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막기 위해 사형 선고하는 것은 정도 아냐"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주소를 불법으로 알아내 그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준 씨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문광섭 부장판사)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한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금지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장 고귀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음으로써 절대 정당화될 수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형을 구형한 검찰의 주장에 대해 "이 사건에서 사형을 통해 피고인의 목숨을 박탈하는데 누구라도 이의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기징역의 경우 가석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러한 수단으로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라며 "교정당국에서도 범행의 내용,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석방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기 때문에 (무기징역을 선고하더라도) 해당 형벌의 당초 목적과 효과를 잘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기보다는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재범 위험을 방지하고 평생 유족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형 다음으로 가장 무거운 형을 선고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선고가 끝난 뒤 재판부는 이씨에게 "사실 피고인은 사형에 처해도 할 말이 없을 만큼 큰 죄를 저질렀다"며 "여러 가지 고민을 했지만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참회하라"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 A씨 집에 찾아가 그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13살이던 남동생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같은 해 12월 5일 A씨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는 A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흥신소를 통해 A씨의 주소를 알아낸 뒤 택배기사를 가장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반사회적 인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응징의 의미를 강하게 줘야 한다"며 "무기징역의 경우 감형이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사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피고인에게 엄벌을 처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고 범행방법이 잔혹하기 그지없다"며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가석방될 경우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양측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jeongwon102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