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브라우저 경쟁
브라우저 자체로 AI 비서
AI 시장 전략적 요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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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인공지능(AI) 선두주자들 사이에 브라우저 전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엔비디아(NVDA)가 투자한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지난 7월9일 코멧(Comet)이라는 AI 기반 웹 브라우저를 출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투자한 오픈AI 역시 조만간 챗GPT를 탑재한 웹 브라우저를 선보일 계획이다.
AI 스타트업이 브라우저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한 구글 크롬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해석이다. 실상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GOOGL)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의 힘겨루기라는 의견도 나왔다.
브라우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확산된 데는 AI 시대의 개막과 무관하지 않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보를 찾는 방식 자체가 급변하기 시작했고, 브라우저 역시 단순한 '웹 뷰어'가 아니라 AI 비서의 역할을 해내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퍼플렉시티와 오픈AI에 이 같은 상황은 구글의 검색 독점을 무너뜨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인 셈이다.
코멧은 기존의 검색에서 실행을 강조하며, 수동 브라우징에서 AI 비서형 자동화에 방점을 둔 신개념의 브라우저다. AI 기반의 웹 브라우저로, 단순한 검색이 아니라 사용자의 명령과 요구를 이해해 실제 행동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에이전틱 브라우저'를 표방했다.
구글 크롬과 같은 엔진을 사용해 친숙한 레이아웃과 안정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웹 페이지 한 쪽에 '코멧 어시스턴트' 패널이 상시 활성화돼 사용자가 언제든 AI와 채팅하거나 현재 보는 페이지 내용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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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멧 [사진=퍼플렉시티 제공] |
직관적인 버튼과 대화형 명령 입력창 등 최신 브라우저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편의성과 친밀감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코멧은 AI 중심의 브라우저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키워드 대신 자연어로 명령이나 질문을 입력하며 AI가 정보를 찾아 바로 요약 및 실행까지 해낸다. 가령, '이 쇼핑몰에서 더 싼 가격을 찾아줘' 또는 '내일 오전까지 회의 일정 만들어줘' 등 다양한 형태의 주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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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자료=블룸버그] |
코멧 어시스턴트는 이메일 작성과 캘린더 예약, 상품 주문, 일정 요약, 보고서 생성 등 다양한 일상 업무를 음성 또는 텍스트 명령으로 실행한다. 여러 웹사이트를 탐색, 비교하고, 탭 자동 관리와 문맥 이해 기반의 자동화 작업 솔루션도 제공한다.
기존의 브라우저처럼 여러 탭을 오가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고, 탭과 링크 시스템 대신 AI가 사용자의 사용 습관을 바탕으로 맥락 중심의 정보를 제공한다.
코멧은 지메일(Gmail)과 슬랙(Slack), 노션(Notion) 등 800여개 주요 생산성 앱과 직접 연동해 한 브라우저 내에서 다양한 작업을 자동 실행할 수 있고, PC나 모바일과도 연동돼 높은 확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업체는 퍼플렉시티 맥스(Perplexity Max) 요금제 가입자와 일부 대기자들에게 우선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앞으로 순차적으로 일반 사용자들에게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월가와 AI 이용자들은 챗GPT로 생성형 AI 기술을 주도한 오픈AI의 새로운 브라우저에 대해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이 역시 AI 기반의 브라우저로, 웹 탐색과 검색, 작업 자동화 모두 AI 에이전트와 대화 기반으로 이뤄진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가장 커다란 강점은 챗GPT 스타일의 내장 인터페이스다. 일반적인 검색창이나 탭 기반의 구조가 아니라 메인 화면 또는 사이드바에 챗 인터페이스가 상시 탑재돼 있어 언제든 자연어 명령과 질문, 요구를 AI에게 직접 입력할 수 있다.
오픈AI의 오퍼레이터(Operator) 에이전트가 통합돼 있어 반복적인 온라인 작업을 명령만으로 자동 실행할 수 있고, 직접 웹 탐색 및 요약 기능도 탑재돼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요청하면 기사 요약이나 가격 비교, 장바구니 주문, 번역 등 다양한 사안의 결과를 즉시 받을 수 있다.
개인화의 심화도 오픈AI의 새로운 브라우저가 가진 특징이다. 사용자 동의 하에 브라우징 기록을 분석해 더욱 개인화된 추천과 자동화된 작업을 제공한다.
개인화와 함께 보안 및 프라이비시 기능이 강화돼 AI 기반의 광고 차단과 개인 정보 보호, 익명 모드 및 고급 암호화 등 보안 중심의 신기술을 강조했다.
오픈AI 역시 퍼플렉시티와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챗GPT 및 오퍼레이터 프로 혹은 일부 유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브라우저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제공한 뒤 사용자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두 개 업체 이외에도 AI 기반의 브라우저 개발에 뛰어든 업체들이 상당수다. 기존의 브라우저에 AI 기능을 강화하거나 독자적인 AI 웹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더 브라우저 컴퍼니(The Browser Company)가 챗 기반의 인터페이스와 자동화, 창의적 유저 인터페이스(UI)를 특징으로 하는 아크 맥스(Arc Max)에 이어 디아(Dia)를 출시했다.
오페라(Opera)도 오페라 네온(Opera Neon)을 2025년 재출시 했다. AI 기능을 강화한 버전으로, 미니 AI 앱 및 에이전트 설치가 가능하고, AI 탭 관리 및 사용자 맞춤 추천, 상황별 지원을 제공한다. 시각적, 창의적 인터페이스와 실험적 기능이 특징이다.
오픈AI에 투자한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MS 엣지(Edge)의 AI 기능을 강화한 브라우저를 내놓았다. 자체 AI 모델 파이4 미니(Phi 4 Mini) 등 최신 AI 기능을 통합해 서비스 폭과 깊이를 한층 확대했고, 코파일럿(Copilot) 웹 요약, 자동 분석, 문서 생성, 개인화 추천 등을 지원한다. 기존의 빙(Bing) 챗봇과 코파일럿보다 더 깊은 브라우저 내장을 경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브레이브(Brave)도 새로운 브라우저로 AI 통합을 가속화하는 움직임이다. 내장형 AI인 리오(Leo)와 AI 검색, 웹페이지 요약 기능을 탑재했고, 광고를 차단하는 한편 AI 자동화 기능을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프라이버시 중심의 정책도 브레이브 브라우저의 특징이다.
크고 작은 업체들은 AI 기반의 브라우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뜨거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브라우징 효율화와 자동화, 개인화 등 AI 고유 기능을 앞세워 경쟁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웹 브라우저에 채팅 인터페이스를 탑재, AI 에이전트 통합이 가능해지면서 브라우저 자체가 AI 비서 역할을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펼쳐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검색의 혁신이 요구되는 데다 구글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브라우저 전쟁의 이면에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오픈AI가 구글과 AI 검색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챗GPT의 주간 활성 사용자가 5억명에 이르는 가운데 이들이 오픈AI의 브라우저를 채택한다면 경쟁사인 구글의 광고 수익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