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곡기를 끊는다는 건

기사입력 : 2023년09월15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9월15일 08:00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헐리우드 48시간'. 실제 헐리우드 스타들이 레드카펫 밟기 48시간 전부터 애용한다고 알려져 한 때 광풍을 일으킨 다이어트 음료다. 말이 다이어트 음료지, 사실상 이틀 간 곡기를 끊어야 한다. 해당 제품을 물과 섞어 하루에 4번 씩 마셔주면 된다. 그 외 음료나 음식은 취식 불가다.

몇 해 전, 이 음료를 구입해 48시간 단식에 도전한 적이 있다. 첫째 날 저녁부터 고비가 찾아오더니 이틀 차에 머리가 어지럽고 집중력이 저하됐다. 작은 일에도 짜증이 치솟았고 평소처럼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기력이 없어 누워있고만 싶었다. 일상을 내려놔야만 할 것 같았다. '곡기를 끊는다는 건' 그랬다.

단 이틀간의 경험만으로 '단식 투쟁'하는 모든 이들을 존경하게 됐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을 억제하고, 모든 일상을 포기하면서까지 단식을 자행하는 이들에겐 분명 본능과 일상을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자식을 잃은 부모의 한(恨)이든, 자신의 기본권을 되찾기 위한 몸부림이든, 이 사회 대의를 실현키 위한 정치적 투쟁이든 말이다. 나를 버려가며 무언가를 쟁취하고자 하는 인간의 결기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믿었다.

      박서영 정치부 기자

국회 앞 단식 농성장이 설치됐다. 어느 날 갑자기 기자의 일터엔 이재명 대표를 보기 위한 지지층들이 줄을 지었다. 이 대표의 단식을 응원하는 이들과 힐난하기 위한 이들이 뒤엉켜 고성을 높였다. 일주일이 좀 지났을까. 수척해진 모습의 이 대표는 이내 몸져누웠다. 이 대표의 단식은 연일 도마 위에 올랐다. 여당 지도부는 '출퇴근 단식쇼', '웰빙 단식, '관종DNA' 등의 단어를 입에 올리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모 국민의힘 의원은 단식 텐트 부근서 수산물 시식회를 연다며 조롱글을 올렸다.

물론 단식의 희화화가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2016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의 해임안 처리에 반발하며 대표실 안에서 단식투쟁에 돌입했을 때도 초유의 '비공개 단식'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2018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을 당시 일각에선 '혼수성태'라는 조롱이 이어졌다. 정치인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때마다 그 가치와 결기를 의심하는 이들은 너무도 쉽게 단식을 희화화했다.

사실 기자도 이 대표의 단식에 내포된 대의나 명분을 명확히 알진 못한다. 이 대표가 곡기를 끊어가며 얻고자 하는 게 사법리스크로부터의 자기방어인지, 진정 윤석열 정권에 대한 항변과 규탄인지 알지 못한다. 출퇴근길 마주하는 단식 텐트를 보며 매일 같이 고민하지만 아직 답을 내리지 못했다. 때문에 이 대표 단식을 향한 의심의 눈길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제1야당 대표가 민생 현안을 뒤로 하고 드러누워 버린 것에 대한 분노 또한 이해한다.

다만 자신의 본능과 일상을 내려놓겠다는 어떤 이의 마지막 승부수 앞에 일말의 존중은 필요해 보인다. 사람의 건강이 직결된 상황에서 그 안위를 걱정하고 위로하는 마음은 정치를 떠나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인지상정'일지 모른다. 이재명의 단식이 어떤 가치와 명분을 지니고 있는지 직접 만나 대화해야 한다. 그래야 날세운 비판에도 힘이 실린다.   

이재명을 상대 편 대표라고만 볼 게 아니라 협력해야 할 국회의원 동료이자 곡기를 끊어낸 하나의 인간으로 바라본다면 여야 평행선이 조금은 가까워지지 않을까. 과거 김영삼과 김대중의 단식이 역사에 남을 민주화의 불꽃이 됐듯, 정치적 단식이 그만큼 무겁고 엄중한 결기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21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국민들이 기억해줄 협치는, 어쩌면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몇 걸음 가면 닿는 단식 텐트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seo0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음주 뺑소니' 김호중 "구속심사 일정 미뤄달라"...법원 기각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김호중 씨가 공연 일정을 이유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김씨 측 요청을 기각했다. 김씨 측은 23~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위해 기일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예정대로 오는 24일 오전 11시30분부터 김씨의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지하주차장을 통해 취재진을 따돌린 김호중은 오후 4시 경 2시간 가량의 조사를 마쳤으나 경찰이 '비공개 출석' 특혜논란으로 지하주차장 이용을 불허하자 귀가를 거부해왔다. 2024.05.21 choipix16@newspim.com 전날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임일수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소속사 대표 이씨는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매니저에게 경찰에 대리 자수하라고 지시하고, 본부장 전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폐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고 당일 김씨의 만취 운전 증거를 확보했지만, 뒤늦은 측정으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음주운전 대신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조직적·계획적인 증거인멸·범인도피 사법방해행위로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우려도 큰 만큼, 서울중앙지검은 경찰과 긴밀히 협조하여 엄정하게 대응해왔으며, 향후 수사에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4-05-23 13: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