같다"며 "향수 체험도 해보려고 한다. 연희와 낙원 향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 광장에서 시민들이 현장 체험 부스(서울의 향을 찾아서, 한강로 사진관)를 둘러보고 있다2026.10.17 yeawon2@newspim.com 이어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열린다면 친구들과 또 오고 싶다"며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악과 한강의 풍경, 청춘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을 엽서에 적어 남기는 '한강 사운드 엽서'도 운영됐다. 축제 현장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한강 포토 스테이션'도 마련됐다. 시민들은 공연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과 사진, 엽서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가을 한강에서의 시간을 이어갔다. taeyi427@newspim.com 2026-10-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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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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