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청정국 지위 신속 회복해야"
법무부, 저가 신종마약류·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마약범죄 확산
"부서 통폐합·수사권조정으로 마약 수사 공백 발생"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3일 대검찰청에 마약범죄 및 중요 민생침해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한 장관은 이날 "마약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대한민국이 다시 마약청정국의 확고한 지위를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검찰의 마약 수사 역량을 조속히 복원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2022.10.11 hwang@newspim.com |
법무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마약사범은 8575명으로 전년 동기(7562명) 대비 13.4% 증가했고, 밀수‧밀매‧밀조 등 공급사범은 2437명으로 전년 동기(1835명) 대비 32.8% 증가했다. 지난해 압수한 마약류의 시가도 2017년과 비교해 8배 이상 급증한 1조8400억원 상당으로 급증했다.
특히 학생 마약사범의 경우 2011년 105명에서 지난해 494명으로, 10년 동안 약 5배나 증가했으며, 20~30대가 상반기 전체 마약사범의 56.8%를 차지할 만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평범한 주부, 일반 회사원, 공무원, 교직원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으로 마약범죄가 확산하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보안성 높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사용의 확대와 가격대가 낮은 신종마약류의 등장, 암호화폐 등 신종 비대면 거래 수단의 다양화 등을 마약범죄 활성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마약 과다투약으로 인한 사망, 환각 상태에서 타인을 살해하는 등 2차 강력범죄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펜타닐 등 의료용 마약의 불법유통과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으로 마약류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또 국내 마약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국제 마약조직이 우리나라를 주요 시장으로 취급해 대규모 밀반입을 시도하거나 국제유통의 경유지로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법무부는 마약범죄에 대한 수사와 처벌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마약류의 공급·차단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법무부는 관세청과 공조해 공항・항만 등 국경단계에서의 밀반입 시도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협력을 통해 마약류의 제조・유통・사용 전 과정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유통과 오남용을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요억제를 위해 단순투약자는 재활교육, 중독자는 보건복지부 지정 치료보호기관(전국 21개 병원)의 무상치료・재활을 지원하기로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마약범죄를 담당하던 대검 및 일선 청의 강력부 통폐합과 수사권조정으로 마약범죄에 대한 수사 총량이 축소했다"며 "이러한 마약 수사의 공백이 우리나라의 마약 밀수입 및 국내 유통량 급증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약범죄는 다른 범죄단속보다 현장성이 강하고 단속기관과 범죄자 사이의 유착 위험성이 높아 수사권한을 분산해 특정 수사기관의 독점적 수사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할 필요 있다"며 "최근 주요 마약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가 일정 부분 가능하게 돼 검찰의 수사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한 장관은 이날 보이스피싱, 전세 사기, 스토킹, 성범죄 등 중요 민생침해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도 지시했다.
한 장관은 "기존에 설치된 정부합동수사단 등 유관기관 협력체계를 통한 실효적인 단속을 강화해 실시하고,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거나 범죄수익을 은닉한 사건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를 개시해 처벌을 강화할 것"이라며 "마약 및 민생침해범죄와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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