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상품 출시한 유니클로·자라 매장 가보니
'SPA 가격·명품 택'에 흥행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서울 최저기온이 -7.3도까지 떨어진 2일 오전 9시30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입구 쪽에 나란히 위치한 유니클로와 자라 매장 앞에는 마치 명품 매장과 같은 '오픈런' 줄이 늘어섰다.
유니클로와 마르니, 자라와 아더에러의 협업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다. 유니클로는 이날부터, 자라는 전날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매장 오픈 1시간 전임에도 두꺼운 패딩에 털모자로 중무장하고 나온 시민들이 속속 대기 행렬에 합류했다.
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자라 매장 앞에 매장 오픈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이날 오픈런 열기가 더 뜨거웠던 곳은 자라 매장이었다. 재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구매 수량 제한을 둔 유니클로와 달리 자라는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일반 소비자는 물론 구매대행 업체까지 몰렸다.
실제로 이날 자라 매장 대기줄에서 가장 앞에 있던 남성 A씨는 "새벽 6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대신 대기줄을 서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자라 측은 따로 구매 수량 제한을 두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정 수량으로 생산한 상품이 아니고, 다른 자라 상품과 동일한 양으로 제작한 상품이기 때문에 따로 구매제한 수량을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자라의 아더에러 협업 상품은 일부 인기 상품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벌써부터 중고거래 시장에서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등 명품 브랜드 상품처럼 '리셀(되팔기)'가 성행하고 있다.
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유니클로 매장 안 마르니 컬렉션 상품 매대에 소비자들이 몰려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유니클로의 마르니 컬렉션은 강추위와 남성 컬렉션이 출시되지 않은 탓에 지난 5월 첫 컬렉션때보단 오픈런 열기가 덜했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매장보다 1시간가량 먼저 판매를 시작한 온라인에서는 판매 직후부터 패딩 일부 사이즈가 품절 직전까지 재고가 소진됐다.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20여명의 대기자들도 셔터문이 열리자마자 마르니 컬렉션이 있는 곳으로 곧장 향했다. 추워진 날씨 탓인지 바라클라바 등 방한 상품은 매장 오픈 20여분 만에 진열해 둔 상품이 전부 동이 났다.
유니클로는 마르니 컬렉션을 1인당 동일 색상, 동일 사이즈로 1개씩만 구매하도록 제한했다. 이에 같은 상품을 색상별로 구매하거나, 동일 상품을 다른 사이즈로 여러 개 구매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협업 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SPA 브랜드 가격으로 명품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다.
이날 바구니에 마르니 협업 상품을 가득 담고 있던 40대 여성 B씨는 "마르니를 유니클로 가격에 살 수 있어 많이 구매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마르니 컬렉션의 가디건 가격은 5만5900원. 유사한 디자인의 170만원대인 마르니 가디건과 30배 넘게 차이난다.
이 같은 협업 상품 인기에 글로벌 SPA 브랜드는 명품, 컨템포러리 브랜드와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유니클로는 올해 들어서만 13번의 협업을 진행했다.
성공적인 협업 결과로 주춤했던 SPA 브랜드의 실적도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유니클로와 자라는 지난 회계연도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달 안에 공개될 유니클로 한국 법인의 실적도 증가할 전망이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