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정부, 공기업 회사채 발행 제한 '무리수'…재무부실 은행까지 전이 우려

기사입력 : 2022년11월03일 12:06

최종수정 : 2022년11월03일 14:2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금융당국, 공기업에 회사채 발행 자제 권고
공공채로 적자 돌려막기 한 공기업 망연자실
사태 커지자 발 뺀 기재부…"현황 점검 수준"
전문가 "공공채 대출 전환시 은행 재무부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공기업 회사채 발행 제한이라는 '무리수'를 두면서 공기업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적자를 공공채 발행으로 버텨왔는데, 더 이상 적자 돌려막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수십조원의 공공채를 은행대출로 돌리라는 정부 권고에 은행들 역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동안 공기업들은 정부 보증을 믿고 채권을 마구 발행해 왔는데, 사실상 보증의무를 은행에 넘긴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재무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행대출의 경우 통상적으로 담보를 요구하지만, 공기업이 보유한 담보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기업들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대출이 곧 은행들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터져 나온다. 

◆ 정부, 공공채 발행 제한 권고…공기업 '망연자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표한 '50조원+α 유동성 지원 조치'의 후속조치로 범정부차원의 협의를 통해 공공기관의 채권발행 분산을 추진 중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산업은행·기업은행·중소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금융협회, 금융회사 등 범금융권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회사채 시장의 수급요인을 개선하기 위하여 기재부 등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공공기관의 채권발행 분산을 추진 중"이라며 "산은·기은 등 정책금융기관의 채권발행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금융위원회]

아울러 금융위는 "관계부처와 함께 주요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반한 투자결정과 함께 과도한 채권매도, 매수축소 등을 자제해 줄 것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의 이날 발표로 채권 발행으로 적자 돌려막기를 해오던 공기업들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그동안 부실한 경영상황에서도 정부 보증을 믿고 채권을 발행해왔는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경색이 심화되자 정부가 공기업들과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매년 쌓이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채권발행이 가장 손쉽고 간편한 방법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고금리 상황에서 정부가 아무런 혜택없이 은행에 돈을 빌리라고 압력을 넣으면 경영 악화를 더욱 부추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 세계적으로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채권 발행도 쉬운 일이 아니다"며 "결국 공기업들을 옥죄기 위한 정부 조치가 본격화된 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올해 누적 적자가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 한국전력은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전기료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규모 적자를 채권 발행으로 버텨왔는데, 당장 먹고살길이 막막한 상황이다. 금융권 및 채권 전문가 등에 따르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국내 공공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올해 들어서만 23조5000억원 수준의 한전채를 발행했다. 

황순주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누적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은 일단 돈을 빌려야 살수 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현재 채권 시장의 유동성이 너무 부족하니 은행 대출 또는 해외 채권으로 돌리라고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고금리 상황인데다 대출을 위해서는 은행에 담보를 줘야하는데 공기업들의 담보가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책임 당국인 기재부는 한 발 물러난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정부가 공공채 발행을 제한하기 위해 공문을 보낸것 처럼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기관에 혹시 발행 예정 채권을 대출로 전환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물량 자체를 조금 줄일 수 있는 여지는 없나 파악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 금융불안 은행까지 확대 가능성…"정부 예산 지원 불가피"

더 큰 문제는 공공채 물량이 은행으로 옮겨갈 경우다. 수십조원 규모의 공공채 물량을 은행 대출로 전환할 경우 은행도 재무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 

황 연구위원은 "수십조원에 이르는 공공채를 대출로 한꺼번에 전환할 경우 안그래도 금융경색이 심화된 상황에서 은행이 금리를 한꺼번에 높일 수 밖에 없고, 공기업들의 자금줄은 또 다시 막히게 된다"면서 "만약 은행들이 정부 입김에 대출을 확대한다고 해도 금융불안 요인이 자본시장에서 은행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공공채의 경우 공적 자산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골치 아픈 면도 있고, 현재 채권 대기 발행액이 수십조원에 이를텐데 이 물량을 은행 대출로 다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자본시장보다 은행이 상대적으로 건전하기 때문에 위험 분산이라는 측면이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사실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2.10.23 jsh@newspim.com

이에 전문가들은 공기업 부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 예산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한전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요인에 따라 전력도매가격(SMP)이 뛰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는데, 정부가 이를 제지하면서 적자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한전이 요금을 올리지 않으면 그걸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국민들의 세금 등으로 부담하거나 해야 하는데, 현재는 채권 발행으로 돌려막기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기재부가 예산 지원을 통한 자본 확충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과 교수 역시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공기업들의 숨통은 틔어줘야 하는데, 이것도 하지마라 저것도 하지마라 하면서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공기업 부실은 곧 국민들의 세금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가 나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사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