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매도물량 한달전 대비 2% 감소
급매물 소진에 집값 바닥론...집주인 매물 거둬
금리인상, 경기둔화 우려에 본격 회복 제한적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매수심리가 회복 기미를 보이자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매도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집값 하락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지역별로 상승 전환하는 곳도 나타나자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높이거나 급매물을 회수하는 사례가 늘었다. 정부가 주택 보유세를 완화하면서 집 처분에 급할 게 없다는 심리도 매도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급할 거 없다" 강남3구 매도물량 한달전 대비 2% 줄어
20일 부동산업계와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남3구의 아파트 매도물량은 4만2730건으로 한달전 4만1872건과 비교해 858건(2.0%) 감소했다.
송파구가 11077건에서 10625건으로 4.1% 줄면서 강남3구 중 가장 많이 감소했다. 최근 1년간 강남 지역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던 만큼 회복세가 가장 빠른 지역이다.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의 대형단지 시장을 이끌고 있다.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자 매도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수거하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송파구는 강남3구뿐 아니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주간 아파트 가격변동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21% 하락하며 4주 연속 낙폭이 둔화했다. 송파구는 0.03% 오르며 11개월 만에 상승장을 맛봤다.
강남구는 매도물량이 1만9907건에서 1만9528건으로 2.0%, 서초구는 1만1746건에서 11719건으로 0.3% 각각 줄었다.
강남3구 이외에도 서울지역은 매도물량이 증가한 곳보다 감소한 곳이 더 많았다. 매도물량이 감소한 자치구는 18곳, 증가한 자치구는 7곳이다. 서울에서 가장 많이 매물이 감소한 지역은 종로구로 한달새 7.3% 줄었다. 이어 마포구 6.7%, 강북구 5.0%, 서대문구 4.8%, 영등포구 4.7%, 강서구 4.7% 순으로 나타났다.
매물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거래량이 늘어나며 집값 '바닥론'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데다 최고가 대비 30~40% 조정된 금액이면 바닥이라고 판단하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계약일 기준)는 총 2267건으로 2021년 10월(2198건)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거래량 2000건을 돌파했다. 정부의 1.3대 부동산대책으로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리면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다.
◆ 금리인상·경기둔화 우려에 집값 반등세 제한적
거래량이 늘면서 매도물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집값 반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주택 거래량은 과거 평균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올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3684건으로 2020년(1만4808)과 2021년(9607건)과 비교하면 약 35%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소폭 하락 안정화됐다고 하지만 6%대 안팎의 금리는 여전히 내 집을 마련하는데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단기간에 1~2년전 거래량을 회복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인 셈이다.
전셋값 불안도 집값 상승에 발목을 잡는 이유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1월 말부터 58주 연속 하락했다. 전셋값이 하락하면 일반적으로 집값이 동반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갭투자'(전세끼고 주택매입)가 어려워 전반적인 주택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입주물량도 늘어난다. 올해 전국 총 554개 단지에서 35만2031가구(임대 포함)가 입주할 예정으로 작년보다 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주택시장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매수심리 회복,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다"며 "하지만 매도호가가 점차 높아진 데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대폭 늘어나긴 어려워 집값이 당분간 약보합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